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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姜은 이재명 측근” “朴은 김종인 비서실장”…野 97후보 분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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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ㆍ28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가 시작된 3일, 당권 주자인 이재명ㆍ박용진ㆍ강훈식 후보(기호순)는 TV 토론에서 공방을 벌였다. 전날 첫 TV토론이 주로 이 후보의 설화(舌禍)를 두고 97세대(90년대 학번ㆍ70년대생)인 박ㆍ강 후보가 공세를 펴는 구도였다면, 이날은 각자도생 투쟁에 가까웠다.

3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제주 MBC에서 열린 지역순회 방송토론회에 앞서 리허설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훈식, 이재명, 박용진 후보 모습. 뉴시스

3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제주 MBC에서 열린 지역순회 방송토론회에 앞서 리허설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훈식, 이재명, 박용진 후보 모습. 뉴시스

姜 “김포공항 이전, 제주도민 우려 고려했나”…李ㆍ朴 싸잡아 공세

이날 제주 MBC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강 후보가 '모두 까기' 공격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ㆍ박 후보가 각각 6ㆍ1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난 대선 경선 후보 시절 공약했던 김포공항 이전을 언급하면서 “김포공항이 이전되면 제주 관광객이 줄어든다는 제주도민의 우려를 모르느냐”는 공세를 폈다.

과거 이ㆍ박 후보는 주택 용지 확보 등의 이유로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김포공항을 인천으로 옮기자고 했는데, 이는 서울시민의 국내선 접근성을 떨어뜨려 제주행 관광객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를 낳았다.

이에 이 후보는 “김포공항이 인천으로 가면 (서울시민 입장에서) 멀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김포공항 인근 고도제한과 소음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주민 수가 약 360만명 정도가 된다고 통계적으로 나와 있다”며 “이 분들의 피해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저는 대통령 후보로서 국가 그랜드 플랜으로 내놓은 안이었다”며 “이 후보는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 선거 공약으로 나와서 몹시 당황스러웠다”고 답했다. 이어 강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이전 계획을 추진할 거냐”고 다시 묻자 이 후보는 “장기적으로 필요하다”, 강 후보는 “당 대표로서 그 공약이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3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제주 MBC에서 열린 지역순회 방송토론회에 앞서 리허설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훈식, 이재명, 박용진 후보 모습. 뉴시스

3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제주 MBC에서 열린 지역순회 방송토론회에 앞서 리허설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훈식, 이재명, 박용진 후보 모습. 뉴시스

朴 “李, 셀프공천”…李 “朴이야말로 사당 가능성 믿는 것”

'이재명 사당화' 논란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후보는 이 후보의 인천 계양을 공천을 ‘셀프 공천’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는 선당후사 노선과 사당화 노선 중 어디로 갈지 치열한 노선 투쟁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전날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선거 당시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 “내 의견을 전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어떤 논리로 박 전 위원장을 설득했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파고들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공천은 특정인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라며 “박 후보야말로 당이 특정인 의사에 휘둘리는 사당적 성격이 있다고 믿는 것 같다”고 받아쳤다.

박 후보는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공격했다. 박 후보가 “이 후보와 가까운 한 의원(김병욱 의원)께서 '당 강령에서 재벌개혁 추진을 삭제하자'고 했다”고 하자, 이 후보는 ”재벌체제 개혁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위장 탈당’ 논란이 있는 민형배 무소속 의원을 언급하며 “당 대표가 되면 복당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특정인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이 후보는 “행안부가 정부조직법에 없는 경찰국을 만드는 등 시행령에 의존하는 행정을 한다”며 “저는 강력한 탄핵 발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인데 박 후보 의견은 어떠냐”고 물었다. 이 장관 탄핵은 대체로 당내 목소리가 큰 당원들이 요구해온 사항이다. 박 후보는 “탄핵 카드를 쓰면 이슈가 탄핵으로 간다. 당 대표가 그걸 툭 던지면 국면이 달라질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朴 “姜, 대선 때 이재명 측근”↔姜 “朴은 김종인 비서실장 출신”

한때 단일화 논의가 오간 박ㆍ강 후보도 이날은 서로를 향해 날을 겨눴다. 단일화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12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운데)가 울산 중구 울산중앙전통시장을 방문한 가운데 이 후보를 수행 중인 강훈식 전략기획본부장(이 후보 왼쪽)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2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운데)가 울산 중구 울산중앙전통시장을 방문한 가운데 이 후보를 수행 중인 강훈식 전략기획본부장(이 후보 왼쪽)의 모습. 연합뉴스

박 후보는 “강 후보는 지난 5년 동안 당 전략기획위원장도 하는 등 여러 당 대표 밑에서 당의 의사 결정을 주도하셨다”며 “국민이 실망하는 우리 당 의사결정을 다 함께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공격했다. 또 이 후보의 셀프 공천 논란을 비판하다 돌연 강 후보에게 “강 후보는 대선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의 최측근(캠프 전략기획본부장)이었다”는 말도 했다.

2016년 6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생국회, 일하는 국회’ 워크숍을 열었다.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우상호 원내대표(왼쪽), 박용진 김종인 비서실장이 입장하는 모습. 중앙포토

2016년 6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생국회, 일하는 국회’ 워크숍을 열었다.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우상호 원내대표(왼쪽), 박용진 김종인 비서실장이 입장하는 모습. 중앙포토

이에 강 후보는 “제가 (지난 5년간) 당의 여러 의사결정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했던 흔적들을 잘못된 모습으로 폄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박 후보도 (2016년 민주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비서실장을 하지 않았느냐”고도 말했다. 이에 박 후보는 “비서실장 두 달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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