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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지금 펠로시 분홍수트 열풍…"전쟁광 떠나라" TV 해킹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밤(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해 3일 오후까지 약 18시간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대만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101타워에 환영 문구…펠로시 분홍수트 따라입기

2일 대만의 랜드마크인 타이베이 101 빌딩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을 환영하는 문구 중 하나인 'TW 하트 US(대만 하트 미국)'가 표시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일 대만의 랜드마크인 타이베이 101 빌딩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을 환영하는 문구 중 하나인 'TW 하트 US(대만 하트 미국)'가 표시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이 도착한 2일 밤 타이베이의 상징 '101타워'에는 펠로시 의장을 환영하는 문구로 도배됐다. 이날 밤 9시부터 자정까지 3시간 동안 중국어로 '민주주의의 친구에게 감사' '미국과 대만의 우호는 영원' 등이 문구가 표시됐다. 영어로는 '감사합니다' '펠로시 하원의장' '대만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등의 내용이 나왔다. 대만 매체 애플데일리는 101타워 관계자를 인용해 "많은 사람들이 환영 인사를 전해달라는 의견을 보내 대만인들을 대표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밤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할 때 입은 분홍수트. 대만 치우이잉 입법의원이 펠로시 의상을 따라입은 모습. AFP=연합뉴스, 사진 치우이잉 페이스북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밤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할 때 입은 분홍수트. 대만 치우이잉 입법의원이 펠로시 의상을 따라입은 모습. AFP=연합뉴스, 사진 치우이잉 페이스북

평소 뛰어난 패션 감각을 보여주는 펠로시 의장이 분홍색 수트를 입고 온 것도 화제가 됐다. 대만 집권여당인 민주진보당(DPP)의 치우이잉(邱議瑩)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소셜미디어(SNS)에 펠로시 의장처럼 분홍색 수트를 입고 진주목걸이를 착용한 사진을 올렸다. 그는 "펠로시 의장과 같은 분홍색 수트를 입고 입법원에 출근해 미국에서 온 친구들을 따뜻하게 환영할 예정"이라면서 "미국과 대만의 우정은 영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의점·철도역 화면 해킹 ‘전쟁광 펠로시는 떠나라'

그러나 친중 성향의 시민들은 펠로시 의장이 묵은 호텔 주변에서 방문을 반대하는 집회를 벌였다. 대만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일부 매장 TV에는 2일 밤 ‘전쟁광 펠로시는 대만에서 떠나라’는 글이 떴다고 BBC가 전했다. 업체 측은 "해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즉시 시정해 정상적인 화면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에 방문한 2일 밤 대만 편의점 세븐일레븐 일부 매장 TV에서 '전쟁광 펠로시는 대만에서 떠나라'는 글이 떴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에 방문한 2일 밤 대만 편의점 세븐일레븐 일부 매장 TV에서 '전쟁광 펠로시는 대만에서 떠나라'는 글이 떴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가오슝(高雄)의 고속열차역인 신쭈잉(新左營)역에 있는 대형 화면에서는 ‘혈족은 절대 갈라지지 않고 위대한 중국은 통일될 것이다’ 등의 문구가 떠 소란이 벌어졌다. 역 관계자는 "스크린 광고 회사의 광고물 중 하나였으며 외부 네트워크를 사용해 해킹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펠로시, 中 웨이보 장악…대만행 항로 추적 292만명

중국에서도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BBC는 3일 정오 기준 중국 SNS 웨이보 인기 검색어는 모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된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중국군 군사 작전 관련 주제가 19억2000만 회, 타이베이 펠로시 반대 시위 내용이 12억8000만 회 조회 수를 기록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전용기 C-40C 'SPAR19'편의 실시간 경로 화면. 사진 플라이트레이다24 홈페이지 캡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전용기 C-40C 'SPAR19'편의 실시간 경로 화면. 사진 플라이트레이다24 홈페이지 캡처

앞서 2일 오후 펠로시 의장이 행선지를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고 말레이시아를 떠나면서 전 세계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항공기 항로 추적사이트 플라이트트레이더24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 일행이 탑승한 미 공군 소속 보잉 C-40(SPAR19)의 경로를 추적한 사람이 총 292만 명에 달했다.

이는 단일 항공기로는 이 사이트 사상 최고였다. 한꺼번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한때 이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 사이트를 활용해 펠로시 의장의 전용기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중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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