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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법사 의혹은 지라시"…재계엔 주의 당부했다는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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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A법사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담긴 지라시가 돌아 대통령실이 사실 확인에 나섰다. 사진은 용산 대통령실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A법사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권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담긴 지라시가 돌아 대통령실이 사실 확인에 나섰다. 사진은 용산 대통령실의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며 세무조사 등 이권에 개입했다는 ‘A법사’ 관련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지고 있다. A씨뿐 아니라 그의 지인이 여권 인사와 접촉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확인되지 않는 지라시일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지만, 재계 관계자들에게 A씨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고 한다. 공직기강팀을 동원해 실체 확인과 함께 실제 A씨가 접촉한 공직자가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공식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물밑에선 의혹 차단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필요시 강경 대응도 배제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자신과 관련한 의혹은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월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의 등을 만지고 있는 A법사의 모습. 유튜브 캡처

지난 1월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의 등을 만지고 있는 A법사의 모습. 유튜브 캡처

A씨는 지난 1월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의 팔과 어깨를 두드리는 영상이 공개되며 알려졌다. 대선캠프 네트워크본부의 고문으로 활동했다. 당시 본부 사무실을 찾은 윤 대통령의 팔과 어깨를 두드리며 친분을 과시했고, 김건희 여사가 운영 중인 코바나컨텐츠의 고문 명함을 받은 사실까지 더해져 ‘무속 비선’ 논란이 일었다.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손바닥의 ‘왕 자’ 논란까지 더해 공세를 퍼부었다. 권영세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이 ‘네트워크캠프 해산’이란 극약처방을 내리며 한 차례 일단락됐다.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여권 핵심 인사는 ”캠프 사람들 대부분은 언론 보도를 통해 A씨 존재를 알았다“며 ”실제 영향력이 있었던 사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코바나컨텐츠 명함에 대해 당시 김 여사 측에선 ”명함을 준 건 맞지만, 실제 활동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측근 의혹 대통령실이 키웠나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이 자초해 ‘법사 논란’을 키운 측면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김 여사의 회사와 관련한 대통령 관저 공사업체 논란과 해외 순방에 민간인을 동행하는 문제 등을 두고 “법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며 측근 의혹을 키운 측면이 있어서다.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특별감찰관은 여전히 공석이다. 여당의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라 큰 문제는 아니라 본다“면서도 ”대통령실은 지라시에 불과한 논란이 이렇게 커진 배경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임 정부에서 공직 감찰을 맡았던 이들은 대통령과 친분을 사칭하는 인사들에 대한 강경대응을 주문했다. 과거 보수 정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맡았던 한 검찰 출신 인사는 “정권마다 권력을 파는 사람들은 매번 있었고, 이들에겐 모든 논란이 오히려 자산이 된다”며 “실체가 있다면 서둘러 싹을 잘라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공직기강 업무를 담당했던 박관천 전 경정은 “측근 비리는 보이스피싱이랑 비슷해 알면서도 매번 당하고 속는다”며 “꼭 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차라리 공식 직함을 부여해 비선에서 나오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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