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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준 '게임체인저'에 뿔났다…러 "美, 미사일 공격에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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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 하이마스. AP=연합뉴스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 하이마스. AP=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이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미국이 직접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BBC 방송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사용 중인 자국산 하이마스의 목표물을 승인해주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돈바스 등 주거지역과 민간 인프라 시설에 가한 미사일 공격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5월 하이마스가 군사 훈련에 참여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2011년 5월 하이마스가 군사 훈련에 참여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러시아 측의 이러한 주장은 바딤 스키비츠키 우크라이나 국가정보국 부국장의 발언에 기반한 것이라고 한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전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하이마스가 러시아의 군사 시설을 타격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면서 "하이마스 사용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사전 협의를 진행하며, 미국은 목표물 설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인터뷰와 관련,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적대행위에 직접 개입했다는 것을 더 확인할 필요가 없다"며 "미국은 무기를 공급할 때 사용 지침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직접 포수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3월 미군과 하이마스. AFP=연합뉴스

지난 3월 미군과 하이마스. AFP=연합뉴스

그간 러시아 측은 하이마스의 파괴력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4월 미국이 수십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공급하기로 한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에서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당시 미 국방부는 "러시아 침공으로부터 국가를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상세하고 분초를 다투는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히면서도, 직접적인 관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 하이마스. 사정거리가 70㎞ 이상에 달한다. BBC 캡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 하이마스. 사정거리가 70㎞ 이상에 달한다. BBC 캡처

미국산 하이마스는 한 번에 정밀 유도 로켓 6발을 발사할 수 있는 다연장 로켓 시스템이다. 사거리는 70㎞ 이상으로, 장거리 정밀 타격이 가능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사거리 밖에서 목표물을 파괴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러시아 지휘부와 후방 보급시설 등 200여 곳이 하이마스로 파괴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하이마스가 동·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를 늦추고 적군의 작전에 상당한 피해를 줬다고 공로를 인정했다.

현재까지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하이마스 16문을 제공했다. 러시아군은 이 가운데 6문을 파괴했다고 주장했으나, 미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우크라 옥수수 실은 곡물선…레바논 향한다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흑해 오데사항에서 출항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선이 튀르키예(터키)에 도착했다. 튀르키예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2만6527t을 실은 시에라리온 국적의 라조니호가 이날 밤 9시께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연안에 정박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산 옥수수를 실은 시에라리온 국적의 라조니호가 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연안에 도착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오데사항에서 출항한 곡물 수출선이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산 옥수수를 실은 시에라리온 국적의 라조니호가 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연안에 도착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오데사항에서 출항한 곡물 수출선이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튀르키예, 유엔이 흑해 항로를 이용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와 안전 보장에 합의한 후 5개월여 만에 첫 번째 출항이었다.

라조니호는 3일 이스탄불 공동조정센터에서 물품 검사를 받은 후, 지중해를 거쳐 목적지인 레바논 트리폴리로 향하게 된다. 튀르키예 측 고위 관리는 로이터에 "매일 곡물 수출선 한척씩 우크라이나에서 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은 현재 흑해 항구에 17척의 곡물 수출선이 출항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수확된 곡물 2000만t이 저장고에 쌓여 있고, 추가로 4000만t을 수확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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