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탄소, 말레이에 옮긴다" 삼성·롯데·SK·GS ‘탄소 드림팀’

[사진 셔터스톡]

국내 주요 대기업이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드림팀’을 구성해 말레이시아와 협력에 나선다. 국내에서 발생한 탄소를 모아 말레이시아에 옮겨 저장한다는 구상이다.

3일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롯데케미칼·GS에너지·SK에너지·SK어스온 등 6개사는 말레이시아의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와 ‘셰퍼드 CCS(탄소 포집 및 저장) 프로젝트’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2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 사업은 국내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탄소를 포집해 주요 허브에 집결시킨 후, 말레이시아로 이송·저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각사는 자사의 전문성을 살려 역할을 나눴다. 사업개발 주관은 삼성엔지니어링, 탄소 포집은 롯데케미칼·GS에너지·SK에너지이, 이송은 삼성중공업이 각각 맡는다. 장소 탐색 및 선정·운영은 SK어스온과 페트로나스가 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아시아 최초의 CCS 허브 프로젝트로, 밸류체인 전체를 한꺼번에 개발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과 기업별 탄소 감축을 위해 기획됐다. 2030년까지는 실질적인 탄소 포집과 저장이 이뤄져야 하는데, 국내엔 탄소 저장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적 규모의 저장공간을 가진 말레이시아와 손을 잡았다. 김진모 삼성중공업 글로벌신사업팀장(상무)은 “셰퍼드 CCS 프로젝트는 NDC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이산화탄소 운송 능력을 갖춘 선박 건조 및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참여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SK에너지·SK어스온·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롯데케미칼·GS에너지 등 국내 기업 6곳과 말레이시아 국영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는 2일 한국-말레이시아 간 탄소 포집·운송·저장사업인 '셰퍼드 CCS 프로젝트' 개발 공동협력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은 업무 협약 후 기념 촬영하는 관계자들. [사진 SK이노베이션]

말레이시아는 탄소 저장공간 용량과 한국과의 지리적 접근성을 고려했을 때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국내 여러 기업이 배출한 탄소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어 비용을 아낄 수 있고, 국가 차원의 탄소 관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참여사들은 말레이시아 현지 저장소 탐색을 시작으로 국내 탄소의 포집·이송·저장에 이르는 CCS 밸류체인을 개발할 계획이다. 먼저 타당성 조사를 통해 사업성을 검증한 후 본격적인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향후 국내 다른 기업의 참여를 통한 사업 확장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홍정의 SK에너지 에너지넷제로실장은“CCS는 유럽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탈탄소 방안”이라며 “포집-이송-저장 등 모든 밸류체인에서 국내·외 참여사와 협업을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훈 GS에너지 수소신사업개발부문장(상무)은 “이번 사업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국경을 초월한 CCS 사업으로 성장하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