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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윤석열의 ‘김건희 리스크’

중앙일보

입력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진수 도끼로 진수선을 자르고 있다. 진수선을 자르는 것은 아기의 탯줄을 끊는 것과 같이 새로운 배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19세기 초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진수식을 주관한 이래 여성이 의식을 주관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7.28/뉴스1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진수 도끼로 진수선을 자르고 있다. 진수선을 자르는 것은 아기의 탯줄을 끊는 것과 같이 새로운 배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19세기 초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진수식을 주관한 이래 여성이 의식을 주관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7.28/뉴스1

1.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뉴스 두 가지가 2일 터졌습니다.
세계일보가 ‘대통령실이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모(62)씨를 조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건진법사가 최근 중견기업인과 함께 고위공무원을 만나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했다는 의혹입니다. 건진법사는 김건희와의 친분을 과시했답니다.
인터넷 오마이뉴스는 2일 새벽‘대통령 관저공사, 김건희 여사 후원업체가 맡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김건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를 후원했던 업체가 수의계약했답니다. 오마이뉴스는 2일 저녁 ‘용산 청사 설계ㆍ감리도 코바나컨텐츠 후원업체가 맡았다’고 추가 폭로했습니다.

2. 김건희 관련 뉴스는 특히 민감합니다.
대통령실과 직결된 최고의 공적 사안들이 김건희 개인의 사적 인연으로 좌우됩니다. 그러니 모두가 쉬쉬하는 가운데 파행하다가 문제가 심각해지면 갑자기 터져나옵니다.
김건희 관련 사안의 가장 큰 특징은..매번 다짐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건진법사의 경우 대선캠프에서 구설수에 올라 잠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무성한 소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3. 이번 뉴스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실의 해명은 애매합니다.
(건진법사 관련) ‘대통령실과 친분을 과시하면서 이권에 개입하는 행위에 대해선 계속 예방 및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번 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관저공사 관련) ‘기사에 언급된 업체는 코바나컨텐츠 전시회에 공사를 담당했지만 후원한 적은 없다. 그 업체가 관저공사 하느냐는 보안사항이라 공개할 수 없다.’

4. 듣는 국민 입장에선 답답합니다.
세계일보는 ‘건진법사가 접촉한 공무원에 대해 대통령실이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관저공사를 맡은 인테리어 업체는 물론 설계ㆍ감리회사와의 연관성까지 보도했으며, ‘김건희 여사가 다 데리고 온 업체들’이라는 관계자의 주장까지 덧붙였습니다.

5. 대통령실의 해명은 보도된 내용에 비해 많이 부족합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진상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일 겁니다.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미 보도된 사안에 대해서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는듯 합니다. 아마도 대통령실 내에서도 여사 관련은 금기인 탓으로 보입니다.

6.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관련 사안에 단호하지 못하기 때문일 겁니다.
‘시저의 아내는 의심조차 받으면 안된다. (Caesar’s wife must be above suspicion)’
로마의 영웅 시저가 아내(폼페이아)의 불륜소문이 일자 전격이혼하면서 한 말이랍니다. 불륜소문조차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함입니다. ‘최고공직자는 가족의 처신까지 엄격하게 다뤄야한다’는 금언입니다. 그래야 지지율이 올라가고, 공직자의 뜻도 펼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2022.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