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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2' 상영금지한 베트남, 한국 女죄수 영화 흥행 1위

중앙일보

입력

베트남 주말 박스오피스 흥행 1위에 오른 한국 영화 '이공삼칠'. [사진 영화사 륙, 씨네필운]

베트남 주말 박스오피스 흥행 1위에 오른 한국 영화 '이공삼칠'. [사진 영화사 륙, 씨네필운]

‘범죄도시2’에 상영 불가 판정을 냈던 베트남에서 한국 여성 죄수들을 다룬 영화 ‘이공삼칠’(현지 제목 Điều Ước Cuối Của Tù Nhân 2037)이 개봉 첫 주말 흥행 1위에 올랐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2’, 마블 슈퍼 히어로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 등을 제치고다.

배우 김지영, 김미화, 황석정, 전소민 등이 주연한 ‘이공삼칠’(감독 모홍진)은 청각 장애 엄마와 단둘이 살던 19살 윤영(홍예지)이 한순간에 성폭행 피해자에서 살인범으로 전락하지만, 같은 감방 죄수들과 의지하며 희망을 되찾는 여정을 그렸다. 베트남 현지 배급사 CJ HK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지난 27일 개봉하며 주말까지 닷새간 13만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 정상에 올랐다. 지난 6월 8일 개봉한 한국에서 누적 1만명이 채 안 됐던 흥행참패를 뛰어넘었다.
마동석의 범죄 액션 영화 ‘범죄도시2’가 지난 5월 베트남 당국에 “너무 폭력적인 장면이 많다”는 이유로 등급 심의가 반려되며 아예 상영 금지당한 것과 대조적이다. ‘범죄도시2’는 베트남 최대도시 호찌민을 한국 조폭들의 무법지대로 묘사한 탓에 상영 금지된 것이 아니냐는 추론도 나왔다.
‘이공삼칠’의 선전에는 현지 당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휴먼 드라마란 점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CJ HK 엔터테인먼트 측은 “따뜻한 메시지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호하는 베트남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고 자평했다. 현지 매체 ‘베트남플러스’ 역시 같은주 흥행 2위에 오른 베트남 영화 ‘넘어지는 아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Dân Chơi Không Sợ Con Rơi)’와 ‘이공삼칠’ 모두 “감동적인 요소가 많다”는 것을 흥행 요인으로 꼽았다.
한편, 흥행 순위 사이트 '박스오피스베트남'에 따르면 지난 주말 베트남에선 ‘이공삼칠’을 필두로 한국영화가 흥행 20위권에 4편이나 포함됐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흥행 8위, 한국 애니메이션 ‘뽀로로: 극장판 드래곤캐슬 대모험’이 11위,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가 15위에 올랐다. 베트남은 대표적인 한국영화 수입국으로 꼽힌다. 영화진흥위원회 ‘2021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한국영화 완성작 국가별 수출 실적 순위에서 베트남은 2019년 10위에서 2020년 5위로 급상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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