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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주모자' 발코니 선 순간…美 '6개의 칼날' 버튼 눌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알카에다 수장 아이만 알자와히리. AFP=연합뉴스

알카에다 수장 아이만 알자와히리. AFP=연합뉴스

미국이 9·11 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의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71)를 최근 제거하는 과정에서 ‘닌자 미사일’로 불리는 초정밀 유도 미사일을 사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AFP통신은 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공개한 사진을 토대로 알자와히리가 머물던 건물에 두 발의 미사일이 명중했는데도 폭발 흔적이 없고, 알자와히리 외에 다른 사망자가 없었다는 특징을 근거로 이번 공격에 ‘헬파이어 미사일’의 파생형인 ‘AGM-114R9X’(이하 R9X)가 사용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R9X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개발된 미사일로, 폭격시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탄두를 장착하는 대신 표적에 명중하기 직전 6개의 칼날이 주변으로 펼쳐지도록 설계됐다. 이에 ‘닌자 미사일’ ‘날아다니는 칼날’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AFP는 R9X와 관련해 “극단주의 세력 지도자를 민간인 피해 없이 제거할 때 미국이 쓰는 무기”라며 정황상 알자와히리도 R9X의 표적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헬파이어 'R9X'. @GuruLahoriSahab 트위터 캡처

헬파이어 'R9X'. @GuruLahoriSahab 트위터 캡처

외신들은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아프간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오전 6시 18분께 미군 드론(무인기)이 헬파이어 미사일 두 발을 쏘았을 당시 알자와히리가 카불 주거지 발코니에 홀로 서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미 정보당국은 올해 초 카불에서 알자와히리를 추적했고, 4월에는 그가 카불 중심가 안가에 있는 사실을 확인해 이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미군과 중앙정보국(CIA)은 가족이나 주변인, 행인 등 민간인 피해가 없도록 작전을 진행하기 위해 기회를 노리던 중 그가 발코니에서 혼자 나와 있을 때 드론을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자와히리가 머물고 있던 카불의 안가. 사진 @Charles_Lister 트위터 캡처

알자와히리가 머물고 있던 카불의 안가. 사진 @Charles_Lister 트위터 캡처

미국이 공개한 현장 사진에는 해당 건물 1개 층에서 유리창이 터져나갔지만, 다른 층은 창문이 깨지지 않는 등 크게 파손되지 않은 모습이다.

R9X는 2017년 비밀리에 배치돼 당시 알카에다 2인자였던 아부 알카이르알마스리를 제거하는 데도 쓰였다고 한다. 당시 알마스리가 타고 있던 차량은 천장에 큰 구멍이 뚫렸고 탑승자를 비롯한 차량 내부가 물리적으로 갈기갈기 찢겼지만, 차체 전면부와 후부는 전혀 부서진 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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