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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박종호가 이끄는 백송고의 반란…강호 청담고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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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송고 박종호 감독이 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 야구대회 청담고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백송고 박종호 감독이 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 야구대회 청담고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백송고가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에서 강호 청담고를 꺾는 반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말 백송고 지휘봉을 잡은 박종호 감독은 부임 후 첫 전국대회 승리를 신고했다.

백송고는 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담고와의 대회 첫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청담고는 지난 5월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준우승한 강팀이다. 첫 상대로 난적을 맞닥뜨린 백송고는 전력상 패색이 짙어 보였지만, 철벽 마운드를 앞세워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다.

박종호 감독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따고, 프로야구 2루수 골든글러브도 세 차례 수상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스위치히터로는 역대 유일하게 타격왕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프로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 11월 백송고 사령탑에 올랐고, 올해 본격적으로 고교야구 감독으로서 역량을 펼치기 시작했다.

박 감독은 "청담고가 강적이라 걱정을 많이 했지만, 차라리 마음을 비우고 시작한 게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후반기 주말리그 우승(경기권 A)만으로도 충분히 선수들이 자랑스러웠는데, 전국대회에서도 이렇게 강팀을 이겨줘서 정말 고맙다"고 했다.

박 감독은 또 "부임 후 선수들이 즐겁고 기분 좋게 운동장에 나올 수 있도록,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다. 또 좀 더 창의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수비 시프트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며 "기존 선수들에게 시간을 더 할애하고 애정도 많이 쏟았던 한 해였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백송고 박종호 감독이 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 야구대회 청담고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백송고 박종호 감독이 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 야구대회 청담고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백송고 선발 문정현의 역투가 빛났다. 문정현은 8이닝 동안 공 105개를 던지면서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청담고 타선을 틀어막았다. 2-0으로 앞선 4회 말 1사 2루에서 청담고 4번 타자 최원준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은 게 유일한 실점이다. 박 감독은 "문정현이 최근 연습경기에서 잘 던져서 희망을 걸고 선발 투수로 내보냈는데, 기대보다 1000% 이상으로 잘 던져줬다"고 흐뭇해했다.

타선에선 이선명이 홀로 2타점을 올렸다. 2회 초 1사 2·3루에서 3루수 내야안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4회 초 1사 1·3루에서 다시 중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냈다. 9회 마운드를 이어받은 김이한은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1점 리드를 무사히 지켰다.

백송고는 4일 대전고와 16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대전고 역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강팀이다. 박 감독은 "지금의 1승에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더 큰 욕심은 없다. 아직 우리 전력이 강하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도 "선수들에게 '전국 대회는 축제니까 부담을 덜고 즐기자'고 말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대전고를 상대할 때도 편한 마음으로 즐기다 보면 이변이 또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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