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저임금 올려도 9576원…내년 9620원 韓보다 낮다, 왜

중앙일보

입력 2022.08.02 11:39

업데이트 2022.08.02 11:45

‘물가 폭등’ 영향으로 일본이 시간당 최저임금을 전년보다 3.3% 올린 961엔으로 올리기로 했다. 일본이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2년 연속으로 일본 언론은 ‘최대치 인상’이라고 일제히 전했다.

교도통신과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은 2일 일본 후생노동성 자문기구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시간당 최저임금을 지난해 930엔에서 올해 961엔으로 31엔(3.3%) 올린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환율을 반영하면 일본의 올해 최저 임금은 우리 돈 약 9576원이다. 이는 우리 내년도 최저임금인 9620원보다 낮은 수치다.

‘관제임금‘ 논란 일기도 한 일본 최저임금 

일본은 최저임금을 중앙최저임금심의회를 통해 결정한다. 이 중앙심의회가 전국의 광역지방자치단체인 도도부현(都道府縣)을 등급별로 나누고 시간당 최저임금 인상 목표치를 설정한다. 이후 도도부현이 이 중앙심의회 목표치를 반영해 실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데, 오는 10월부터 인상한 최저임금 수치가 반영될 전망이다.

지난 6월 일본 도쿄 긴자의 한 대형 할인점 앞에 최대 75%를 할인해 파는 '타임 세일' 시간에 맞춰 줄이 늘어서있다. 사진 김현예 특파원

지난 6월 일본 도쿄 긴자의 한 대형 할인점 앞에 최대 75%를 할인해 파는 '타임 세일' 시간에 맞춰 줄이 늘어서있다. 사진 김현예 특파원

중앙심의위원회의 이번 결정에 따라 가장 최저임금이 높은 곳은 도쿄(東京)가 될 전망이다. 도쿄 지역 최저임금은 1072엔으로 우리 돈 약 1만695원에 달한다. 최저 지역은 오키나와(沖縄)와 고치(高知)로 850엔(약 8477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최저임금을 2년 연속 올렸음에도 우리보다 최저임금이 낮은 것으로 보이는 것은 환율 영향이 크다. 엔화는 올 초만 해도 1달러당 115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금리를 크게 올리고 나선 반면 일본은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엔화가 외환시장에서 맥을 못 추기 시작했다. 달러당 환율은 지난 7월 14일 장중 한때 139엔까지 기록하면서 엔화약세를 이어갔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산케이신문은 ‘관제임금‘이라는 평을 달기도 했다. 지난 2015년부터 정부가 나서 최저임금을 매년 3% 올려, 최저임금 1000엔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7년간 정부주도로 임금을 올리면서 기업 부담이 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산케이는 도쿄상공회의소 조사를 인용하며 “최저임금을 30엔 인상한 경우 65.7%의 기업이 경영에 영향을 받아, 설비투자와 잔업시간 삭감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미무라 아키오(三村明夫)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우려되는 음식·숙박업이나 원자재·에너지 가격 등 기업물가 폭등을 제대로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라고 우려했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최저임금 인상 배경엔 고물가

일본 언론들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 원인으로 고물가를 꼽았다. 물가는 크게 오르는 데 반해 임금 인상 폭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해 전년(28엔 인상)보다 높은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산케이는 일본 임금 수준이 지난 1991년을 기준(100)으로 봤을 때 지난 2020년 임금은 111.4 정도에 그칠 정도로 임금성장률은 G7(선진 7개국)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고물가를 반영해 올해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31엔 올린 961엔으로 결정했다.. 지난 6월 일본 도쿄의 풍경. [AP=뉴시스]

일본은 고물가를 반영해 올해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31엔 올린 961엔으로 결정했다.. 지난 6월 일본 도쿄의 풍경. [AP=뉴시스]

반면 물가는 올 들어 큰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는 2.2%로, 일본 물가는 3개월 연속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 이상 오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와 가스, 곡물 등 원자재 값이 크게 올랐고, 설상가상 엔화마저 약세를 보이면서 수입 비용을 끌어올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올초만 해도 1달러짜리 물건을 115엔에 사들여올 수 있었지만 엔저 영향으로 이젠 같은 값의 물건을 139엔을 줘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시장 정보 회사인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올해 들어 1만8532개 품목의 식료품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 인상폭은 평균 14%에 달했다. 품목별로는 햄이나 소시지와 같은 가공식품은 평균 16% 올랐고, 마요네즈와 같은 조미료 값도 14% 상승했다. 과자는 13%, 주류와 음료도 평균 15%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제국데이터뱅크는 “급격히 진행한 엔저를 배경으로 올여름과 가을 이후 가격인상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가격 재인상 움직임이 가을 이후로 집중되고 있어 기록적인 가격 인상의 가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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