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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잘 보인 그의 자전거...그리고 22년, 우린 다섯 가족 됐어요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

중앙일보

입력

중앙일보 독자 서비스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

 여러분의 ‘인생 사진’을 찍어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인연에 담긴 사연을 보내 주세요.
가족, 친구, 동료, 연인 등에 얽힌 어떠한 사연도 좋습니다.

아무리 소소한 사연도 귀하게 모시겠습니다.

아울러 지인을 추천해도 좋습니다.

추천한 지인에게 ‘인생 사진’이 남다른 선물이 될 겁니다.

‘인생 사진’은 대형 액자로 만들어 선물해드립니다.

아울러 사연과 사진을 중앙일보 사이트로 소개해 드립니다.

사연 보낼 곳: https://bbs.joongang.co.kr/lifepicture

              photostory@joongang.co.kr

22년 전 길을 걷던 한 여자의 눈에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한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세 남매를 둔 가족이 되었습니다.

22년 전 길을 걷던 한 여자의 눈에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한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세 남매를 둔 가족이 되었습니다.

2000년 자전거 타고 길거리를 지나가는 한 남자가 한눈에 맘에 들어왔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어요. 그 운명 같은 인연으로 만난 우리는 5년간 연애를 했습니다. 그 5년 동안 하루도 빼지 않고 만나 데이트를 했죠. 그만큼의 추억을 쌓고 가족을 이루고 사는 저희 커플은 삼 남매의 부모가 되었네요.

그러고 보니 사귀기 시작해서 함께해온 시간이 무려 22년이네요. 이젠 각자의 부모 밑에서 살아온 시간보다 둘이 함께한 시간이 더 많아진 요즘, 우리 부부는 이제 갱년기(?)를 맞이하고 흰머리가 하나둘 생기며 서로를 더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었어요.^^

큰아들이 17살 고등학생이 되면서 아들 얼굴 보기도 힘들어지고, 세상 무섭다는 중2 사춘기 딸도 친구들과 놀기 바쁜 요즘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처럼 가족 모두 다 함께 여행 가는 것도 힘들고,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것도 어려워져서 무척 아쉽네요.

함께 하기 어려운 시기에 가족사진 촬영을 계기로 가족과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을까 하여 응모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한번 안으려면 허락 맡아야 하는 큰아들, 엄마보다 훨씬 커서 숙녀 같은 딸과 아직은 너무 귀여운 막내까지 우리 다섯 식구 행복한 순간을 담고 싶네요.

중앙일보에서 우리 가족의 이쁜 모습을 담아주세요~♡.
박현정 올림


코로나로인해 함께하기 어려운 시절입니다. 박현정씨 가족은 인생 사진을 계기로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다섯이 손을 맞잡았습니다. 손을 잡은 것만으로도 가족은 별이 되었습니다..

코로나로인해 함께하기 어려운 시절입니다. 박현정씨 가족은 인생 사진을 계기로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다섯이 손을 맞잡았습니다. 손을 잡은 것만으로도 가족은 별이 되었습니다..

박현정씨 가족을 만나기 전에 지레 걱정했습니다. 사연 중 ‘세상 무섭다는 중2 사춘기 딸’ ‘이제 한번 안으려면 허락 맡아야 하는 큰아들’이라는 표현 때문입니다.

사실 사춘기 아이들이 있는 가족사진을 찍으면서 몇 번 곤욕을 치른 적 있습니다. 낭패에 빠진 적도 있고요. 그 쓰라렸던 기억 때문에 지레 걱정한 겁니다.

서로의 팔을 베고 눕는 것만으로도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가족이니까요.

서로의 팔을 베고 눕는 것만으로도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가족이니까요.

박현정씨 가족을 만나자마자 괜스레 걱정했음을 이내 알았습니다.
둘째가 첫째의 옷매무새를 챙기고, 아빠는 막내를 챙깁니다.
이어 딸이 아빠를 챙기고, 아빠는 또 그 딸의 매무새를 챙깁니다.

분장실 거울에 맺힌 가족의 모습입니다. 동생이 오빠의 매무새를, 아빠가 막내의 매무새를 챙깁니다.

분장실 거울에 맺힌 가족의 모습입니다. 동생이 오빠의 매무새를, 아빠가 막내의 매무새를 챙깁니다.

먼저 오빠의 매무새를 챙긴 둘째의 매무새를 아빠가 살펴줍니다.

먼저 오빠의 매무새를 챙긴 둘째의 매무새를 아빠가 살펴줍니다.

이 중 특히 놀란 건 서로를 챙기는 첫째와 둘째였습니다. 고1과 중2면 으레 으르렁대기 마련인데 각별해도 그리 각별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오빠와 동생이었습니다.

선글라스를 끼고 재미있는 포즈를 한껏 취했습니다. 이 또한 훗날 가족에겐 추억의 한 장면이 될 겁니다.

선글라스를 끼고 재미있는 포즈를 한껏 취했습니다. 이 또한 훗날 가족에겐 추억의 한 장면이 될 겁니다.

가족사진 촬영 소품으로 자전거를 준비했습니다. 22년 전 자전거로 인해 비롯된 인연이기 때문입니다.

박현정 씨가 들려주는 구체적인 사연은 이러합니다.

“전혀 모르는 사이였을 때 남편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데 제 눈에 확 띄었어요. 그냥 지나가면 끝이잖아요. 그런데 ‘저 사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고 다음에 또 눈에 띄는 거예요. 보통은 그냥 잊어버리잖아요. 그런데 며칠 지나 또 보이는 거예요. 그렇게 몇 번을 만났어요. 그때 왜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는 그런 광고 있었잖아요. 그 광고처럼 자전거 탄 이 남자가 제 마음에 들어온 겁니다.”

부부의 만남 이야기가 재밌기에 좀 더 캐물었습니다.

“자전거 타는 남자가 마음에 들어온 후의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우리 집 앞에 도서관이 있어요. 그런데 거기서 또 보이는 거예요. 당시 백지영의 ‘대쉬’라는 노래가 유행했어요. 그래서 제가 용기를 내서 공부하고 있는 오빠에게 엽서를 써서 주고 왔죠. 그다음 날 연락 왔더라고요. 하하하. 만나고 보니 운명 같았어요. 둘이 만나기 전해에 오빠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저는 어머니가 저희를 엮어주려고 그렇게 자주 눈에 띄게 했나보다 생각했어요. 자전거 타고 지나는 오빠가 그리 자주 보였던 게 아무래도 그런 거 같았어요. 하하하.”
자전거로 인해 인연이 시작된 부부는 이제 인생이라는 자전거를 탈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자전거로 인해 인연이 시작된 부부는 이제 인생이라는 자전거를 탈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자전거로 인해 시작된 운명 같은 인연이 22년을 잇게 한 겁니다. 자전거와 함께 가족들이 포즈를 취했습니다. 이젠 ‘세상 무섭다는 중2 사춘기 딸’과 ‘한번 안으려면 허락 맡아야 하는 큰아들’이 자전거를 탔습니다. 이제 엄마와 아빠는 그 자전거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사진을 다 찍고 헤어질 때였습니다.
아빠가 아이들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우리 나가서 자전거 탈까?”

역시 22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그는 자전거 타는 남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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