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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학원 전에 ‘이 능력’부터…클래식 음악 쉽게 듣는 3단계 접근법

중앙일보

입력 2022.08.02 06:00

업데이트 2022.08.02 18:50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아이로 키우고 싶으신가요? 피아노 학원에 보낼 게 아니라 듣는 귀부터 열어주세요. 귀를 열려면 단계적인 듣기 훈련이 필요합니다.

“클래식 음악(이하 클래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묻자 나성인 음악 칼럼니스트는 이렇게 답했다. 클래식과 친해지려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책상 앞에 앉아서 계이름을 외우고, 악보를 읽고, 악기를 배우라는 게 아니다. 그가 말하는 클래식 공부는 귀 기울여 듣는 것이다.

나성인 음악 칼럼니스트는 어린이에게 클래식 권하는 '클래식 인문학' 전문가다. 그는 "클래식은 악기 연주보다 귀 기울여 듣는 법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나성인 음악 칼럼니스트는 어린이에게 클래식 권하는 '클래식 인문학' 전문가다. 그는 "클래식은 악기 연주보다 귀 기울여 듣는 법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나 칼럼니스트는 클래식과 문학을 연결지어 소개하는 ‘클래식 인문학’ 전문가다. 서울대에서 아동학을 전공한 그는 독일 시(詩)로 석사 학위를 받고, 독일에서 음악과 문학을 공부했다. 그리고는 한국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위한 클래식 감상 교육에 발 벗고 나섰다. 학업과 친구 문제 등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어서란다.

그는 “클래식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클래식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이 담겨 있는데, 감상을 통해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어린 시절 뇌성마비를 앓은 그 역시 클래식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했다. 그는 “클래식 카세트테이프를 건네며 함께 들어준 삼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양육자가 먼저 듣고, 이해하고, 좋아하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듣는다”고 했다. 아이들과 함께 듣기 좋은 클래식과 배경 지식을 담은 책『어른이 먼저 읽는 어린이 클래식』(풍월당,2022)을 펴낸 것도 그래서다.

나 칼럼니스트는 “‘클래식은 어렵다’는 편견부터 깨야 한다”며 “양육자와 아이가 함께 클래식에 귀 기울이는 습관을 들이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말했다. (나 칼럼니스트의 추천곡을 함께 소개합니다. 링크를 눌러 음악을 들으며 함께 기사를 읽어보세요)

귀 기울여 듣기, 무엇을 말하나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요. 우리 주변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죠. 차량 후진할 때 들리던 음악 기억나시나요? 이 음악인데요, 들려드릴게요. (링크를 눌러 감상해보세요)
익숙한 멜로디에요! 곡명이 뭐죠?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에요.  
들으니 알겠어요. 그런데 왜 클래식은 뒤돌아서면 잊힐까요?
이름을 묻지 않아서예요. 처음 만난 친구의 이름을 묻듯 클래식도 듣고 나면 이름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사실 클래식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비발디의 <사계> 「봄」은 지하철 종착역에서 들을 수 있고,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은 장학퀴즈 오프닝으로 쓰였죠. 그런데 듣고도 이름을 묻지 않으니 기억에 남지 않는 거예요. 곡명과 작곡가의 이름을 아는 것에서 클래식과의 관계가 시작되는 법이거든요. 달달 외우라는 게 아닙니다. 음악을 듣고 난 뒤 ‘곡명이 뭐지?’라는 생각을 갖는 게 첫걸음입니다.

두 번째 의미는 무엇인가요?  
듣기는 가장 쉬운 동시에 가장 어렵습니다. 누구나 들을 수 있지만, 잘 듣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서 ‘경청’을 연습해야 합니다. 본디 형태가 없는 음악은 쉽게 잊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록 매체가 없던 과거에는 음악을 기억하기 위해 대(代)를 이어 그 곡을 연주했어요. 200~300년 이상 연주되고 있는 클래식은 여러 세대에 걸쳐 사랑받으며 살아남은, 검증된 음악을 뜻하죠. 게다가 클래식에는 작곡가와 연주가의 장인정신, 작품을 기록하려는 학구열이 들어있죠. 그런 노력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고요. 그래서 들을 가치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가치를 아는 건 하루아침에 되지 않아요. 오랜 시간 몸과 마음에 자연스럽게 익혀야 해요. 제대로 듣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그래서예요.
화가 조세프 카를 스타일러가 1820년 영웅적으로 그려낸 베토벤. [중앙포토]

화가 조세프 카를 스타일러가 1820년 영웅적으로 그려낸 베토벤. [중앙포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요?  
클래식을 알아가는 법을 아이의 연령에 따라 3단계로 설명해 드릴게요. 3단계 모두 중요합니다. 다만 듣기는 발달 단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연령별 과업이 달라요. 1단계부터 시작해보죠. 

클래식 듣기 1단계 “아침 시간, 음악으로 몸을 깨워주세요”    

나 칼럼니스트는 클래식을 알아가는 단계를 친구 사귀기에 비유했다.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자주 보고 만나듯 음악도 자주 듣고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어릴수록 클래식을 들을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면 좋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클래식 듣기를 권장하는 이유는 왜인가요?   
음악과 친숙해지는 과정은 언어 발달 과정과 비슷합니다. 때가 되면 말을 하듯 클래식도 자주 들으면 자연스럽게 몸에 새겨집니다. 특히 청각은 연령이 어릴수록 민감한데요. 청각에 가장 민감한 시기가 0~7세예요. 그래서 클래식과 친해지게 하고 싶다면, 이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나 칼럼니스트는 "듣기는 언어 발달과 비슷하다"며 "0~7세 청각이 예민한 시기에는 클래식을 자주 많이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장진영 기자

나 칼럼니스트는 "듣기는 언어 발달과 비슷하다"며 "0~7세 청각이 예민한 시기에는 클래식을 자주 많이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장진영 기자

언제, 어떻게 들려주면 될까요?  
아침 기상 시간, 식사 시간 때 클래식을 틀어놓고 함께 듣는 겁니다. 처음에는 짧게 3분짜리 클래식을 추천합니다. 그 시간만큼은 가만히 음악에 귀 기울이는 거예요. 중요한 건 양육자가 먼저 듣는 모습을 보이는 겁니다. “이제부터 음악 감상 시간이야, 딴짓 말고 집중해서 들어”하고는 방으로 가시지 말고, 양육자부터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아이들은 모방 심리가 강해서 양육자를 따라 클래식에 서서히 관심을 보일 겁니다. 그런데 이때 주의할 게 있어요. 감상이 끝난 뒤 아이에게 느낌을 물어보지 마세요. 
대화를 나누지 말라는 걸까요?  
반응을 강제로 유도하지 말라는 거예요. 흔히 클래식을 듣고 나면 “어땠어?”라고 묻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얼마나 배웠는지 확인하고 싶거든요. 그런데 형태가 없는 음악을 언어로 표현한다는 건 어른도 어렵습니다. 언어 표현이 미숙한 0~7세는 더욱 더요. 들리는 건 많은데 언어가 준비되지 않아 말로 꺼내놓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부모가 자꾸 묻고 조바심을 내면 아이는 대답하기 어려워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 듣고, 다 느낍니다. 슈베르트 <3개의 군대행진곡>을 듣고 나면 기쁨 감정을, 모차르트 <마술피리> 「밤의 여왕의 아리아」을 듣고 나선 분노의 감정을 본능적으로 느낍니다. 아이가 감상 후 느낌을 마음에 담고 있다는 걸 믿어야 해요.
그럼, 음악을 듣고 난 뒤에는 어떻게 해주어야 하나요?
반응을 보일 때까지 기다리세요. 아이가 호기심을 보일 때 대화를 시작하세요.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됩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저희 집도 기상 시간에 클래식을 틀어 놓는데요. 어느 날 아이가 곡명을 물어봐요.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화석」이란 곡이었는데요. 제가 “이 곡은 제목이 화석이래. 우리 박물관 갔다가 화석 봤었지?”라고 답합니다. 그럼 아이가 “박물관에 공룡도 있었어”라며 떠오르는 대로 말을 이어가요. 클래식을 통해 기억을 공유하는 겁니다. 아이는 앞으로「화석」을 들을 때면 아빠와 함께 나눈 이야기, 음악이 흐르던 공간, 순간의 감정 등이 떠오르겠죠. 이 곡이 아빠와 함께한 좋은 기억으로 남을 거고요.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음반.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음반.

하지만 양육자도 바빠요. 클래식을 찾아서 들려주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제가 『어른들이 먼저 읽는 어린이 클래식』을 집필한 이유인데요. 클래식을 낯설어하는 양육자를 돕기 위해 아이와 함께 들으면 좋을 클래식 141곡을 QR코드로 담아놨습니다. 상당수가 3~5분짜리 곡이에요. 하루에 한 곡씩, 한 학기 정도면 모두 들어볼 수 있습니다. 이마저도 힘들다면 매일 아침, 연속 재생으로 틀어놓으세요. 집중해서 들으면 좋지만, 자연스럽게 접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됩니다. 이 시기는 클래식에 익숙해지는 단계라는 걸 기억하세요.  

클래식 듣기 2단계 “소리를 구분해서 들어보세요”  

익숙해졌다고 다 아는 건 아니다.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상대의 개성을 알아야 한다. 음악도 그렇다. 나 칼럼니스트는 “어떤 음악이든 소리를 구분할 줄 알면 입체적으로 들을 수 있다”면서 “악기 소리부터 구분해보자”고 말했다.

구분해서 듣기란 무엇을 말하나요?
각 악기의 고유한 소리를 알아차리는 겁니다. 다음 곡들을 들어보면 이해 가실 거예요. 먼저 들어보시죠. 어떠신가요? 파가니니 <카프리스24번>, ②비외탕「솔로 비올라를 위한 카프리치오」, ③바흐: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전주곡, ④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코끼리」
점점 음역이 낮아지네요.  
1번 곡부터 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합주곡) 순입니다. 모두 현악기인데요. 같은 방식으로 소리를 내지만, 악기마다 음역에 차이가 난다는 걸 알 수 있죠. 악기는 저마다의 소리가 있습니다. 감상할 때 그 소리의 차이를 찾을 수 있다면 여러 악기 소리가 어우러지는 오케스트라를 듣는 묘미가 생기는데요, 약간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먼저 각 악기의 고유한 소리를 듣게 해주세요. 이후 오케스트라를 들으며 그 소리를 찾아보는 거예요. 악기 소리를 구분할 줄 알면 박자, 강약 등에도 예민해지고, 연주자의 스타일까지 구분할 수 있게 되죠.  
소리를 구분해서 듣는 게 왜 중요할까요?  
그래야 기억에 남거든요. 형태가 없는 음악을 형태가 있는 악기로 인지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구체적 조작기’라 불리는 7~11세 아이들에게 효과가 큽니다. 사물을 구분하고, 분류하는 능력이 폭발적으로 발달하거든요. ‘빨갛다’는 개념을 빨간 공이나 빨간 사과를 보여주며 설명하는 식이죠. 클래식도 악기라는 사물과 매칭하면 더 잘 기억되는 이유입니다. 또 악기 소리를 구분해서 들으면 집중력도 길러져요. 집중해서 꼼꼼히 듣는 습관은 수업 태도에도 도움이 되고요. 
2003년 체코의 스메타나 현악 4중주단의 내한공연 모습. [중앙포토]

2003년 체코의 스메타나 현악 4중주단의 내한공연 모습. [중앙포토]

클래식을 자세히 안다고 해도 여전히 음악을 기억하는데 한계가 있어요.
클래식의 이름을 나만의 언어로 기록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저는 클래식 노트를 만들어 ‘작곡가·연주자·곡명’ 이 세 가지 기록하고 청후감 쓰기를 추천하는데요. 이름을 기록한다는 건 악상을 떠올려 악보로 남긴 일, 악보를 귀에 들리는 소리로 만들어낸 일의 가치를 되새기는 겁니다. 여기에 그 곡에 대한 내 느낌과 생각을 연결지으면 나만의 곡으로 재탄생합니다. 청후감을 쓸 땐 정보가 아닌 느낌을 기록하세요.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악보를 읽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클래식을 구체적으로 아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악보와 악기를 가르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감상이 먼저라는 겁니다. 곡의 가치와 의미를 알고 연주하는 것과 모르고 연주하는 건 감흥에 차이를 만듭니다. 감상은 아이의 자발성도 자극해요. 마음에 울림이 생기면 이 곡의 작곡 배경은 무엇인지, 나도 똑같은 소리를 낼 수 있을지 등 궁금한 게 많아지죠. 그래서 아이의 감흥을 불러일으킬 곡을 찾는 게 우선이라는 겁니다. 

클래식 듣기 3단계 “듣기를 읽기로 연결하세요”

마지막 단계는 깊이 있게 알기다. 나 칼럼니스트는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곡을 만났을 때야말로 음악에 대한 지식을 확장할 때”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지식이란 클래식에 담긴 역사와 예술적 가치, 즉 교양을 말한다.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이나 작가의 생애 등을 책을 통해 알아간다는 얘기다. 그는 “듣기가 읽기로 연결됐을 때, 비로소 클래식의 가치를 알게 된다”고 했다.

듣기를 읽기로 연결시키라는 게 무슨 말인가요?  
클래식을 매개로 배경 지식을 쌓는다는 얘기입니다. 11세 이후 ‘형식적 조작기’에 접어든 아이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개념적 사고가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음악을 정보와 연결하는 겁니다. 독서를 통해서요. 이때 양육자는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어야 합니다. 
나 칼럼니스트는 "양육자가 클래식 감상의 길잡이가 되어주라"고 강조했다. 양육자가 먼저 클래식을 듣고, 배경 지식을 읽고 아이에게 알려주라는 얘기다. 장진영 기자

나 칼럼니스트는 "양육자가 클래식 감상의 길잡이가 되어주라"고 강조했다. 양육자가 먼저 클래식을 듣고, 배경 지식을 읽고 아이에게 알려주라는 얘기다. 장진영 기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아이가 베토벤과 카라얀의 「유럽 찬가」를 듣고 베토벤의 생애에 관심을 보였다고 가정해볼게요. 이 곡을 들은 아이가 이렇게 물을 수 있어요. ‘도대체 유럽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곡이 나온 건가요?’ 라고요. 어떻게 도와주시겠어요?
당황스러운데요. 사실 잘 모르거든요. 
어렵지 않습니다. 두 가지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우선 아이에게 베토벤 위인전 한 권을 건네주세요. 아이가 자발적으로 지식을 찾도록 안내하면 됩니다. 두껍고 어려운 책 말고, 초등 5~6학년용으로 나온 위인전이면 충분해요. 위인전을 읽다 보면 그들이 살았던 시대가 궁금해지면서 서양사나 음악사로 관심이 넓어집니다. 그때 또 다른 책을 찾게 되고요. 
서양사가 꽤 방대해요. 책을 읽을 때도 도움을 줘야 할까요?   
두 번째 방법이 클래식을 마중물로 이용해서 양육자가 알려주는 겁니다. 초등학생이 서양사를 배우기에는 장벽이 많습니다. 일단 이름과 명칭이 어려워요. 서양사 교양서로 유명한『먼나라 이웃나라』도 글밥이 많아서 중학생은 되어야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서양사를 공부하기 전에 클래식을 통해 배경 지식을 알려주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베토벤의 일대기를 읽다 보면 그의 고향인 독일, 주활동지였던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를 점령한 프랑스까지 뻗어갑니다. 처음부터 독일사, 프랑스사 책을 읽는 건 무리입니다. 그런데 베토벤이 피난을 떠난 후원자인 루돌프 대공과의 이별을 가슴 아파하며 쓴「고별 소나타」, 전쟁 중에도 도망가지 않고 완성한「황제」협주곡 등과 연결지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요. 듣기를 읽기로 연결해 지식을 확장하라는 게 이런 겁니다. 
양육자가 미리 공부할 게 많을 거 같아요.  
길잡이가 먼저 알아야 합니다. 양육자가 먼저 들어보고, 읽어보길 당부하는 이유인데요. 음악적 전문 지식을 공부하라는 게 아닙니다. 곡이 쓰인 시대와 작곡의 배경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를테면 “「엘리제를 위하여」는 베토벤이 엘리제에게 쓴 선물이었는데, 정작 엘리제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등의 짤막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면 됩니다. 클래식은 공부 없이는 가까워질 수 없습니다. 시간이 없다면 아이와 함께 공부해도 좋습니다.  
양육자의 노력과 바람에도 아이가 클래식 듣기를 거부하면 어쩌죠?
끄시면 됩니다. 아이가 BTS 곡을 듣고 싶어하면 그 음악 틀어주세요. 억지로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대신 양육자는 계속 들으셔야 합니다. 거실에서 클래식이 흐르면 아이 방에서는 작게 들리겠죠. 그 작은 소리에 아이의 귀가 열립니다. 그러면서 클래식이 품고 있는 다양한 감정에 익숙해지고요. 이것이 클래식을 즐길 줄 아는 ‘감상자’를 향한 첫걸음입니다.  

나 칼럼니스트는 “아이들에게는 클래식을 음미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처음 3분 듣기에서 5분, 7분, 한 악장, 한 곡 듣기로 늘려가면, 감정과 시간을 다루는 힘도 길러지기 때문이다. 그는 “클래식을 들을 줄 알면 불안과 고통, 두려움 등 부정적 감정을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양육자가 동행할 때 아이의 힘은 더 커진다”고 했다.

클래식을 들을 때 아이의 반응을 살피고, 감정을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세요. 이야깃거리를 만드세요. 클래식은 그렇게 함께 듣는 사람과 경험을 공유하며, 함께 알아가는 겁니다

바쁜 당신을 위한 세 줄 요약
·“아침 시간, 음악으로 깨워주세요” 클래식에 자주 노출시켜주세요. 양육자가 먼저 듣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3분짜리 짧은 곡부터 함께 들으면 좋습니다. 청각이 예민한 0~7세 시기에는 더욱 더요.
·“소리를 구분해서 들어보세요” 악기 소리를 구분할 줄 알면 오케스트라를 듣는 재미가 생깁니다. 합주곡에서 악기 소리를 찾아보고, 곡명·작곡가·연주자 이름을 기록하고, 청후감도 써보세요.
·“듣기와 읽기를 연결하세요”. 클래식을 매개로 지식을 넓히는 단계입니다. 클래식 본고장인 유럽, 음악가를 주제로 책을 찾아 읽도록 유도해주세요. 서양사를 알아가는 마중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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