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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이 모은 1억 구호품, 1년만에 아이티 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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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부산 삼성여고 운동장에서 구호물품을 살펴보는 원승재 부산소망성결교회 목사. 김민주 기자

부산 삼성여고 운동장에서 구호물품을 살펴보는 원승재 부산소망성결교회 목사. 김민주 기자

부산 삼성여고 운동장에 1년 가까이 방치돼있던 아이티 지진 구호물품이 아이티로 향한다. 포스코 물류 계열사인 포스코플로우㈜가 1억원 넘는 비용을 선뜻 떠안고 아이티행 배편을 구해준 덕이다. 삼성중·여고 재학생과 부산 시민이 모은 의류 5만 벌 등 구호품은 광복절을 전후해 아이티로 향하는 뱃길에 오른다.

1일 구호물품 모집을 주도한 부산소망성결교회 원승재(75) 목사에 따르면, 구호품은 지난해 8월 1300여 명이 숨지고 3만여 가구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피해를 당한 아이티에 보내기 위해 모았다. 1TEU(가로·세로 2.4mx높이 8m) 컨테이너 4개 분량, 시가 1억2000만원 상당이며 모두 새 제품이다.

하지만 구호품은 그간 삼성여고 운동장에 발이 묶였다. 원 목사는 “물류비로 2000만원을 예상했는데 코로나19 탓에 1억원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다 못한 삼성여고 이서영(3학년)양이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썼지만 정부는 현행법상 어려움을 들어 난색을 표했다. 이 같은 사연(중앙일보 7월 12일자 20면)을 접한 포스코플로우가 해결사로 나섰다. 이 회사 김기형 팀장은 “지진 여파로 손상된 아이티 포르토프랭스항의 기능이 회복되지 않아 구호품을 싣고 가더라도 내릴 수 없는 상태”라며 “인근 파나마항에서 피더선(대형 항만과 중소형 항만 사이 컨테이너 수송에 사용되는 중소형 선박)으로 옮겨싣는 방안을 찾았다. 이달 중순쯤 배가 출발하면 아이티까지 35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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