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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가 목표 아니다…싸이월드의 메타버스, 한컴 뛰어든 이유 [팩플]

중앙일보

입력 2022.08.01 06:00

싸이월드제트는 한글과컴퓨터의 합작법인인 싸이타운(옛 싸이월드 한컴타운)이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을 지난달 28일 공개했다. [사진 싸이월드제트]

싸이월드제트는 한글과컴퓨터의 합작법인인 싸이타운(옛 싸이월드 한컴타운)이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을 지난달 28일 공개했다. [사진 싸이월드제트]

무슨 일이야

싸이월드의 상징인 2등신 ‘미니미’(아바타)가 메타버스로 들어왔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싸이월드제트가 지난달 28일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을 통해서다. 싸이타운은 지난해 11월 싸이월드제트와 한글과컴퓨터의 합작법인(싸이월드 한컴타운) 출범 후 약 8개월 만에 선보인 서비스다. 한컴이 개발하고 싸이월드제트가 기획과 운영을 맡았다.

이게 왜 중요해

싸이타운은 ‘2040을 위한 메타버스’를 표방하고 있다. 로블록스나 제페토와 같이 10대를 대상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과 차별화하겠다는 것.

● 실생활에 기반한 플랫폼: 싸이월드는 실생활과 맞닿아 있는 메타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싸이월드에 익숙한 주 사용층이 30·40대라는 점에서 업무, 쇼핑과 같은 실생활에 기반을 둔 플랫폼이 어울린다고 판단해서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최근 오픈한 메타버스 플랫폼은 대부분 게임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싸이월드가 추구하는 건 라이프사이클 메타버스”라고 설명했다. 캐릭터나 아이템 사고팔기 위주로 경제활동이 이뤄졌던 기존 플랫폼과 달리 싸이타운은 장기적으로 마켓, 결제 등이 접목된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해가겠다는 계획이다.

● 쇼핑부터 업무까지 한곳에서: 싸이월드와 한컴이 손을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한컴이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며 내세운 목표가 ‘업무용ㆍ실생활 기반’ 메타버스이기 때문. 이달 중 한컴과 협력해 만든 ‘가상 스마트 오피스’도 싸이타운 내에 추가된다. 소규모 회의를 위한 가상공간 회의실로 업무 미팅부터 문서작성·공유·결재까지 가능하도록 구현된다. 한컴 관계자는 “향후 싸이타운의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기존에 한컴이 가지고 있는 오피스 기능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싸이타운이 준비 중인 가상 스마트 미팅룸. [사진 한글과컴퓨터]

싸이타운이 준비 중인 가상 스마트 미팅룸. [사진 한글과컴퓨터]

싸이타운에 참여한 한컴의 속내는

한컴은 지난해 메타버스 관련 기술을 보유한 ‘프론티스’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컴의 전략 역시 게임 캐릭터 기반의 메타버스가 아닌 ‘진짜 같은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것. 확장현실(XR) 서비스를 개발한 적 있는 프론티스를 인수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컴프론티스는 올해 초 CES2022에서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회의에 참석하는 ‘XR 판도라’ 플랫폼을 선보였다.

● 메타버스에 진심인 한컴: 한컴은 지난달 로봇과 모빌리티 사업 등을 담당하던 한컴MDS를 매각했다. 그러나 한컴MDS의 자회사였던 프론티스는 애초에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경영진에서 프론티스가 향후 한컴의 신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판단했기 때문. 한컴 관계자는 “한컴이 보유한 블록체인·보안과 같은 요소 기술을 메타버스에 접목하는 역할을 프론티스가 맡고 있다”고 말했다.

● B2B 메타버스 시장에 도전장: 한컴 메타버스의 또 다른 전략은 기업 간 거래(B2B) ‘협업’이다. 처음부터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오픈하기보다는 콘텐트를 가진 기업의 플랫폼을 개발해주는 쪽을 택했고, ‘1호’가 싸이타운인 것. 현재는 신세계와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해 협업 중이다. 프론티스가 플랫폼 기획 및 개발, 기술검증(POC) 등을 담당하고 신세계는 플랫폼 내에 들어갈 콘텐트를 채워 넣을 예정. 한컴 관계자는 “실제 상품을 거래할 수 있는 단계까지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대전 소프트웨이브2021’에서 한컴프론티스 관계자가 VR을 이용한 커피 주문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대전 소프트웨이브2021’에서 한컴프론티스 관계자가 VR을 이용한 커피 주문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뉴스1]

싸이타운, 뚜껑 열어보니  

하지만 싸이타운의 야심찬 포부가 무색하게 이용자들의 반응은 아직 싸늘하다.

● “뛰어다니는 것 밖에 할 게 없다”: 싸이월드제트는 지난해 12월 싸이타운의 베타버전을 공개했지만 불편한 사용자 환경 및 경험(UIㆍUX), 부족한 콘텐트 등으로 이용자들에게 혹평을 받았다. 이번에 공개한 버전에서도 2.5D 그래픽이 3D로 바뀌었을 뿐 콘텐트 부족 문제는 여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현재로써는 ‘아바타 움직이기’ 외에 이렇다 할 기능이 없다.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리뷰에도 “접속을 해도 할 게 없다. 2분 정도 뛰어다니다 지루해서 종료했다”, “최소한의 즐길거리 조차 없다”는 반응이 올라왔다.

● 공간만 있고, 콘텐트 없다: ‘콘텐트 부족’은 본체인 싸이월드 서비스에도 지적된 문제다. 약 3000만 명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싸이월드는 재개설 첫 달인 4월, 최대 245만 명의 일간활성이용자수(DAU)를 기록하는 등 이용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복원된 사진을 확인하는 ‘추억 찾기’ 이상의 킬러 콘텐트를 내놓지 못하면서 사용자들을 붙잡아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싸이월드의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4.52분으로 인스타그램(33.45분), 페이스북(38.85분)에 크게 못 미친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싸이타운. 광장이 비어 있다. [싸이타운 화면 캡쳐]

지난달 28일 공개된 싸이타운. 광장이 비어 있다. [싸이타운 화면 캡쳐]

앞으로 달라질까

● 금융·유통 등과 결합: 싸이타운은 조만간 다른 기업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공개하기로 했다. 김재룡 싸이월드제트 블록체인부문 이사는 지난 5월 ICTF 2022 포럼에서 “IBK기업은행, 메가박스, GS리테일 등이 싸이타운 내에서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 중이거나 진행할 예정”이라며 “미니미가 해당 건물에 방문하면 기업 소개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제품 구매 등 다양한 활동들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월드 관계자도 “개발이 99% 완료돼 적용 직전인 것도 있고 아직 개발 중인 것도 있다. 사용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분 구조 변화: 싸이월드 한컴타운의 지분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싸이월드제트는 합작 법인의 이름을 ‘싸이타운’으로 변경한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합작 법인의 지분율은 기존 한컴 51%, 싸이월드제트 49%에서 한컴 50%, 싸이월드제트 50%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개발을 담당했던 한컴의 역할이 마무리됨에 따라 싸이월드가 주도적으로 기획과 운영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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