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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 뜬 ‘파리 발레의 별’…사랑에 빠진 줄리엣 열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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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동양인 최초 에투알 박세은이 27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에투알 갈라' 프레스 리허설에서 에투알 폴 마르크와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 중 발코니 파드되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롯데콘서트홀]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동양인 최초 에투알 박세은이 27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에투알 갈라' 프레스 리허설에서 에투알 폴 마르크와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 중 발코니 파드되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롯데콘서트홀]

파리 오페라 발레단 동양인 첫 에투알(Étoile·수석무용수)에 오른 박세은(33)의 고국 무대는 섬세하고 황홀했다. 지난달 28·29일 이틀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파리 오페라 발레 2022 에투알 갈라’에서 박세은은 사랑에 빠진 줄리엣이 되어 우아한 프랑스 발레의 진수를 선보였다. 박세은은 파리 오페라 발레단 입단 10년 만인 지난해 6월 바로 이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직후 에투알에 지명됐다. 파리 오페라 발레단 350여년 역사상 동양인 에투알은 그가 처음이다.

박세은과 도로테 질베르, 발랑틴 콜라상트 등 5명의 에투알을 포함해 총 10명의 주역급 무용수가 참여한 이번 내한 갈라에서 박세은은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 파드되(Pas de deux·2인무)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러시아 출신의 전설적 무용수이자, 파리 오페라 발레단 예술감독을 역임했던 루돌프 누레예프의 화려하면서도 응축된 안무가 도드라진 무대다. 줄리엣과 로미오의 아슬아슬한 밀회를 60번의 점프, 22번의 리프트, 5번의 키스 등으로 빠르게 그려낸다.

1999년 한국 국립발레단 아카데미에서 고전발레를 시작해 2006년 잭슨 콩쿠르 주니어부 은메달, 2007년 로잔 콩쿠르 그랑프리, 2010년 바르나 콩쿠르 우승 등을 수상한 박세은은 빼어난 기교 이상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리 오페라 발레학교 출신이 주를 이루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장벽을 더 깊어진 표현으로 허물었다. 장인주 무용 평론가는 “프랑스 발레는 우아하면서도 디테일이 중요하다”면서 “유일한 동양인 박세은이 튀지 않고 잘 섞였다. 실력을 갈고닦은 게 보였다”고 호평했다. 박세은은 “어려운 테크닉을 쉽게 풀어서 관객들에게 우아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게 프랑스 발레”라면서 “(한국에서의) 갈라 공연을 오래 꿈꿔왔는데 드디어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다 같이 프랑스에서 와서 무대를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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