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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주춤해도 위중증은 ‘더블링’…“2~3주가 고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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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는 주춤하지만, 위중증 환자는 전주의 두 배가량 늘어나는 ‘더블링’ 추세를 보였다.

질병관리청이 31일 발표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만3589명. 전날보다 8413명 줄었지만, 1주 전인 지난달 24일(6만5373명)보다 늘었다. 7월 초·중순만 해도 더블링 현상이 이어졌지만 지난주 중반부터 누그러졌다. 이번 재유행의 정점을 30만 명 선으로 전망한 방역 당국은 정점의 규모가 다소 줄고 그 시기도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29일 “BA.2.75 변이 영향이 크지 않고, (확진자) 증가세도 다소 둔화해 예상보다 낮은 20만 명 수준의 정점이 조기에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는 줄지만 위중증 환자는 크게 늘고 있다. 31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284명으로, 1주 전인 지난달 24일(146명)의 1.94배다. 2주 전인 지난달 17일(71명)의 4배다. 지난 5월 18일(313명) 이후 74일 만에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위중증 환자 증가가 1~2주 전 유행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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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3주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한 것처럼 보이는 건 검사를 안 하기 때문”이라며 “여름철 물뿌리기 축제도 많이 열리고, 해외여행도 늘고 있어 휴가가 끝나는 8월 중·하순에는 다시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위중증·사망자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중증 환자 증가로 60대 이상 고위험군 보호에 경고등이 켜졌지만, 이달부터 고위험군 대상 건강 모니터링이 폐지된다. 31일 발생한 위중증 환자 중 81.3%인 231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이날 사망자는 20명인데, 60세 이상이 90%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코로나19 재유행 대응 방안을 발표하면서 1일부터 재택치료자를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으로 분류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확진 시 집중관리군으로 분류해 격리 해제일까지 하루 1회 전화 모니터링을 한다.

모니터링이 사라지면 고위험군 보호망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층 환자가 스스로 증상이 나빠지는 것을 감지해 의료기관을 찾기란 쉽지 않다”며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같은 공간에서 지내며 모니터링을 해줄 수 있는 가족이 없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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