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키179cm 男 정자 팝니다" 日 온라인에선 이런 거래가

중앙일보

입력 2022.07.31 22:15

업데이트 2022.07.31 22:24

일본 정자 거래 사이트 [일본 TBS 보도 캡처]

일본 정자 거래 사이트 [일본 TBS 보도 캡처]

일본에서 SNS 등을 통한 온라인 정자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지난 30일 TBS 등 현지 매체는 “SNS에 정자 제공을 신청하는 계정, 동시에 판매하는 계정이 많아졌다”고 보도했다.

판매 계정 가운데는 “명문대·초일류기업·MBA(경영학 석사)‧외모 편차치 60”, “35명 탄생·A형·179cm” 등과 같이 학력과 외모, 연봉 등을 강조한 글이 유난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자 거래를 하는 이들은 SNS나 정자 매매 사이트를 통해 먼저 접촉한 뒤, 쇼핑몰 등의 공중 화장실에서 만난다. 이곳에서 판매자가 정자를 채취해 구매자에게 건넨다. 이때 상호 간 개인 신상 공개는 철저하게 금지된다.

한 남성은 “정자 1회 제공 사례로 3000엔(한화 약 2만 9250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정자 제공 대가로 얼마의 사례를 받게 되는지는 각자 다르다고 전해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상으로 정자를 제공하는 이도 있다.

일본 남성 A씨는 “도쿄공업대를 졸업했는데 현재 50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3년 전 불임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돕고자 정자 기증을 시작했고 1000명의 아이가 생기면 그만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우리 같이 개인의 정자 기증 행위가 사회적으로 적극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현재 법·제도가 미비해 공공기관에서 이를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래서 어쩔 수 없지만 스스로 행위를 용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네다 공항에서 근무 중인 남성 B씨는 결혼 5년 차의 딩크족으로 아내의 양해를 구해 1년 반 전부터 정자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B씨는 “자식을 키우느라 가진 돈을 쓰고, 자식이 다 자랄 무렵에는 이미 늙어서 아무것도 놀 수 없다는 건 싫다”면서 “아이는 키우기 싫지만, 자손은 남기고 싶다”고 기증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스스로 무책임하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저로서는 제대로 면담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분, 책임질 수 있는 분에게만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병원에서 제3자의 정자를 기증받아 정식으로 불임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기증자가 부족해 오래 기다려야 하고 비용도 꽤 들기 때문에 SNS 등 온라인에서의 개인 간 거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BS는 “일본에서 온라인상 개인 간의 정자 거래는 불법이 아니다”라면서도 “관련법과 제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개별적으로 정자가 무분별하게 거래되고 있어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본 의료계도 최근 개인 간 정자 거래가 성행하자, 기증받은 정자를 동결 보관하는 정자은행을 지난해 6월 설립해 올해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정자은행을 운영하는 오카다 히로시 도큐의대 특임교수는 “검색엔진에 ‘정자 기증자’ 등을 입력하면 적어도 140개 정도의 (정자 거래) 사이트와 블로그가 발견되는데, 감염증 등 검사가 불충분했다”며 “의료 행위가 개인 간에 이뤄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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