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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한 지붕 한 동네에...서울형 세대공존 주택 들어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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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후(현지시간) 캄풍 애드미럴티(Kampung Admiralty)의 커뮤니티 시설인 옥상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서울시=연합뉴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후(현지시간) 캄풍 애드미럴티(Kampung Admiralty)의 커뮤니티 시설인 옥상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서울시=연합뉴스

노년의 부모와 기혼 자녀, 손자녀 3대(代)가 한 지역에 함께 사는 서울형 세대 공존형 주택 시범사업이 실시된다. 시범사업은 크게 노인복지주택단지인 ‘(가칭) 골드빌리지’와 한 지붕 안에 세대를 분리한 ‘3대 거주형 주택’ 두 가지 형태다. 서울시는 골드빌리지는 은평 혁신파크부지에, 3대 거주형 주택은 노원 하계 5단지 부지에 각각 조성할 계획이다.

세계도시정상회의(WCS)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현지시각) 싱가포르 북부 실버타운 캄풍 애드미럴티에서 이같은 세대 공존형 주택 공급 계획을 밝혔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서울혁신파크 모습. [중앙포토]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서울혁신파크 모습. [중앙포토]

골드빌리지 모델된 '캄풍 애드미럴티' 

골드빌리지 모델은 캄풍 애드미럴티다. 캄풍 애드미럴티는 아이를 키우는 부부가 많이 사는 10여 개의 공공주택 단지 한가운데에 노인복지주택을 지은 형태다. 급격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개발부 산하 주택개발청(HDB)과 보건부, 유아개발기구 등 여러 정부기관이 머리를 맞대 2018년 준공했다.

캄풍 애드미럴티는 종합병원·커뮤니티시설·쇼핑센터 등 편의시설을 층별로 배치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유시설도 갖췄다. 특히 수직 정원 형태로 건물 내부에 녹지를 만들어 산책, 운동이 가능하다. 입지여건도 뛰어나다. 간선도시철도(MRT) 역세권에 있다.

서울시는 골드빌리지를 캄풍 애드미럴티처럼 주거‧의료‧편의시설이 갖춰진 공공형 주택으로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골드빌리지 부지론 은평 혁신파크가 꼽힌다.

"노인 사회적 고립, 자녀 육아문제 해결 기대" 

서울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애드미럴티 커뮤니티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니어 프로그램 등이 있다”며 “(서울시의) 골드빌리지 역시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자녀 육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3대 거주형 주택의 경우 골드빌리지와는 달리 부모와 자녀 세대가 아예 한집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고안한 주택이다. 대신 움직일 수 있는 벽과 같은 ‘가변형 벽체’ 등을 적용해 세대 간 공간 분리를 자유롭게 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시는 싱가포르가 세대융합 주택을 공급할 때 ‘근접주거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세대공존형 주택 입주 계획이 있는 세대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부모와 가까운 곳에 주택을 구매할경우 ‘근접주거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3대가 모여 사는 것을 국가정책으로 장려하고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 주택전시관 옥상에서 싱가포르의 스카이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서울시=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 주택전시관 옥상에서 싱가포르의 스카이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서울시=연합뉴스

싱가포르 인구 82% 공공주택에…주거 안정성↑ 

HDB가 싱가포르 내 공공주택의 건설·공급을 담당한다. 싱가포르는 국유지 비율이 현재 80% 이상이다. HDB는 정부에 국유지를 99년 기한으로 빌리고, 그 위에 건물을 지어 시민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분양한다.

더욱이 공공주택을 분양받을 땐 중앙연금기금(CPF)을 통해 보조를 받을 수도 있다. CPF는 한국의 국민연금과도 같은 성격으로 주택연금·의료보험 등이 합쳐진 개념이다. 그만큼 시민들의 주거 안정성은 높아진다. 분양 아파트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고파는 것도 가능하다.

HDB는 여기에 더해 ‘높은 수준의 주거환경’에도 집중하고 있다. 공공주택을 싱가포르 외곽보다는 중심지에 공급 중이다. 품질을 높이고 형태도 다양화하고 있다. 이런 주거안정 정책에 싱가포르 내 공공주택 인기는 상당하다. 인구의 82%가 공공주택에 산다.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 주택전시관 내부 모습. 싱가포르는 HDB 주도로 시민들에게 '고품질 공공주택'을 분양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 주택전시관 내부 모습. 싱가포르는 HDB 주도로 시민들에게 '고품질 공공주택'을 분양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공공주택도 역세권에, 친환경도 디지털로 

오 시장은 이외에도 싱가포르 HDB가 운영하는 주택전시관을 찾아 싱가포르의 ‘PLH(Prime Location Housing)’ 모델을 살펴봤다. PLH는 HDB가 지난해 시작한 정책이다. 접근성 좋은 입지에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 ‘직주근접’ 아파트를 지어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오 시장은 민선 8기 핵심 정책 방향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고 4대 정책의 하나로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한편 ‘풍골 에코타운’은 HDB의 또 다른 성공작으로 꼽힌다. 풍골 에코타운은 싱가포르 북부 낙후된 어촌지역을 HDB가 2014년부터 개발한 곳이다. 서울의 마곡·DMC처럼 학교·직장·레지던스·아파트 등이 한 곳에 어우러져 있다. 공동주택단지 계획 단계부터 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 첨단기술을 도입해 에너지·물 소비·폐기물 배출 저감을 실천하고 있단 평을 받는다.

싱가포르 방문 첫 일정으로 공공주택 단지를 찾은 오 시장은 “앞으로 임대주택은 실제 시민의 삶을 고려해 완전히 탈바꿈시키겠다”며 “특히 세대공존형 주택과 AI·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을 집약해 에너지를 저감하는 고품질 임대주택을 구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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