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면에 사정없이 물 따귀…1만명 물싸움 난리난 국내 이곳

중앙일보

입력 2022.07.30 17:19

업데이트 2022.07.31 10:00

정남진 장흥 물축제가 30일 개막했다. 국내 최대 여름 물축제로, 코로나 사태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됐다. 축제 참가자들은 인종, 국적, 성별, 나이 가리지 않고 물싸움을 즐겼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가 30일 개막했다. 국내 최대 여름 물축제로, 코로나 사태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됐다. 축제 참가자들은 인종, 국적, 성별, 나이 가리지 않고 물싸움을 즐겼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잠시도 방심할 수 없었다. 사방에서 물 폭탄이 떨어졌다. 하늘에서도 물이 쏟아졌고 옆에서도, 뒤에서도 물이 날아왔다. 살수차가 연신 물 대포를 터뜨렸고, 소화전에서 끌어온 물이 콸콸 솟구쳤다.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퍼붓는 물보라에 세상이 온통 뿌옜다. 거리를 꽉 메운 시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닥치는 대로 물총을 쏴댔다. 물총은 그래도 괜찮았다. 바가지로 물 따귀를 때리고 도망가는 사람도 있었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7월 30일 오후 1시가 막 지난 시각. 전남 장흥 장흥군민회관에서 장흥군청까지 이어진 도로는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거리를 점령한 1만여 명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흠뻑 젖었다. 어른도 젖고, 아이도 젖고, 공무원도 젖고, 외국인도 젖었다. 다 젖었다. 공통점은 또 있었다. 수많은 사람의 표정이 하나같이 맑고 밝았다. 물놀이 나온 아이처럼 연신 웃음을 터뜨렸고 환호를 질렀다. 적어도 이 시각, 장흥 읍내 도로에선 무더위는 물론이고 근심 걱정도 없었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 개막 프로그램인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 장면.

정남진 장흥 물축제 개막 프로그램인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 장면.

정남진 장흥 물축제에 참가한 외국인 관광객.

정남진 장흥 물축제에 참가한 외국인 관광객.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 장면. 장군 복장을 한 장흥군청 공무원들이 축제 참가자와 물싸움을 하고 있다.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 장면. 장군 복장을 한 장흥군청 공무원들이 축제 참가자와 물싸움을 하고 있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가 30일 오후 1시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와 함께 막을 올렸다.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는 장흥 물축제를 대표하는 개막 행사로, 장흥군민회관에서 장흥군청 앞을 지나 탐진강변 축제 행사장까지 약 1㎞ 거리에서 펼쳐지는 막무가내 물싸움 행사다. 퍼레이드를 위해 도로에 차량 통행을 막고, 장흥군 산하 읍·면에서 물통 실은 트럭이 동원되며, 길거리 상점들도 문을 닫고 물싸움에 동참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장흥 물축제는, 코로나 사태로 2020년과 2021년 연속 열리지 못했었다. 지난 2년간 다른 지역 축제는 대부분 온라인 축제로 대체하거나 일정과 규모를 축소해 진행했었으나, 장흥 물축제는 완전히 취소했었다. 사람들이 모여 물싸움을 하는 게 축제의 메인 행사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전, 대표적인 여름 축제였던 장흥 물축제가 올여름 3년 만에 돌아왔다.

장흥 물축제는 전국 축제 중에서도 공무원이 고생하는 축제로 유명하다. 장흥군청 소속 직원이 1100여 명인데, 전 직원이 교대로 축제장에 나와 물대포를 쏘고 물벼락을 맞는다. 퍼레이드 때 파란 옷을 입고 물총을 쏘고 물을 뿌린 사람들이 공무원들이다. 축제는 8월 7일까지 9일간 열린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 지상 최대의 물싸움 현장.

정남진 장흥 물축제 지상 최대의 물싸움 현장.

정남진 장흥 물축제 지상 최대의 물싸움 현장.

정남진 장흥 물축제 지상 최대의 물싸움 현장.

정남진 장흥 물축제 지상 최대의 물싸움 현장.

정남진 장흥 물축제 지상 최대의 물싸움 현장.

정남진 장흥 물축제 행사장 옆 탐진강에서 수상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 참가자들.

정남진 장흥 물축제 행사장 옆 탐진강에서 수상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 참가자들.

주요 프로그램은 역시 물싸움이다. 도로를 막고 물싸움을 하는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는 개막식 날 하루만 열리지만, 축제가 열리는 9일간 매일 오후 2시 탐진강변 축제장에서 ‘지상 최대 물싸움’이 진행된다. 지상 최대 물싸움은 흥겨운 공연과 함께 진행돼 거리 퍼레이드 못지 않게 열기가 뜨겁다. 물싸움 말고도 물에서 할 수 있는 온갖 놀이가 마련됐다. 장흥 전통놀이인 고쌈줄당기기가 수중에서 진행하고, 물고기 잡는 이벤트도 열린다. 올해 축제에 투입되는 물고기는 장어 2500여 마리, 붕어·메기·잉어 4000여 마리다. 카누·카약·수상자전거·보트 등 수상 레저 프로그램도 있다.

장흥군청 앞에 설치된 신속항원검사장. 축제 행사장 앞에도 신속항원검사장이 있다. 장흥군은 거리 퍼레이드 참가자들에게 신속항원검사를 받도록 했다.

장흥군청 앞에 설치된 신속항원검사장. 축제 행사장 앞에도 신속항원검사장이 있다. 장흥군은 거리 퍼레이드 참가자들에게 신속항원검사를 받도록 했다.

장흥군은 방역에도 공을 들였다. 축제를 앞두고 장흥군청 전 직원이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축제장은 수시로 방역 소독을 하고, 물싸움장·수중풋볼장 같은 물놀이 시설은 매일 물을 갈아준다. 축제장엔 신속항원키트를 비치했고, 클린 게이트 2곳과 발열 체크 13곳도 설치했다. 퍼레이드 참가자는 축제 시작 전에 신속항원검사를 받도록 했고, 얼굴을 가리는 페이스쉴드를 나눠줬다. 김성 장흥군수는 “관광객과 지역민 모두가 안전하고 즐겁게 물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했다”며 “물축제 참가자도 개인 방역수칙 준수에 협조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 행사장 지도. 그래픽 장흥군청.

정남진 장흥 물축제 행사장 지도. 그래픽 장흥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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