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원장은 상간녀" 전단지 범인 잡고보니…충격 정체

미용실 원장이 상간녀라고 비방하는 전단(왼쪽)과 폐쇄회로(CC) TV 화면에 찍힌 전단지 유포자 일당 중 한 명의 모습(오른쪽).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해부터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미용실 원장은 상간녀’라는 내용의 전단이 유포돼 논란이 된 가운데, 전단을 유포한 일당 중 한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8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일명 ‘상간녀 전단’으로 피해를 호소한 미용실 원장 A씨의 근황이 전해졌다.

A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을 상간녀로 지칭하는 비방 전단이 유포되는 피해를 입었다. 영등포구 일대에 붙은 전단에는 A씨의 이름과 사진, 전화번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주소 등 개인정보와 함께 “더러운 상간녀, 유부남만 전문적으로 꼬시는 자, 불륜을 했으면 이런 X 망신은 당해야지” 등의 허위사실과 비방이 적혀 있었다.

해당 전단은 A씨가 운영하는 미용실 입구와 인근 길거리, A씨 자녀들이 재학 중인 학교 근처에도 붙여졌다. A씨는 지난 1월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직접 수거한 전단지만 수십장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A씨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영등포경찰서는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범죄로 보고 전단지 유포자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에 나섰다.

당시 인근 폐쇄회로(CC)TV를 통해 전단을 붙인 여성의 모습이 포착됐지만,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특히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까지 끼고 있어 신상을 알 수 있는 단서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최근 CCTV를 통해 유포자 중 한 명이 붙잡혔다. 범인 B씨는 지난 1월에도 ‘실화탐사대’에 출연했던 사람으로 A씨 미용실과 같은 상가에 있는 한 상점 주인이었다.

A씨가 추가로 확보해 공개한 CCTV 영상에 B씨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보라며 내용을 설명하고, 전단지를 벽에 붙이기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이 결정적인 증거가돼 B씨는 지난 4월 서울남부지검에서 명예훼손 등 혐의로 1500만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B씨는 범행 이유를 묻는 제작진의 질문 대답을 거부했다. 그는 “할 말 없다. 다 끝난 일인데 왜 또 왔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방송에 따르면 유포자는 여러 명으로, 경찰이 CCTV 영상 등을 분석했지만 아직 다른 유포자의 신원을 파악하진 못했다. 현재까지 단일범의 소행은 아니란 정황은 확보된 상황이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