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훈련 확대, 북핵 협의 9월 개최…북한 압박 강도 높이는 한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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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 장관(가운데 왼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방부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앞두고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뉴스1]

북한의 핵 위협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 간의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9월 중 개최하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한 이종섭 국방장관은 이후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EDSCG 개최 시점에 대해 거의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군 고위관계자는 9월이 지나기 전에 열릴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전했다.

EDSCG는 2016년 12월 출범한 협의체다. 한미 외교·국방 당국 차관이 각각 '2+2' 형태로 만나 확장억제의 원활한 운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시작됐다.
2018년 1월 두번째 회의를 끝으로 중단됐는데,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때 이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이 장관은 "미국이 본토를 공격당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북한의 위협에 대해 한국을 지켜줄 것인지 확실한 의지가 있다면 그것을 뒷받침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EDSCG"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또 한미 양국은 EDSCG를 연 뒤 올해 안에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도 실시하기로 했다.

TTX는 북한의 핵 위협 단계, 핵 사용 임박 단계, 핵 사용 단계 등을 가정해 각각의 상황에 맞는 한미 간 군사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훈련이다.

EDSCG가 정책적 차원에서 북한에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면, TTX는 군사적 차원에서 대비하는 것이라고 이 장관은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실행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거라고도 봤다.

이날 회담에 앞서 로이드 오스틴 장관은 북한 정권이 지금 역사상 가장 활발하게 미사일 시험을 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미 동맹은 그런 위협에 변함없이 준비된 상태를 견고하게 유지할 것"이라며 "북한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변함없이 준비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미 양국이 EDSCG 개최 시기에 대해 거의 합의를 봤다"고 밝혔다. [뉴스1]

이 장관은 "북한의 위협이 크면 클수록, 도발이 있으면 있을수록 한미동맹 관계는 더욱더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회담에서 양 장관은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단호히 공동 대응한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올 초부터 예상됐던 북한의 핵실험이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기상도 고려될 수 있고 코로나나 장마로 인한 어려움 등 북한 내부적인 요인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어떤 특정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 돼서 안 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핵실험 준비는 다 됐지만, 준비된 것과 실제 핵실험을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과거에 보면 준비 5개월 뒤에 한 적도 있기 때문에 언제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김정은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장관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점을 회담의 성과로 꼽았다. 그는 "핵 항모,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 전개 문제, 모든 가용한 자산을 이용해 북한 핵에 대응한다는 의지를 다시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올 후반기 연합연습부터 군사 연습과 정부연습을 통합 시행키로 하면서 명칭을 '프리덤 쉴드(freedom shield)'로 정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쉴드는 방어적 훈련이라는 의미와 함께 대한민국 자유를 수호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군사 훈련이 북한의 도발을 부르지 않겠냐는 질문엔 "한미 연합 훈련과 북한의 핵실험은 아무 관계가 없다"며 "핵실험을 어느 시점과 연계할 것이냐는 것은 김정은의 의지"라고 말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