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로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을 피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 도심 한강에서 에어컨 바람보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한 여름밤의 낭만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여름 축제인 ‘2022 한강페스티벌-여름’이 29일 열렸다. 3년 만에 찾아온 올해 축제는 다음 달 15일까지 한강공원 전역에서 수상레저·공연·전시·체험 등 4개 테마, 20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축제 첫날인 29일에는 한강킹카누 물길여행이 반포한강공원 서래나루에서 열렸다. 킹카누물길여행은 킹스맨이라 불리는 가이드와 함께 대형 카누를 타고 노를 저으며 한강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무더운 날씨 속에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은 반포대교 인근 한강에서 시원한 강바람을 함께 물살을 가르고, 온몸으로 물보라를 느끼며 더위를 잊었다.
광주광역시에서 가족과 함께 서울을 찾은 한가영씨는 물길체험을 마치고 "강물이 손에 닿을 듯해 이색적인 경험이었다"며,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니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골든블루마리나 선착장에서는 레인보우브릿지 요트페스티벌이 열렸다. 총 60분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따라 체험에 참여한 시민들은 요트를 타고 한강에서 바라보는 노을과 반포대교의 달빛무지개분수쇼, 한강 야경 등을 만끽했다.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는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을 한강의 야경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한강 썸머 뮤직 피크닉'이 열렸다. 이날은 클래식과 팝페라의 만남을 콘셉트로한 ‘아르츠 팝스 오케스트라’와 ‘라돌체’공연이 펼쳐졌다. 30일에는 여러 민속 악기를 이용한 퓨전 국악 공연 ‘두 번째 달’과 ‘소리꾼 김대일’, 차차차·맘보·삼바 등을 재즈 요소와 결합한 ‘라이슬라보니따’ 공연이 이어진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별도의 예약 없이 현장에서 바로 음악을 즐기면 된다.
여의도한강공원 이벤트광장에서는 6개 지자체가 한데 모여 축제·공연과 함께 관광지, 특산물을 알리는 '한강빌리지'가 열린다. 올해는 홍천군, 단양군, 제천시, 춘천시, 서울 영등포구, 충주중원문화재단이 참여해 다양한 볼거리를 31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한강빌리지에서는 스탬프 이벤트도 펼쳐진다. 1일 100명 선착순 한정으로 한강빌리지에 마련된 체험 부스 6곳에서 모두 체험을 마치고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미니 선풍기를 선물로 받을 수 있다.
비경쟁 워킹 레이스인 ‘한강 나이트워크 42K’는 30일 열린다. 한강의 야경을 즐기며 밤부터 아침까지 무박 2일로 걷는 이 워킹 레이스는 42K 코스, 22K 코스, 15K 코스 등 3종류의 코스로 나뉘어 진행된다. 42K 코스는 원효대교부터 광진교까지이며, 22K 코스는 양화대교부터 반포대교, 15K는 원효대교부터 반포대교 사이를 왕복한다. 주최 측은 출발 시각을 분리해 밀집도를 최소화하고 원활한 운영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8월 6일에는 잠실한강공원에서 ‘한강페트(PET) 배경주’가 진행된다. 참가자가 직접 모아온 페트병으로 나만의 재활용 배를 만든 후 한강 위 50m 반환점을 돌아오는 수상 경주대회다. 이번 대회에는 팀당 4명씩 100팀이 참가해 우승을 겨룬다. 총 다섯 번의 경기가 진행되며 1등으로 통과하는 '가장 빠른 배', 배의 의상과 컨셉이 잘 어울리는 '가장 별난 배',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된 게시물 중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가장 소문난 배' 등을 선정할 예정이다.
강바람을 맞으며 영화를 보는 야외 이색 영화관 ‘한강무비나잇’도 예정되어 있다. 다음 달 6~7일에는 난지한강공원 물놀이장에서, 13~14일에는 여의도한강공원 원효대교 아래와 망원한강공원 초록길에서 각각 영화 어거스트러쉬, 패딩턴, 플립 등의 영화가 상영된다. 특히 난지한강공원 물놀이장에서는 별이 쏟아지는 밤에 수상에서 튜브를 타고 영화를 관람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음 달 6~7일에는 인형극과 퍼레이드, 인형 전시 등을 즐길 수 있는 ‘한강별빛소극장’이 뚝섬한강공원 자벌레 옆 잔디마당에서 열린다. 뚝섬한강공원 수영장에서는 다음 달 12일 휴식을 주제로 한 ‘휴휴(休休) 수영장’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다. 100마리의 야광 오리를 바라보며 물멍 타임을 갖는 '물멍 풀', 유니크한 공연을 즐기는 소울충전 '뮤직 풀' 등이 마련된다
암사생태공원, 난지생태습지원 등지에선 야간 야생탐사 등을 통해 생물 관찰과 곤충 소리 등의 오감 체험을 하는 ‘한강생태공원여름생태교실’도 준비됐다.
한강사업본부는 방역지침을 준수해 축제를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부 방침에 따라 각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