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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선풍기 쓰면 목디스크 위험, 수시로 스트레칭 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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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호 28면

생활 속 한방

장마가 끝나고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한반도를 뒤덮었던 열돔의 악몽이 다시금 떠오르는 듯하다. 이러한 날씨가 지속하면서 요즘 출퇴근길에 자주 눈에 띄는 제품이 생겼다. 바로 ‘목선풍기’다. 목선풍기란 조그만 두 선풍기를 목 좌우에 밴드 형식으로 걸어 사용하는 제품이다.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도 지속해서 얼굴에 맺히는 땀을 말릴 수 있어 직장인뿐만 아니라 특히 야외 활동을 하는 직종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높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른 더위로 인해 목선풍기를 비롯한 여름 가전제품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휴대용 선풍기 전자파 논란이 일면서 건강 문제에 대한 이슈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휴대용 선풍기들에서 기준치를 300배 이상 초과한 전자파가 방출돼 발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정부가 직접 검증 결과를 발표하기까지 사용에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목선풍기 판매 작년보다 1.5배 증가

더불어 목선풍기가 근골격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우려되는 부분은 목선풍기의 무게다. 5~8kg에 달하는 머리 무게에 목선풍기까지 더해지면 평소보다 큰 하중이 경추(목뼈)에 전달된다. 뒷목에 부담이 가해지면 자연스레 경추 배열이 앞으로 쏠리게 되면서 목과 어깨 근육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뻣뻣하게 경직되기 쉽다. 목선풍기의 무게는 제조사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200~300g 정도다. 고작 이 정도 무게가 목 건강에 얼마나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지 의아스러울 수 있다. 문제는 착용 시간에 있다. 스마트폰보다 2배가량 무거운 목선풍기를 온종일 걸치고 있으면 경추에 과도한 부하를 안기기에 충분하다. 심지어 넥타이 혹은 목에 거는 선글라스도 장시간 반복 착용하고 있을 경우 경추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픽=양유정 yang.yujeong@joongang.co.kr

그래픽=양유정 yang.yujeong@joongang.co.kr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경추의 배열이 무너지고 이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긴장해 딱딱하게 굳어진다. 이는 정상적인 C자 형태의 경추 배열을 일(一)자 모양으로 변형시키고 경추에 가해지는 하중을 가중시킨다. 예를 들자면 텐트를 지지하는 밧줄이 너무 팽팽해진 나머지 텐트의 골조가 꺾인 상태라 이해하면 쉽다. 이를 방치하면 머리 무게로 인한 부담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지 못하고 목과 어깨 등에 과도한 긴장이 가해지는데, 심한 경우 경추 사이 디스크(추간판)에 압력이 집중돼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목디스크는 경추 디스크가 탈출하거나 파열돼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주 증상으로는 목 통증과 팔·손 저림이 있다. 뒷목부터 어깨까지 뻐근함과 함께 통증이 느껴지며 두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초기에는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 호전되기도 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반복되는 증상을 방치하게 되면 마비가 오거나 영구적인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 목디스크 환자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목디스크 환자 수는 99만3477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약 2만 명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목에는 머리로 향하는 신경과 혈관들이 많이 분포돼 있어 목디스크 치료에도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목디스크를 비롯한 경추 질환을 추나요법과 침치료, 약침,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되는 한방통합치료로 해결한다. 이러한 한방 치료는 신체의 균형을 바로잡아 질환의 근본적 원인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장점을 갖는다.

먼저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부정렬 상태의 경추와 주변 근육, 인대 등을 밀고 당겨 전신의 균형을 맞추는 수기요법이다. 이때 경추뿐만 아니라 척추의 전체적인 불균형으로 인해 달라진 다리 길이와 어깨의 높낮이 등도 함께 교정한다.

특히 추나요법의 목 통증 완화 효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에 실린 연구 논문을 통해 검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최근 미국의학협회 공식 학술지 ‘JAMA Network Open’ 저널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추나요법은 일반 진통제와 물리치료보다 목 통증 완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목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추나요법과 진통제, 물리치료 등 일반치료를 각각 시행하고 5주 후 통증 경감 폭을 분석한 결과, 추나요법군은 56%나 감소했지만 일반치료군은 29%에 그쳤다.

이어 목과 어깨 주변 혈자리에 침을 놓아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치료 반응을 촉진한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한약재 유효 성분을 경혈에 놓는 약침으로 염증을 빠르게 해소한다. 여기에 환자의 세부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면 경추 주변 조직에 영양을 공급하고 신경 재생을 도와 높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결국 무더운 여름 목선풍기를 사용하되 목 건강에 무리가 되지 않게끔 하는 것이 현명하다. 관건은 목선풍기를 착용하고 있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야외에 머무는 시간 외에 냉방이 이뤄지는 실내 혹은 교통수단에서는 충전도 할 겸 목선풍기를 벗어두는 것을 추천한다.

휴대용 선풍기 전자파 논란도 일어

수시로 해주는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목의 가동범위를 전방위로 넓혀 상부승모근, 견갑거근 등을 풀어줄 수 있는 스트레칭이 추천된다. 먼저 허리를 세우고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은 후 왼손을 머리 위로 올려 왼쪽으로 고개를 당긴다. 목 근육을 최대한 늘인다는 느낌으로 15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이어 시선을 45도 돌린 상태에서 앞으로 천천히 고개를 당겨 15초간 유지하고 처음 자세로 돌아간다. 마지막으로 양손을 머리 뒤에 얹고 천천히 목을 숙여 목덜미 쪽 근육을 늘려준다. 마찬가지로 15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반대쪽도 동일하게 실시한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으로 전 세계가 몸살이다. 앞으로 더위가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목선풍기를 비롯해 아이스조끼, 쿨토시 등 무더위를 대비한 제품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생활 방식의 변화는 직간접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며 몸 상태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하자.

송주현 노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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