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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경찰국 논란 속 신촌지구대 찾아 “소임 다하는 경찰 보니 든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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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호 03면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지구대를 방문했다. 이날 방문은 애초 예정에 없던 것으로, 대통령실은 전날 윤 대통령의 치안 현장 방문 일정을 추가로 공지했다. 경찰국 설치 논란과 총경 모임을 “하나회”와 “쿠데타”에 빗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친 언사로 일선 경찰들의 동요가 커지자 이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현장 행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신촌지구대를 찾은 윤 대통령은 “제가 연희동에 50년 가까이 살았잖아요. 되게 낯익어 여기가. 반갑네요, 정말”이라며 대화를 풀어갔다. 지구대장에게 치안 현황을 보고받은 윤 대통령은 “여기가 사건이 많은 파출소인데, 나도 학생 때 술 먹고 지나가다 보면 여기가 바글바글해. 여기서 정리가 안 된 사람은 서대문서 형사과로 보내잖아요”라며 “지구대가 옛날 파출소죠, 여기가 일이 엄청 많은 데인 걸 잘 알고 있어요. 고생 많아요”라고 말했다.

근무자가 입고 있던 외근 조끼를 보고 “외근 복장인가? 순찰할 때 입고?”라며 관심을 보인 윤 대통령은 “옛날에도 2층이 있었나” “요새는 한 번 나오면 몇 시간 근무하나”는 등의 질문을 이어갔다. 근무자들 휴가 일정을 묻던 윤 대통령은 지난주 강원도 강릉과 속초에 다녀왔다는 한 직원의 말에 “강릉과 속초도 시설이 잘 돼있어 외국 같더라. 강릉이 외가이기도 하지만 근무를 해봤는데 막국수를 잘하는 집이 참 많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 환담에선 경찰을 격려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경찰관들 모습을 보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든든하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제복 공무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와 처우를 개선해 나가는 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신촌지구대 방문에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이 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것은 처음으로, 다음주 휴가를 앞두고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일상 회복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위중증과 사망을 최소화하는 게 이번 정부의 방역·의료 대응 목표”라고 밝힌 뒤 특히 전문가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국가 감염병 위기 대응 자문위원회’를 설치한 것을 언급한 윤 대통령은 “전문가들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상황을 평가하고 꼭 필요한 부분에 필요한 만큼의 조치가 이뤄지는 ‘표적화된 정밀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전문가들이 직접 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의사 결정의 근거와 결과도 국민께 직접 설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치안 현장 방문과 마찬가지로 이날 중대본 회의 주재도 전날 추가로 공지된 일정이었다. 이날 윤 대통령이 두 건의 현장 일정을 소화하면서 통상 외부 일정이 없을 때면 매일 하다시피 한 도어스테핑(doorstepping·약식 문답)은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내부 총질한 대표 물러나서 좋다’는 문자를 보낸 윤 대통령이 ‘도어’에서 사라져버렸다”고 꼬집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추가 일정을 공지하면서 “윤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기 전 긴급하게 챙겨야 할 코로나와 치안 문제 등에 각별히 주문할 내용이 있어 마련된 행사로 오해가 없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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