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우주까지…한화, 방산 모아 ‘한국판 록히드마틴’ 도약

중앙일보

입력 2022.07.29 15:41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창원사업장에서 항공기엔진을 제작하는 모습.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창원사업장에서 항공기엔진을 제작하는 모습.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그룹이 방위산업 계열사를 한데 묶어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도약을 추진한다. 미국 록히드마틴은 글로벌 방산업체로 지상무기부터 항공우주까지 아우르는 종합방산기업이다.

한화그룹은 29일 ㈜한화·한화디펜스에 분산돼 있던 방산사업 분야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통합한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가 ㈜한화에서 물적 분할된 방산 부문을 인수하고,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유사 사업분야를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한화 스페이스 허브. 스페이스허브는 민간 우주 개발과 위성 상용화 속도를 높일 기술을 연구한다. [사진 한화그룹]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한화 스페이스 허브. 스페이스허브는 민간 우주 개발과 위성 상용화 속도를 높일 기술을 연구한다. [사진 한화그룹]

한화에어로, 2030년 글로벌 방산 톱10 목표

한화에어로는 2014년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한화의 품에 안긴 회사다. 지난달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의 엔진을 만들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기 가스터빈 엔진을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의 육·해·공·우주 기술을 모아 시너지를 내고, 밖으로는 각 계열사가 열어놓은 해외 판로를 결합해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방산 전문지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2020년 매출액 기준으로 한화그룹은 세계 28위다.

그간 업계와 학계에선 방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방산업체의 대형화·통합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출수록 호환성 있는 제품 간 패키지 판매가 가능해 수익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사업재편을 통해 미국·영국·독일 등이 중심이던 한화에어로의 수출 판로가 크게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와 한화디펜스는 호주·튀르키예(터키)·인도 등 8개국에 K9 자주포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에 장갑차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천궁 발사대를 수출해왔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우상조 기자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우상조 기자

신현우 한화에어로 대표는 “국방 장비에 인공지능(AI)과 드론·로봇 등 4차 산업혁명기술이 도입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무인화 자율주행 기술, 에너지 저장 기술, 전장 상황 인식 기술 등 차세대 핵심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재·장비·인프라’ 묶고…에너지 장비도 하나로 

방산부문을 내어준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는 한화에어로의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해 모멘텀부문(옛 한화 기계부문)의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도 흡수합병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는 사업 방향을 소재·장비·인프라 분야로 전문화할 방침이다.

한화임팩트의 수소저장 탱크를 형상화한 이미지. [사진 한화임팩트]

한화임팩트의 수소저장 탱크를 형상화한 이미지. [사진 한화임팩트]

한화임팩트는 한화에어로의 자회사인 한화파워시스템을 인수해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한화임팩트는 가스터빈 개조 기술과 수소 혼합연소 발전기술이 있고, 한화파워시스템은 산업용 공기·가스 압축기 등 에너지장비를 전문으로 해왔다.

㈜한화와 한화에어로·한화임팩트 등 3개사는 이날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도 한화그룹은 유사사업군 통합 등 사업재편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지난 2020년에도 화학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에 태양광 및 소재 사업 자회사인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해 한화솔루션을 탄생시켰다.

일각에선 경영권 3세 승계를 고심 중인 한화그룹이 이번 사업 재편을 통해 지배구조에 변화를 준 거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25일 보고서를 통해 “‘㈜한화와 한화건설 합병’과 ‘㈜한화 방산 부문의 물적 분할’은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공통의 화제를 갖고 있다”며 “그룹 방산 부문 통합의 이면에는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과 연결돼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 2분기 영업익 1129억원

한편 한화에어로는 이날 연결기준으로 올 2분기 매출 1조6711억원, 영업이익 112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0.9% 줄었고, 영업이익은 14.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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