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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 전기차 레이싱이 온다…포뮬러E 다음달 잠실벌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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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레이싱 포뮬러E 서울 E-프리가 다음달 13~14일 서울 잠실벌에서 열린다. 사진은 포뮬러E에 활용할 전기차 머신 젠2. [사진 포뮬러E 서울 조직위원회]

전기차 레이싱 포뮬러E 서울 E-프리가 다음달 13~14일 서울 잠실벌에서 열린다. 사진은 포뮬러E에 활용할 전기차 머신 젠2. [사진 포뮬러E 서울 조직위원회]

지난 28일 방문한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는 거대한 공사장 같았다. 종합운동장 주변에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을 올리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주차장 진입로는 차량 진입 통제를 알리는 현수막과 바리케이드로 막혀 있었다. 이전엔 느껴보지 못한 변화의 기운이 가득했다.

이곳은 국내 최초로 전기차 레이싱 포뮬러E를 개최하기 위해 막바지 변신 작업 중이다. 포뮬러E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1(F1)의 전기차 버전이다. F1을 주최하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전기차 머신을 이용해 진행하는 레이싱 대회다. 한국 대회는 다음달 13일과 14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조성 중인 2.618km의 서킷에서 열린다. 대회 명칭은 ‘2022 하나은행 서울 E-프리(E-Prix)’다. 지난 2020년 개최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년 늦춰 올해 열린다.

포뮬러E 전용 서킷과 관련 문화 행사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잠실 서울올림픽주경기장 일대에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뉴스1]

포뮬러E 전용 서킷과 관련 문화 행사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잠실 서울올림픽주경기장 일대에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뉴스1]

잠실종합운동장 주차장 사용 불가를 알리는 현수막. [뉴스1]

잠실종합운동장 주차장 사용 불가를 알리는 현수막. [뉴스1]

F1은 최고의 흥행 능력을 자랑하는 스포츠 이벤트지만, 레이스 전용 머신이 뿜어내는 엄청난 굉음과 온실가스는 심각한 고민거리다. 자동차 레이싱 관련 환경 오염 논란이 가중되자 FIA가  미래지향적 대안으로 제시한 게 포뮬러E다. 지난 2014년 첫 출범해 현재 8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전용 서킷을 건설해 치르는 F1과 달리 개최도시 도심지 도로 일부를 변형해 레이스를 진행한다. 소음과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인 포뮬러E의 장점을 널리 홍보하기 위한 선택이다.

포뮬러E 머신은 엔진 대신 전기 모터를 사용해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넷제로(탄소배출량 제로) 인증 받은 친환경 스포츠다. 포뮬러E는 유니세프와 파트너십을 맺고 기후 변화로 고통 받는 저개발국 300만 명의 어린이 지원하는 등의 선행도 이어가고 있다.

포뮬러E 레이싱을 앞두고 출발 대기 중인 머신들. [사진 포뮬러E 서울 조직위원회]

포뮬러E 레이싱을 앞두고 출발 대기 중인 머신들. [사진 포뮬러E 서울 조직위원회]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프리 2021~22시즌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디리야에서 막을 올렸다. 멕시코시티(멕시코), 로마(이탈리아), 모나코(프랑스), 베를린(독일) 자카르타(인도네시아), 마라케시(모로코), 뉴욕(미국), 런던(영국)을 거쳐 서울(대한민국)까지 전 세계 10곳의 도시에서 열린다. 서울은 올 시즌 우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두 경기, 15라운드와 16라운드 개최지다.

특히나 서울에서 열리는 16라운드는 포뮬러E의 통산 100번째 레이스이기도 해 역사적인 의미도 있다. 재규어,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포르셰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를 포함해 11개 팀 22명의 머신이 출전해 경쟁한다.

포뮬러E 레이싱에 출전한 머신이 독일 베를린 도심을 질주하고 있다. [사진 포뮬러E코리아]

포뮬러E 레이싱에 출전한 머신이 독일 베를린 도심을 질주하고 있다. [사진 포뮬러E코리아]

각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사의 최첨단 기술을 모두 활용해 개별적으로 머신을 제조하는 F1과 달리 포뮬러E는 정해진 공식 경주차 모델(젠2·GEN2)을 모든 팀이 함께 쓴다. 차체와 배터리, 타이어 등을 임의로 바꿀 수 없다. 팀 색깔과 드라이버의 개성에 맞게 교체 가능한 부품은 파워트레인의 인버터, 변속기, 서스펜션 정도다.

차량 성능이 동일한 만큼 드라이버의 역량이 순위 싸움의 핵심 변수가 된다. 서킷을 45분간 달린 뒤 선두가 결승선을 통과하면 순위 결정전을 겸한 마지막 랩이 시작되며, 이후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서가 최종 순위가 된다. 레이스 도중 배터리를 재충전하거나 갈아 끼울 수 없어 적절한 타이밍에 가속하고 감속하며 배터리를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포뮬러E 전용 머신 젠2는 정지 상태에서 100km 도달에 이르는 시간이 2.8초에 불과한 수퍼카다. 사진은 로마 콜로세움 인근을 질주하는 젠2. [사진 포뮬러E 서울 조직위원회]

포뮬러E 전용 머신 젠2는 정지 상태에서 100km 도달에 이르는 시간이 2.8초에 불과한 수퍼카다. 사진은 로마 콜로세움 인근을 질주하는 젠2. [사진 포뮬러E 서울 조직위원회]

포뮬러E 전기차와 일반 전기차 성능 비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포뮬러E 전기차와 일반 전기차 성능 비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젠2(GEN2)는 최대 출력 250㎾, 최고 속도 280㎞/h를 자랑하는 ‘도로 위 괴물’이다. 배트맨 카를 닮은 외양에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 2.8초에 불과할 정도로 가속 성능이 뛰어나 ‘출발’이라기보단 ‘발사’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서울 대회는 포뮬러E 레이싱에서 젠2를 활용하는 마지막 대회다. 다음 시즌부터는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3세대 머신 ‘젠3(GEN3)’가 첫 선을 보인다.

레이스 중 머신의 출력은 200㎾로 제한되며, 나머지 50㎾는 특수 상황에서 쓸 수 있다.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레코드 라인(서킷의 최단거리 코스)을 벗어나 액티베이션 존(Activation Zone)에 진입하면 35㎾의 추가 출력을 활용할 수 있다. 미리 실시한 팬 투표에서 1~5위에 이름을 올린 드라이버에게 초반 22분 이후 5초간 15㎾의 추가 출력을 허용하는 ‘팬 부스트(Fan Boost)’ 제도도 있다.

2022년 8월13~14일 서울 잠실에서 열릴 포뮬러E 서울 E-프리 서킷 구성. [사진 컬처크리에이티브 나래]

2022년 8월13~14일 서울 잠실에서 열릴 포뮬러E 서울 E-프리 서킷 구성. [사진 컬처크리에이티브 나래]

대회 기간 내내 개최지 서울을 알리는 문화 행사 ‘서울 페스타 2022’가 10일부터 14일까지 함께 열려 관중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전기차 퍼레이드, E-모터쇼, 레이싱 체험, K팝·힙합·EDM 콘서트 등이 이어진다. 다음달 13일 15라운드 종료 직후엔 하이라이트, 다이내믹듀오, 숀, 트레저 등이 참여하는 피날레 공연이 열린다. 하루 뒤 16라운드를 마친 후엔 지코, 씨엘, 레이든, 스트레이키즈 등이 팬들과 호흡할 예정이다.

제이미 리글 포뮬러E CEO(오른쪽)와 오세훈 서울 시장. [연합뉴스]

제이미 리글 포뮬러E CEO(오른쪽)와 오세훈 서울 시장. [연합뉴스]

과거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소속으로 활약하던 시절, 맨유 구단의 아시아 지역 CEO로 활동한 바 있는 제이미 리글 포뮬러E CEO는 “서울은 미래지향적 도시이자 전기차 부문의 글로벌 강자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포뮬러E 레이스의 개최지로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라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남 한복판에서 레이싱이 열리는 만큼, 4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 포뮬러E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 197개국에서 중계하며, 3억3000만 명의 시청자가 함께 관전한다.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포뮬러E 대회 개최에 따른 경제 효과는 대회 기간 중 20만 명 안팎의 관중을 유치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소 520억원에서 최대 130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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