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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내한 ‘라라랜드’ 음악감독 "'굿잡'이란 말 가장 해로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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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3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스페셜 콘서트를 여는 영화 '라라랜드'의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37)는 28일 국내 언론과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 관객의 음악영화 사랑은 정말 특별하다"며 "특히 미국에서 크게 잘 된 영화가 아니었던 '위플래시'의 흥행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다음달 13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스페셜 콘서트를 여는 영화 '라라랜드'의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37)는 28일 국내 언론과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 관객의 음악영화 사랑은 정말 특별하다"며 "특히 미국에서 크게 잘 된 영화가 아니었던 '위플래시'의 흥행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어떤 나라에서도 세 번 이상 공연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 한국을 세 번째 방문할 생각을 하니 정말 설렙니다.”

다음달 13일 충북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에서 특별 콘서트를 여는 영화 ‘라라랜드’의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37)의 말이다. 세 번째 내한을 앞두고 28일 국내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를 가진 허위츠는 “한국인들의 음악영화 사랑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그들이 음악을 정말 사랑한다는 것만큼은 방문할 때마다 느꼈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셔젤과 오래 가는 비결? 둘 다 열일”

하버드대에서 음악을 전공한 허위츠는 대학 시절 단짝이었던 데이미언 셔젤(37) 감독과 2009년 ‘공원 벤치의 가이와 매들린(Guy and Madeline on a Park Bench)’부터 ‘위플래쉬’(2014) ‘라라랜드’(2016) ‘퍼스트맨’(2018)을 잇따라 함께 작업했다. 올해 말 개봉을 목표로 작업 중인 ‘바빌론’까지 합하면 벌써 다섯 번째 합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허위츠는 셔젤과 이렇게 오랜 세월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창작적으로 싱크가 잘 맞기 때문”이라며 “이견이 있을 때 각자 원하는 바를 고집하기보다 제3의 선택지를 찾으려 노력하고, 그게 대부분의 경우 더 좋은 결과를 냈다”고 했다.

“둘 다 누구보다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 또한 허위츠가 꼽은 셔젤과의 협업 비결이었다. ‘라라랜드’를 위해 1900여개의 피아노 데모곡을 작업한 일화 등 음악을 향한 허위츠의 집념은 이미 유명하다. 그는 “신작 ‘바빌론’ 작업을 하는 요즘도 새벽 3시에 퇴근했다가 아침 일찍 다시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셔젤과 나는 둘 다 영화에 매우 헌신적이라는 점에서 함께 오래 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셔젤에 대해 “그 또한 뮤지션이기 때문에 음악을 그저 배경이 아닌, 그 자체의 완결성을 존중해준다”며 “내가 작곡하다가 ‘이 부분에서 2초 정도만 더 있으면 음악이 더 잘 맞을 것 같다’고 하면 셔젤은 그에 맞게 장면을 조정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영화 '라라랜드' '위플래시'의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37).

영화 '라라랜드' '위플래시'의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37).

허위츠는 ‘매번 완벽을 기하는 것이 힘들진 않냐’는 질문에 “저보다도 제 주변 사람들이 지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지금 우리가 작업한 음악은 이대로 박제되어 5년, 10년, 어쩌면 그 이후까지 사람들이 들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 죽을 지경이라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은 3일 전에도 제가 왜 이렇게 오랜 시간 일하는지를 두고 여자친구와 다퉜죠. 그때 제가 한 말은 ‘잘했다(Good job)는 말보다 더 해로운 말은 없다’는 거였어요. 저는 언제나 더 좋은 음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잘했어’라며 만족하는 건 음악을 위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차기작 ‘바빌론’, “20년대 배경이지만…”

그런 그가 생각하는 ‘좋은’ 영화 음악의 기준은 무엇일까. 허위츠는 “영화 음악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화면에 보이지 않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화면에 행복해 보이는 연인이라도 씁쓸한 음악을 깔아 눈에 보이지 않는 앞날이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며 “여기에 더해 시간이 흘러도 한 소절 만으로 영화를 떠오르게 할 수 있다면, 영화 음악으로서 이를 수 있는 최고의 경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점에서 가장 존경하는 영화 음악가로 ‘이티(E.T.)’ ‘스타워즈’ ‘해리포터’ 등을 작업한 거장 존 윌리엄스를 꼽았다. “세월이 지나도 모두가 기억하는 곡을 하나 만들기도 어려운데, 그는 수없이 많이 만들었죠. 그는 ‘우리 시대 베토벤’이며 그와 동시대를 살 수 있다는 게 영광입니다.”

영화 '라라랜드'의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37)는 내달 13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8.11~16)에서 특별 공연을 연다. [사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홈페이지]

영화 '라라랜드'의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37)는 내달 13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8.11~16)에서 특별 공연을 연다. [사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홈페이지]

‘라라랜드’에서는 재즈, ‘퍼스트맨’에서는 전자 음악을 선보인 허위츠는 2년 반째 작업 중인 차기작 ‘바빌론’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등이 출연하는 ‘바빌론’은 192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 허위츠는 “지금까지 작업한 어떤 영화보다도 많은 분량의 곡을 만들었다”며 “1920년대 배경이기 때문에 당대 재즈가 나올 거라 예상할 텐데, 일렉트로닉 요소가 들어간 하우스, 댄스 음악 등 컨템퍼러리 음악도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허위츠가 직접 지휘를 하고 피아노 공연도 선보일 예정인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그간 한번도 라이브로 공연한 적 없던 ‘위플래시’ ‘퍼스트맨’ 등의 음악도 골고루 섞어 세트 리스트를 꾸릴 예정이다. 허위츠는 “’라라랜드’ 공연은 몇 번 해봤지만, 그 외 영화 음악은 녹음만 했을 뿐 관객 앞에서 연주한 적은 없어 이번 공연을 매우 기대 중”이라며 “관객들이 CD에서 가장 찾아 들을 법하면서 연주하기에도 재미있는 곡들 위주로 선곡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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