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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에만 1600억 쓴 회사…'500원만한 부품'이 대박의 비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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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글로벌 기술 기업 다이슨이 새로운 ‘다이슨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를 지난달 21일 국내에 선보였다. 지난 2018년 출시된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를 재설계한 신제품으로 보다 다양한 모발 유형에 쉽고 빠르게 스타일링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레드 하우 다이슨 선임 엔지니어 인터뷰

다이슨이 신제품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를 국내 출시했다. [사진 다이슨]

다이슨이 신제품 '에어랩 멀티 스타일러'를 국내 출시했다. [사진 다이슨]

다이슨 에어랩은 공기역학 기술을 활용해 지나치게 뜨거운 열을 가하지 않고도 모발을 원하는 대로 스타일링할 수 있어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끌어왔다. 기술의 핵심은 ‘코안다 효과’다. 물체 표면 가까이에서 형성된 기류가 압력의 차이로 인해 물체의 표면에 붙는 듯한 형태로 흐르는 현상을 의미한다.

다이슨은 독자 개발한 모터 기술로 빠르게 기류를 형성, 모발이 배럴(원통형 막대) 표면에 흐르듯 자연스러운 웨이브(물결) 스타일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뜨거운 열을 가해 모발을 스타일링했던 기존 방식보다 모발 손상이 적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이슨 에어랩은 코안다 효과로 열 손상 없이 모발을 스타일링 할 수 있다. [사진 다이슨]

다이슨 에어랩은 코안다 효과로 열 손상 없이 모발을 스타일링 할 수 있다. [사진 다이슨]

다이슨 에어랩은 배럴의 굵기를 다르게 하고, 여러 스타일링 도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모발 유형에 대응해왔다. 지난달에는 기존 에어랩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면서, 보다 효과적 스타일링이 가능하도록 배럴과 도구를 개선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프레드 하우 다이슨 선임 디자인 엔지니어는 “모발 건조와 잔머리 정리를 한 번에 가능하게 하는 통합된 기능의 ‘코안다 스무딩 드라이어’, 양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배럴’, 정교한 스타일링을 위한 브러시가 새롭게 개발됐다”고 소개했다.

프레드 하우 다이슨 선임 디자인 엔지니어. [사진 다이슨]

프레드 하우 다이슨 선임 디자인 엔지니어. [사진 다이슨]

가장 크게 개선된 부분은 양방향 배럴이다. 그동안 에어랩은 모발 양쪽에 웨이브를 넣으려면 다른 방향의 배럴 두 개를 교체해가며 써야 했다. 신제품 에어랩은 가운데 회전 가능한 팁이 삽입돼 있어 공기의 흐름을 손쉽게 바꾼다. 하나의 배럴로 양방향 웨이브를 연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우 엔지니어는 “기존 한쪽에만 있었던 공기 배출구를 양쪽에 만들어 배럴 상단의 팁을 돌리기만 하면 원하는 방향으로 웨이브를 넣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이슨은 이번 제품 개선에 소비자들의 의견이 도움됐다고 밝혔다. 하우 엔지니어는 “소비자 경험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핵심”이라며 “양방향 배럴은 물론 잔머리와 부스스함을 불편해하는 소비자 피드백에 따라 열 손상을 줄여주며 잔머리를 감춰주는 ‘코안다 스무딩 드라이어’를 만들었다”고 했다. 스무딩 드라이어는 상단의 스위치를 돌리면 건조 모드에서 젖은 모발을 말릴 수 있고, 스무딩 모드에서 잔머리를 빠르게 정돈할 수 있다.

기존 에어랩과 신제품 에어랩의 달라진 점. 왼쪽부터 코안다 스무딩 드라이어, 양방향 배럴, 브러시. [사진 다이슨]

기존 에어랩과 신제품 에어랩의 달라진 점. 왼쪽부터 코안다 스무딩 드라이어, 양방향 배럴, 브러시. [사진 다이슨]

다이슨은 연구개발에 많은 노력을 쏟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에어랩 출시를 위해 지난 10년간 모발과학 연구를 진행, 1억 파운드(약 1600억원)를 투자했다. 하우 엔지니어는 “다이슨 에어랩에는 작고 가벼운 V9 디지털 모터가 사용되는데 크기는 500원짜리 동전 수준인데도 기존 헤어드라이어 모터보다 8배 이상 빠르고 무게는 절반 정도로 가볍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서 머리를 손질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은 기회다. 하우 엔지니어는 “최근 셀프 헤어케어와 모발 건강에 관해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어났다”며 “모발 손상 없이 적은 열을 통해 스타일링할 수 있는 헤어기가 주요한 생활가전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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