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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원, 반도체지원법 통과…中 추격 분쇄에 68조 퍼붓는다

중앙일보

입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백악관에서 반도체 생산을 위한 실리콘 웨이퍼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백악관에서 반도체 생산을 위한 실리콘 웨이퍼를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상원은 27일(현지시간) 중국에 대응해 미국의 제조업과 기술 우위 강화를 목표로 하는 신규 법안을 통과시켰다. 반도체 산업 지원에 520억 달러(약 68조원)를 포함해 총 2800억 달러(약 364조원)를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은 중국에 반도체 투자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다.

美 정부 지원 받은 반도체 기업, #中 반도체 투자 금지 조항 담겨

상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반도체 칩과 과학 법'안에 대한 표결을 해 찬성 64 대 반대 33으로 가결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공화당 상원의원 17명이 찬성했다. 통상적으로 시장 개입을 꺼리는 공화당도 적극적으로 나설 만큼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했고 장기적인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보여줬다. 민주당 성향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기업의 배를 불리는 법안이라며 반대표를 던졌다.

양극화된 의회가 이 법안에 대해서는 압도적인 초당적 지지를 보여줬으며, 미국 정부가 수십 년 만에 산업정책에 가장 중요한 개입을 한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평가했다.

이 법안은 미국의 산업, 기술,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최첨단 기술과 혁신에 연방 자금 28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우선 미국에서 반도체 칩을 제조하는 기업에 520억 달러 보조금과 추가 세금 공제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로봇 공학, 양자 컴퓨팅과 다른 기술 등 과학 연구에 2000억 달러를 지원한다.

반도체 산업 지원에 투입되는 520억 달러는 구체적으로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지원에 390억 달러, 연구 및 노동력 개발에 110억 달러, 국방 관련 반도체 칩 제조에 20억 달러 등으로 구성된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25%의 세액 공제를 적용하는데, 이는 향후 10년간 240억 달러를 지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 약 100억 달러를 상무부에 투입해 미국 전역에 대학과 기업을 연계한 기술 혁신 허브 20곳을 만든다는 구상도 담겼다.

WP는 "공화당을 포함한 많은 상원의원은 미국이 외국, 특히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는 대만에 첨단 칩을 의존하게 되는 상황에서 이 법안이 미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지원 보조금은 제조업체들이 오하이오와 텍사스, 애리조나와 아이다호, 뉴욕주에 새로운 공장을 짓거나 기존 공장을 확장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단기적으로 수만 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은 또 연방 자금과 세금 보조를 받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 기존 공장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중국·러시아같이 국가 안보 문제를 야기하는 국가에서 첨단 반도체 칩 제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상무부는 기업이 이 같은 규제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이 법안에 의해 제공된 자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법안은 하원으로 넘어가 이번 주 안에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이번 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까지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이 공급망에서 더 나은 회복력을 갖게 됐음을 의미한다"면서 "우리는 미국 소비자와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을 다른 나라에 절대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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