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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끝 랠리 시작?…파월 '속도조절' 발언에 증시 일어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발언에 뉴욕증시는 물론 국내증시도 모두 상승 마감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한국시간 28일 새벽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결정했지만, 향후 긴축강도는 다소 완화할 여지를 남겼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0.82%오른 2435.2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0.33%올라 798.32를 기록했다. 간밤의 뉴욕증시도 강하게 반등했다. 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각각 1.37%, 2.62% 올랐고, 나스닥도 4.06% 급등했다. 알파벳·테슬라·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등 나스닥 기술주 주가도 모처럼 급등했고,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 가격도 크게 올랐다.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9.74포인트(0.82%) 상승한 2435.27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9.74포인트(0.82%) 상승한 2435.27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연준 달라진 태도에 시장 모처럼 웃어 

한·미 증시가 동반 회복한 것은 거시경제 상황을 보는 Fed의 달라진 태도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기 때문이다. Fed는 이번 두 번째 자이언트 스텝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 '최근 소비와 생산 지표가 악화했다'는 문구를 넣었다. 지난달에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경기가 둔화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경기침체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건강이 나빠지고 있는 건 인정하지만,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라는 뉘앙스로 해석할 수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

시장은 Fed가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언급한 데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조정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Fed의 발표 내용을 '긴축 정책은 정점에 다다랐고 경기침체 우려는 진정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올해 들어 최근까지 보였던 Fed의 공격적인 물가 대응은 올해 3분기가 정점이고 4분기부터는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7부 능선을 지났다"며 "앞으로 그 속도와 강도에 대한 부담은 점차 완화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8월 코스피 2300~2550선 예상 

증권가는 다음 달 코스피가 2300~2550포인트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관측한다. 이달 초 23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이 저점으로, 앞으론 그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인상 기조와 인플레이션이 모두 정점에 다가섰다는 기대감에서다. 앞으로 경기침체 징후가 보이면, Fed가 기존과 달리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 수 있다는 예측이다.

미국의 이번 금리인상으로 한·미 간 기준금리는 역전했다. 이날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2.25%, 미국은 2.25~2.50%로 통상 이럴 경우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쪽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국내 증시엔 악재다. 하지만 이번엔 그 여파가 크지 않으리라는 게 정부와 시장의 관측이다. 금리 역전 현상에도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 자체가 나쁘지 않으면 대규모 자금이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본격 상승 국면으로 보긴 어렵다는 견해도 

다만 이번 증시 반등을 두고 본격적으로 시장이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비관적 견해도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0년 만에 보는 높은 물가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Fed가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할 가능성은 작다"며 "달러 강세는 미국 대표 기업 실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해, 주식시장의 본격적인 반등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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