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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아님 전멸뿐"…우크라, 러 점령 헤르손 주요 보급로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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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안토노우스키 다리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안토노우스키 다리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점령지인 남부 헤르손을 되찾기 위해 주요 보급로 폭격을 재차 단행했다고 뉴욕타임스(NYT)·텔레그래프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자정 직후 텔레그램에 안토노우스키 다리를 폭파하는 장면을 담은 1분가량의 영상을 게시했다. 이 다리는 헤르손주(州)를 가로지르는 드니프로강 하류에 있는 1.4㎞짜리 교량으로, 헤르손 주도인 헤르손과 남부 러시아 점령지를 잇는 유일한 통로다.

가디언은 영상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이곳에서 최대 18번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강 상류 쪽의 또 다른 철교도 폭파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트위터에 "헤르손의 러시아 점령군에게 고한다. 퇴각하지 않으면 전멸할 것"이라며 "선택은 그들의 몫"이라고 경고했다. 미하일로 포돌야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도 "점령군은 드니프로강을 헤엄쳐 건너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니면 헤르손을 떠나야 할 것"이라며 "더 이상의 경고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르손의 친러시아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무소프는 러시아 국영 매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전날 안토노우스키 다리를 폭격해 현재 교량 통행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헤르손의 안토노우스키 다리가 우크라이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모습. 그 옆으로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1일 헤르손의 안토노우스키 다리가 우크라이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모습. 그 옆으로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같은 다리를 두 차례 타격한 바 있다. 한 서방 관리는 텔레그래프에 "(이번 폭격으로) 이 다리를 완전히 사용할 수 없게 됐다"며 "우크라이나가 헤르손 탈환 작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 서쪽에 주둔한 러시아군을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교량을 완파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 대변인 나탈리야 휴메뉴크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프라를 파괴하려는 게 아니라 적의 계획을 파괴하려는 것"이라며 "적의 사기를 꺾으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헤르손 안토노우스키 다리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 21일 헤르손 안토노우스키 다리 모습. [AFP=연합뉴스]

헤르손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일주일 만에 가장 먼저 점령한 주요 도시다. 이 나라 최대 항구인 오데사와 인접한 전략 요충지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을 수복하기 위한 공세를 퍼부으며, 주요 전선으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는 이날 헤르손 북부의 안드리우카와 로조브 마을 2곳을 추가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현재 지역 경계선을 따라 헤르손주 면적의 약 15%에 해당하는 44개 마을을 되찾은 상태다.

헤르손 출신의 세르히 클랜 우크라이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공격은 남부 전선에서 반격을 가능하게 할 획기적인 움직임"이라며 "헤르손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역은 이같은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해방에 더 가까워졌다"고 썼다.

27일(현지시간) 기준 헤르손주 전선 상황. 빨간색 영역은 러시아군 점령지. 노란색 영역이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지역.

27일(현지시간) 기준 헤르손주 전선 상황. 빨간색 영역은 러시아군 점령지. 노란색 영역이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지역.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사용해 러시아군에 맞서고 있다. 이번 안토노우스키 다리 폭격에도 장거리 정밀 타격이 가능한 하이마스를 활용했다고 한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남부 전선 전투에서 하이마스로 러시아군 탄약고와 지휘소 50여 곳을 파괴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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