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IT 거물들, 이젠 ‘에너지’ 전쟁에 나선다고?

중앙일보

입력 2022.07.28 07:00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경제의 물결이 왕성하게 일고 있다. 디지털 경제는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인터넷 등 정보 통신 산업이 주도하는 경제를 뜻한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ICT 기술이 나날이 발전 중이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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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체 사이에서도 디지털 경제로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에너지’ 분야가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에너지는 쉽게 말해 에너지의 디지털 전환을 의미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시스템 내의 다양한 자료를 수집·분석·활용하게 된다. 이를 통해 에너지의 질서 있는 흐름을 유도하고 보다 효율적이고 깨끗하고 경제적이며 안전한 현대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에너지로 에너지산업의 경쟁력이 부존자원이나 설비 중심이 아닌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기술력 중심으로 옮겨갈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이미 디지털화는 에너지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탈탄소화(Decarbonization), 분산화(Decentralization)와 함께 에너지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중국도 산업 혁신을 위해 디지털 에너지로의 전환 정책을 가속하고 있다. 2060년 이전에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중국은 디지털화를 통해 에너지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현재 중국은 탄소배출권 거래(ETS) 제도를 적극 실현해 자국의 탄소 배출 총량을 관리 중이다. 기업은 탄소 배출권을 매매(賣買) 할 수 있으며, 배출량이 많은 기업일수록 탄소 배출권을 많이 구매해야 하기에 지출이 자연스레 는다. 탄소 배출권 거래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 같은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기업은 신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또 중국은 최대 5G 네트워크와 데이터 센터의 본거지다. 현재 중국의 5세대(5G) 이동 통신 기지국과 데이터 센터에서 나오는 배출량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주요 데이터 센터 기업 중 차이나데이타그룹홀딩스와 상하이앳허브 두 곳은 2030년까지 100% 청정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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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인터넷 대기업 클라우드 업체 역시 에너지 디지털화 모색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을 통해 관련 산업 고도화 및 수소 에너지 전환을 실현하는 것이 주요 발전 경로다.

특히 올 6월을 기점으로 이들 업체의 에너지 디지털화 움직임이 활발한 모습이다. 알리바바와 징둥은 ‘신에너지+디지털화’ 모색을 위해 대형 전력기업인 국가전투(國家電投)그룹과 각각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텐센트 클라우드는 선전에너지(深圳能源)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또 텐센트는 에너지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엣지 컴퓨팅 등 신기술을 통해 에너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각적 분석과 예측할 수 있는 ‘에너지 컨택터(Tencent EnerLink)’와 3D 시각적 모델 구축과 원격 에너지 관리 및 제어를 통해 장비 결함 및 환경 이상을 식별할 수 있는 ‘에너지 디지털 트윈(Tencent EnerTwin)’ 두 가지 제품을 출시했다.

[사진 텐센트]

[사진 텐센트]

중국의 가장 큰 석유 생산 기지인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시에선 디지털 에너지를 적극 활용 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다칭유전(大慶油田)의 사례는 디지털 에너지 산업의 축소판이라고 말한다.

현장에선 데이터를 핵심 생산요소로 삼고 데이터 수집, 전송, 분석, 의사 결정의 전 프로세스 체계를 구축했다. 점차 유정(油井) 간의 디지털 생산관리 프로세스를 형성하고, 직원의 업무 패턴을 변화시켜 정밀하고 효율적인 생산 동태를 파악한다. 또 공정 방안을 제정, 조정하기 위한 강력한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유정 과정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과거 방식에 따르면 약 두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컴퓨터와 AI 제어 덕분에 마우스 클릭 몇 초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작업 강도가 감소하고 유정의 생산 속도가 보장된다는 장점도 있다.

[사진 大庆油田]

[사진 大庆油田]

중국의 대형 IT 업체들은 왜 ‘디지털 에너지에’ 뛰어들까

사실 인터넷 클라우드 제조업체가 에너지 업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에너지의 디지털화가 시작되었다.

2016년 중국 최초로 스마트 에너지 산업 기술 발전을 지향하는 공공 서비스 클라우드 플랫폼인 ‘중국 스마트 에너지 바이두 공공 서비스 클라우드’가 설립됐고, 2년 뒤인 2018년 알리바바는 즈후이에너지(智慧能源)와 손잡고 중국 최초의 ‘빅데이터 기반 종합 에너지 서비스를 위한 인터넷 플랫폼’을 구축했다. 2019년 텐센트 클라우드는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을 공식 발표했으며, 화웨이는 디지털 에너지 회사를 설립했다. 징둥 역시 질세라 태양광, 충전기 분야에 자체 에너지 산업을 배치했다.

[사진 CHINA DAILY]

[사진 CHINA DAILY]

‘에너지’는 클라우드 업체들에 외식·물류·교통 등과 함께 디지털 시대에 클라우드 컴퓨팅·빅데이터 기술의 상용화가 이뤄지는 중요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탄소중립 정책에 힘입어 전통적인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고 디지털화가 에너지 전환의 초강수가 되면서 해당 시장은 이들 업체에 중요한 먹거리가 됐다.

디지털화는 기존 에너지의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증가시킨다. 클라우드 업체는 클라우드 서버 등의 인프라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탄소배출의 ‘중점 관심 대상’이다. 과거 인터넷 클라우드 업체들은 이러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인프라를 전통적인 에너지원으로 계속 유지해 왔다. 최근 들어 인터넷 클라우드 업체들은 중국 당국의 동수서산(東數西算) 정책에 힘입어 경제발전 수준이 높은 동쪽의 데이터(數)를 비교적 낙후되고 자원이 풍부한 서부지역으로 전송하는데, 기존 에너지원을 대체할 보다 환경친화적이고 저탄소이며 재활용 가능한 새로운 에너지원을 모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에너지 산업은 인터넷 클라우드 제조업체의 생태 사슬에서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되어 탄소 규정 준수 완료를 가속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사진 CGN]

[사진 CGN]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 중국의 에너지 및 전력 부문의 디지털 시장 규모는 3700억 위안에 달하고 연평균 복합 성장률은 10.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에너지가 디지털 에너지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며, 더 많은 에너지 공급망의 기업과 협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이 디지털 수단을 통해 혁신을 가속할 수 있도록 인터넷 클라우드 제조업체의 강력한 전문 지식과 업계 경험이 동시에 수반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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