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두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2년반만에 한미금리 역전

중앙일보

입력 2022.07.28 04:30

업데이트 2022.07.28 09:50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EPA=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EPA=연합뉴스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허덕이는 미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것)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미국과 한국의 기준 금리가 역전, 국내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1.50~1.75%에서 2.25~2.50% 수준으로 상승, 한국 기준금리(2.25%)보다 높아졌다.

미국 기준 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아진 것은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연준은 앞서 지난달에도 0.75%포인트 금리를 올리며 ‘자이언트 스텝’의 첫발을 떼었다.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1994년 이후 28년 만이었다.

뒤이어 연준은 이례적으로 이번 달에도 0.75%포인트 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기에 접어든 미국에서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자 이를 조기에 진화하기 위해 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급격한 금리인상 이후 일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연준은 물가잡기에 우선 초점을 둔 강경 노선을 당분간 이어갈 방침을 재확인하고 있다.

연준은 성명에서 “소비와 생산 지표가 둔화하긴 했지만 노동 시장은 강건하고 실업률은 낮다”며 “공급망 문제와 팬데믹의 영향,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에 따른 전방위 압박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인도적·경제적 차원에서 심대한 위기”라며 “위원회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고도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대 물가 상승률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결정했으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대차대조표 축소 역시 애초 계획대로 진행하는 등 양적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한편 한국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아지며 당장 한국 금융 시장에도 일부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미국 금리 인상기마다 한미 금리는 역전됐다.

미국 금리 인상기는 1기 1996년 6월~2000년 5월(한미 금리 역전기 1996년 6월~2001년 3월), 2기 2004년 6월~2006년 6월(2005년 8월~2007년 9월), 3기 2015년 12월~2018년 12월(2018년 3월~2020년 2월)로 나눌 수 있다.

1기의 경우 미국 금리가 최대 1.50%p 높은 시기가 6개월(2000년 5~10월)이나 지속됐다. 2기와 3기의 최대 역전 폭은 각각 1.00%p(2006년 5~8월), 0.875%p(2019년 7월)였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한국 주식·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금리가 더 낮은 한국에서 돈을 굴릴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례를 보면 금리 역전 시기마다 외국인 증권(채권+주식) 자금은 모두 순유입(1기 168억7000만 달러, 2기 304억5000만 달러, 3기 403억4000만 달러)됐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합뉴스에 “시장이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예상했기 때문에 당장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금리 역전이 2년씩 지속된다면 자본이 조금씩 빠져나갈 수 있겠지만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이머징마켓(신흥시장) 중 한국만큼 안정적이고 금리가 괜찮은 시장이 많지 않다”며 “금리 역전이 외국인 자금 유입을 줄이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단순히 금리 역전만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의미하게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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