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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공짜라고 너무하네” 개인정보에 민감한데...이번엔 삼쩜삼

중앙일보

입력 2022.07.27 18:51

업데이트 2022.07.29 17:23

공짜로 앱 쓰고 있으니, 개인정보도 일단 내놓으라는 모바일 앱 서비스들에 이용자 반감이 커지고 있다.

무슨 일이야

27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선 세금환급 서비스 앱 ‘삼쩜삼’을 사용했던 이용자들의 불만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삼쩜삼에서 세금 환급을 조회하면 세무대리인이 자동 선임되는데, 이를 모른 채 조회에 동의해 불쾌하다는 이유다. 삼쩜삼 이용자인 30대 직장인 A씨는 “세금을 환급해준다고 해서 내 정보 넣고 조회해본 것뿐인데 홈택스에 지정된 낯선 세무대리인 이름을 확인하고 당혹스러웠다”며 “세무대리인에게 내 개인정보가 넘어간 거라 괜히 불안하다”고 말했다. 2020년 5월 출시된 삼쩜삼의 가입자는 올해 4월 기준 1090만명으로, 자비스앤빌런즈(이하 삼쩜삼)가 운영한다. 조회까지는 무료, 실제 환급을 받으면 유료다.

삼쩜삼은 환급금 조회 시 세무대리인을 자동선임하나, 조회가 끝난 이후에 이를 해임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삼쩜삼 관계자는 "내년에도 종소세 신고를 해야하거나 조회를 해야 하는 고객들이 (해지를 한 경우) 다시 동의 절차를 밟아서 진행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삼쩜삼 캡쳐]

삼쩜삼은 환급금 조회 시 세무대리인을 자동선임하나, 조회가 끝난 이후에 이를 해임하지는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삼쩜삼 관계자는 "내년에도 종소세 신고를 해야하거나 조회를 해야 하는 고객들이 (해지를 한 경우) 다시 동의 절차를 밟아서 진행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삼쩜삼 캡쳐]

삼쩜삼은 가입 단계에서 실명, 휴대폰 번호, 주민등록번호, 카카오톡·PASS 앱을 통한 본인인증을 요구한다. 가입이 완료되면 곧바로 세금 환급액 조회 서비스로 연결되는데, 이 과정에서 세무대리인이 자동으로 지정된다. 기존에 다른 세무대리인이 등록돼 있었다면 자동 해임되고 삼쩜삼의 세무대리인이 등록된다. 문제는 환급액을 조회하기 전 “세무대리인이 홈택스 자료를 조회해 복잡한 신고업무 진행을 도와드린다”고만 명시돼 있어, 약관을 꼼꼼히 다 읽지 않으면 이 같은 사실을 이용자들이 인지하기 어렵다는 것. 이와 별개로, 삼쩜삼은 가입시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데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현행 법은 주민등록번호 입력 없이도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쩜삼은 뭐래

삼쩜삼 관계자는 “세금환급금 조회 서비스를 위해 세무대리인을 지정하는 것은 서비스상 필수 과정이다. 이용자들이 직접 동의해야 이용할 수 있고 약관에도 들어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 회사는 홈택스에 기재된 이용자의 세무정보를 세액 계산·신고 외의 용도로는 이용하고 있지 않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앱에서 동의를 구할 때 ‘세무대리인이 지정된다’거나 ‘기존 지정된 대리인도 해지된다’는 문구가 없어 불충분해 보였을 순 있다”며 “소비자 눈높이에 미흡했다면 합리적인 지적은 서비스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대다수 모바일 앱은 ①무료 서비스로 이용자를 모으거나 ②이용자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 모델을 찾고 성장해왔다. 이용자·개인정보를 많이 모으면 모을수록 플랫폼의 가치도 올라갔다. 그런데 최근 이용자들이 달라졌다. 내 정보를 가져간 플랫폼들이 폭풍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거부감이 커진 것. 특히, 기업이 충분한 동의 없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행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 나 몰래 내 정보를? : 지난달에는 금융 플랫폼 토스가 이용자 전화정보를 보험설계사들에게 몰래 판매한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토스 측은 상담을 신청한 이용자에 한해 비식별 처리된 전화번호를 보험설계사들에게 유료로 제공했다고 해명했지만, 이용자 반발이 커지자 물러섰다. 보험상담 동의 과정에 ‘설계사가 유료로 고객정보를 조회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를 개발한 스타트업 스캐터랩도 개인정보 문제로 지난해 역풍을 맞았다. 서비스 개인정보처리방침에는 ‘이용자 정보가 신규 서비스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고 두리뭉수리하게 기재한 뒤, 이들의 카카오톡 대화문장 94억여건을 그대로 챗봇 학습에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 이용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

● 정보 안 주면 못 써 : 최근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메타가 수집하려는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쓸 수 없다고 못박은 것. 개인의 위치정보나 관심사, 다른 앱 사용내역 등을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이를 페이스북이 정부·수사기관에 제공하는 데 대한 동의도 요구했다. 김보라미 법무법인 디케 변호사는 “필수 범위를 넘어선 수준의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못 쓰게 하는 것 자체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토스보험 서비스 소개 화면. [사진 토스 앱 캡쳐]

토스보험 서비스 소개 화면. [사진 토스 앱 캡쳐]

앞으로는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전문가들은 이용자들이 ‘동의’를 누르기 전 자신이 무엇에 동의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동시에 기업들이 이용자에게 충분하게 설명하는 절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용자가 동의했으니 ‘네 책임’이라고 하기엔 (약관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고 동의후 넘어간 내 정보가 어디에 쓰이는지도 예측할 수 없다”며 “이용자가 무엇에 동의하는지 충분히 인지할 수 있게 하고, 동의의 범위를 넘어서 활용할 땐 재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보라미 변호사도 “기업이 개인정보 관련 설명을 더 투명하게 하도록 국회와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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