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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가능성 다시 솔솔...전승절 맞은 '김정은 메시지'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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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체결 69주년을 하루 앞두고 북한이 '전승절'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북한의 7차 핵실험 관련 긴장감이 두 달 만에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승절 행사에서 '핵 무력' 관련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26일 노동신문은 북한이 '조국해방전쟁'으로 부르는 6·25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7월27일)'을 앞두고 제8차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이 전날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26일 노동신문은 북한이 '조국해방전쟁'으로 부르는 6·25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7월27일)'을 앞두고 제8차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이 전날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金 전승절 메시지 주목"

26일 북한의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전날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차, 버스, 비행기까지 동원해 참가자들을 실어 날랐고, 최용해·박정천·이일환 등 고위 간부가 총출동해 참가자들을 반겼다고 전했다. 신문은 "전승세대 존대는 혁명적 의무이자 사회주의 위업 계승 완성을 위한 중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6ㆍ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으로 부르며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전쟁에 승리한 '전승절'로 기념한다. 통상 전승절 당일 열리는 전국노병대회는 코로나19 와중에도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전승절 행사에 김 위원장이 등장할지, 어떤 내용의 메시지를 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전승절(2021년 7월 27일)엔 남북 통신연락선을 전격 복구했다. 남북 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한지 13개월만이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열린 전국노병대회 연설에서 "사상 초유의 세계적 보건위기와 장기적 봉쇄로 인해 전쟁 상황에 못지 않은 시련의 고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력 관련 발언은 "우리 혁명 무력은 만단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한 문장 정도였다.

이와 관련, 통신선 복원으로 남북 관계 개선에 한 발짝 다가선 만큼 발언 수위를 조절한 거란 분석이 나왔다. 바로 직전 해인 2020년 7월 27일 전승절 계기 노병대회 연설에서 김 위원장이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국방력" 등을 언급하며 핵 무력을 대놓고 과시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26일 노동신문은 북한이 '조국해방전쟁'으로 부르는 6·25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7월27일)'을 앞두고 노병 존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노동신문. 뉴스1.

26일 노동신문은 북한이 '조국해방전쟁'으로 부르는 6·25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7월27일)'을 앞두고 노병 존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노동신문. 뉴스1.

올해 전승절엔 핵실험 위기만

남북 관계에 일시적인 훈풍이 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전승절에 즈음한 7차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핵실험 계측 장비 등이 습기에 민감한 만큼 북한에서 장마가 반복되던 지난 두 달간 핵실험 감행 가능성이 다소 사그러들었다가 최근 분위기가 다시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를 뒷받침할 한ㆍ미 고위 당국자의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이르면 이달 안에 핵실험을 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북한이) 언제든 결심만 서면 (핵실험을) 할 수 있다"(윤석열 대통령, 지난 22일 도어스테핑), "전승절인 27일에 임박한 시점이나 그 이후에 핵실험이 이뤄질 수 있다"(권영세 통일부 장관, 25일 대정부질문), "핵실험 가능성은 매우 크며 3번 갱도에서 이뤄질 것이다"(이종섭 국방부 장관, 25일 대정부질문) 등 언급이 나왔다.

다만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쳤으며,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감행할 수 있다"는 정보 판단은 한ㆍ미 당국이 두 달째 일관되게 유지해온 입장이다. 지난 5월에는 날짜까지 특정한 핵실험 감행설이 대두됐고,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이 "핵실험을 위한 핵 기폭장치 실험이 탐지됐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북한은 잠잠했다.

북한이 핵실험 카드를 통한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다음달 한ㆍ미 연합훈련 즈음이나 '쌍십절'로 불리는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일 전후, 혹은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직전을 노리며 시간을 더 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중앙일보에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판단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며, 다만 정확한 감행 시기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핵실험 시 한ㆍ미의 추가 독자 제재 추진 등 대응 시나리오는 모두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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