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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식음료업계 강타한 6대 新 트렌드 (1편)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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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고온에서는 물론 불에 대도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 영상이 공개돼 중국에서 논란이 일었다. 논란의 주인공은 얼마 전까지 SNS상에서 ‘명품 아이스크림’으로 소문나 인기를 끌었던 ‘중쉐가오(鍾薛高)’다. ‘중쉐가오’는 매그넘과 하겐다즈를 잡겠다고 2018년 상하이에 세워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업체다.

논란이 확산하자 업체는 즉각 해당 현상이 수분 함량이 적고 고형물 함량이 높은 제품의 특성 때문이며, 점도 증진제를 넣긴 했지만 안전 식품 기준에는 부합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국 소비자의 의구심을 잠재우고 떠난 마음을 붙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사진 바이자하오]

[사진 바이자하오]

한동안 중국 식음료업계에는 ‘프리미엄화’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아이스크림부터 커피와 차, 술과 라면까지.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와 취향에 맞춰 시장에는 프리미엄 식음료 제품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이 제품들은 통상 고가에도 불구하고, Z세대와 유행 등에 힘입어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프리미엄 식음료 제품의 가격과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코로나 19 재확산과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의 고급화 추세가 한풀 꺾이고, 이성적이고 실용적인 소비가 다시금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간의 ‘맹목적 프리미엄화’를 대체할 중국 식음료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는 무엇일까? 2022년 하반기 중국 식음료 업계를 이끌 6대 트렌드와 전망에 대해 알아보자.

1. 탄소 중립, '녹색'으로 물들고 있는 中 식음료 시장  

지난해 9월 시진핑 주석은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고 2060년 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대외적으로 선언했다. 이른바 ‘쌍탄소(雙碳)’ 목표이다.

이후 중국에서는 탄소 배출 총량 규제와 에너지 사용 효율성 개선을 중심으로 쌍탄소 목표 달성을 위한 여러 정책과 조치들이 시행됐다. 산업과 기업도 정부의 친환경 기조에 발맞춰 탄소 발자국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중국 식음료업계에도 ‘녹색’ 바람은 불어왔다. 공급 단에선 제조와 유통과정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힘쓰고,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수요 단에선 친환경을 중시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했다.

[사진 신화통신/母?街/央廣網]

[사진 신화통신/母?街/央廣網]

지난해 11월, 하이난눙컨(海南農墾·Hainan State Firm)은 국내 최초 탄소 중립 커피인 ‘무산 커피(母山咖啡)’를 출시했다. 하이난농컨은 태양광발전시스템과 에너지 저장시설, 스마트 탄소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커피의 생산∙유통∙포장 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효과적으로 감축했다.

올해 3월, 중국 최대 유제품 기업 이리(伊利)는 국내 최초 탄소 제로 우유인 ‘진뎬(金典) A2 β-casein 유기농 우유’를 출시했다. 이후 이리는 탄소 제로 요거트, 탄소 제로 유기농 분유, 탄소 제로 아이스크림 등의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이리의 탄소 제로 제품들은 국제인증그룹인 뷰로베리타스(Bureau Veritas)로부터 탄소 중립 인증(PAS 2060)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농산물 분야에선 신선식품 브랜드 허마셴셩(盒馬鮮生)의 유기농 채소가 국내 최초로 탄소 제로 농산물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허마셴셩의 ‘탄소 제로 농산물’은 잎채소와 과일 등 30여 개의 품목을 포함하며, 지난달부터 전국 18개 도시 300여 곳의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허마셴셩은 올해 말까지 ‘탄소 제로 농산물’ 품목을 100여 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2022년을 ‘탄소 제로 식품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여러 식품업체가 앞다퉈 탄소 제로 제품을 출시하면서 기업 간 경쟁이 저탄소∙친환경 등 가치소비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사진 上觀/163.com]

[사진 上觀/163.com]

탄소 배출이 적은 저탄소 포장과 무 라벨 제품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올해 3월, 식품 거물 캉스푸(康師傅)는 중국 최초의 무 라벨 음료 제품을 출시했다. 캉스푸는 자사의 무설탕 빙홍차(冰紅茶)와 레몬 맛 빙홍차 330mL 제품에 국내 업계 최초로 무 라벨 페트병을 적용했다. 이어 4월엔 펩시가, 6월엔 코카콜라, 마이둥(脈動), 진뎬(金典) 등이 잇따라 무 라벨∙무 잉크 제품들을 출시했다.

이와 함께 환경보호와 건강을 모두 잡은 식물성 식품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식물성 대체 우유와 식물성 대체 육이다.

[사진 소후/bbb1415]

[사진 소후/bbb1415]

식물성 대체 우유는 건강과 환경보호를 중시하는 중국의 신세대 소비층과 유당불내증을 가진 소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네슬레(Nestle), 다논(Danone)을 비롯한 글로벌 브랜드와 웨이웨이(維維), 루루(露露), 비타소이(VITASOY∙維他奶)로 대표되는 국내 브랜드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GFI(The Good Food Institute)에 따르면, 중국 식물성 대체육 시장의 연간 복합 성장률은 14% 안팎으로, 2023년에는 시장 규모가 130억 달러에 달해 전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전망이다.

코로나 19로 투자업계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차세대 먹거리인 식물성 대체육에 대한 관심은 뜨거운 편이다. 올 상반기 중국의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싱치링(星期零)은 1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으며, 즈더치다이(植得期待)는 수억 위안 규모의 엔젤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2. '술인 듯 음료인 듯' 경계가 허물어진 경쟁 

Z세대와 여성 소비자가 중국 주류 시장의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알코올 도수가 15도 이하인 ‘저도주(低度酒)’가 급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알코올 도수가 40~60도의 전통 백주(白酒)보다 과일주와 칵테일 등 10도 이하인 부드러운 술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데이터 인사이더(DATA INSIDER∙解數諮詢)에 따르면, 중국의 저도주 시장은 최근 5년간 두 자릿수의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데이터 인사이더는 올해도 시장이 20% 이상하며 전체 시장 규모가 5300억 위안(약 102조 7299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였다.

저도수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자, 중국에서는 주류 업체와 음료업체가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며 알코올과 음료수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사진 maishoudang/타오바오]

[사진 maishoudang/타오바오]

버드와이저 산하 브랜드 마이커스 맥스(mike's麥克斯)는 2020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0 설탕 0 지방 99k㎈ 5도수’의 저 알코올 스파클링 제품을 선보였다. 이후 장샤오바이(江小白)는 저도수 매실주 브랜드인 메이젠(梅見)을, 화룬(華潤)과 칭다오(青島)는 도수 5% 안팎의 저 알코올 맥주를 출시하며 로컬 주류 강자들의 활약도 이어졌다.

이에 맞서 음료업체들도 저도주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차와 커피는 물론이고 생수 업체까지 경쟁에 참여하며 저도주 제품의 경계는 더욱더 허물어졌다.

[사진 zhe2.com]

[사진 zhe2.com]

지난해 6월, 중국 최대 생수 업체인 눙푸산취안(農夫山泉)은 쌀을 발효시킨 미주(米酒)와 스파클링 음료를 합친 도수 0.5%의 저 알코올 음료를 출시했다. 올 초 중국 대표 인스턴트 밀크티 브랜드인 샹퍄오퍄오(香飄飄)는 백주 브랜드 루저우라오자오(瀘州老窖)와 합작해 저 알코올 버블티를 출시했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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