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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벨트, 타이거 마스크, 게임 캐릭터… 홈런 기다려지는 더그아웃

중앙일보

입력

홈런을 친 뒤 송성문으로부터 챔피언 벨트를 건네받는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연합뉴스]

홈런을 친 뒤 송성문으로부터 챔피언 벨트를 건네받는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연합뉴스]

챔피언 벨트, 타이거 마스크, 게임 캐릭터 모자… 홈런이 터지면 더그아웃은 파티장으로 변한다. 다양한 세리머니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키움 히어로즈는 세리머니 맛집이다. 지난해부터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해왔다. 가발, 왕관, 비누방울 총, 선글라스 등으로 홈런 타즈를 환영했다. 지난 5월부터는 챔피언 벨트가 등장했다.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의 벨트다. 벨트를 어깨에 감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다.

키움 선수 중 가장 많은 15개의 홈런을 친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김)하성이 형 통역을 하고 있는 형이 미국에서 직접 보내줬다"고 설명했다. 배우현 씨는 키움에서 통역 업무를 맡았고, 지난해부터 김하성을 돕고 있다. 이정후는 "벨트를 들면 뿌듯하다. 선수들과 함께 즐거워할 수 있어 좋다. 더 많이 하고 싶다"고 웃었다.

홈런을 친 뒤 왕관을 쓴 야시엘 푸이그. [사진 키움 히어로즈]

홈런을 친 뒤 왕관을 쓴 야시엘 푸이그. [사진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키움 감독도 자유로운 분위기에 만족한다. 홍 감독은 "더그아웃은 선수들의 공간이다. 세리머니에 대해선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스스로 더 분위기를 좋게 만드니까 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KIA 타이거즈는 팀 상징인 호랑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호랑이 가면을 쓰고, 더그아웃으로 걸어들어간다. 지난 4월 처음 했을 땐 종이가면이었지만 이젠 가죽으로 된 마스크를 쓴다. 하얀색과 노란색 호랑이, 두 가지 종류다. KIA 구단 관계자는 "조재영 코치가 자비로 구입했다. 선수단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고 전했다. 경기 전에는 마스크를 뒤집어 햇볕에 말리는 '일광 소독'도 한다.

호랑이 세리머니는 홈런이 나왔을 때만 하는 게 아니다. 경기가 끝나면 수훈 선수가 호랑이 담요를 망토처럼 두르고 런웨이를 걷듯 버스까지 간다. 휴대폰으로 배경음악까지 틀고 경기장을 찾은 관중과 여흥을 즐긴다. 서재응 투수코치도 동참해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호랑이 마스크를 쓴 뒤 축하를 받는 KIA 타이거즈 나성범. [연합뉴스]

호랑이 마스크를 쓴 뒤 축하를 받는 KIA 타이거즈 나성범.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선수들은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캐릭터인 티모가 쓰는 모자를 홈런타자에게 씌운다. 구단 직원이 롤 대회를 방문했다가 구입한 물건이다. 황금색 목걸이도 있다. 구단 슬로건인 '우리의 시간이 왔다(Our time has come)'에 맞춘 '내 시간이 왔다(My time has come)'는 글귀가 쓰여졌다. 원정 경기를 갈 때도 빼놓지 않고 챙긴다.

지난 22일 대전 KT 위즈전에선 노시환과 김인환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재밌는 장면도 연출됐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나온 노시환이 곧바로 모자를 벗어 김인환에게 가 씌워줬다. 김인환은 "세리머니니까 즐기고 있다. 선수들끼리 재밌어한다"고 말했다.

22일 대전 KT전에서 홈런을 친 뒤 티모 모자를 쓰고 축하를 받는 한화 김인환. [사진 한화 이글스]

22일 대전 KT전에서 홈런을 친 뒤 티모 모자를 쓰고 축하를 받는 한화 김인환. [사진 한화 이글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선수단 출신지가 등에 적힌 재킷을 입고 축하를 받는다. 당연히 한국도 있다. LA 에인절스는 카우보이 모자를 쓴다. 1961년 팀을 창단해 36년간 구단주였던 배우 진 오트리가 서부 영화에 많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홈런 친 선수를 카트에 태워 유모차처럼 밀어준다.

홈런을 치고 카우보이 모자를 쓴 오타니 쇼헤이. [USA투데이=연합뉴스]

홈런을 치고 카우보이 모자를 쓴 오타니 쇼헤이. [USA투데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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