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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 벌떡, 공격적 행동까지…이런 아이 바꿨다, 놀이치료법

중앙일보

입력 2022.07.26 06:00

업데이트 2022.07.26 17:31

김수경 놀이치료상담사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중앙M&B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유아기에 많이 놀아본 아이들이 학교생활과 공부도 잘한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김수경 놀이치료상담사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중앙M&B 사옥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유아기에 많이 놀아본 아이들이 학교생활과 공부도 잘한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놀이치료를 받으러 오는 아이의 약 60%가 초등학생이에요. 학습을 많이 해서 인지(認知) 능력은 뛰어난데, 사회성이나 자기조절력은 떨어지고 충동성이 높은 경우가 많죠. 

“유아기에 잘 노는 게 왜 중요하냐”는 질문에 김수경 놀이상담심리사가 말했다. 아이들은 놀면서 인지, 언어, 신체 등 여러 영역을 발달시킨다. 나아가 친구에게 공감하고, 승패를 인정하고, 힘들어도 참는 법을 연습한다. 4~7세 유아기에 충분히 놀아야 하는 이유다. 이 시기에 질적으로 잘 놀지 못하거나 놀이보다 공부에 더 매달리느라 고른 발달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 초등학교 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본격적인 단체생활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김수경 놀이상담심리사는 해바라기 아동센터, 병원, 아동·청소년 상담센터에서 2만 시간 이상 놀이치료를 진행한 베테랑이다. 양육자들이 아이와 올바르게 상호작용하며 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hello! parents에 칼럼 〈놀잇감 사용설명서〉를 연재하고, 『4~7세 아이는 놀이로 자란다』를 펴냈다. 8회를 끝으로 〈놀잇감 사용설명서〉 연재를 마친 그는 인터뷰에서 양육자가 흔히 하는 세 가지 오해를 바로잡았다. ‘①놀이와 학습은 별개다 ②아이에게 맞춰 놀아야 한다 ③놀이는 단순한 활동일 뿐이다’가 그것이다.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고, 온종일 아이와 함께해야 잘 놀아주는 양육자일까? 그는 “양이 아니라 질이 좋은 놀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경 놀이치료상담사는 “놀이는 궁극적으로 뇌 발달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김수경 놀이치료상담사는 “놀이는 궁극적으로 뇌 발달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오해① 놀이와 학습은 별개?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 

많은 양육자가 놀이와 학습의 경계를 나눈다. 평소 놀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양육자도 아이가 6~7세쯤 되면 조급해진다. 또래 친구들은 한글과 파닉스를 떼고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데,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건 아닐지 불안하기 때문이다. 김수경 놀이상담심리사는 유아기에는 경험하는 모든 것이 공부라며 “4~7세 시기에 많이 논 아이들이 학교생활과 공부를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놀면서 배운다는 말이 막연하게 들려요. 놀이가 어떻게 공부가 되나요?  
놀이와 학습은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에요. 4~7세 아이들은 몸과 감각으로 직접 경험한 것을 머릿속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놀이는 아이의 다양한 영역을 발달시킵니다. 자연물을 가지고 놀면 관찰력과 상상력이 생기고, 블록을 쌓으면서 공간 지각 능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죠. 공놀이하고 뛰어놀면 신체 조절력이 길러지고요. 보드게임은 규칙을 지키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면서 문제 해결력을 키울 수 있어요. 역할놀이는 사회성, 인지 능력, 언어 능력을 발달시키고요. 궁극적으로 놀이는 뇌 발달에도 유의미한 효과가 있습니다. 놀면서 손을 자꾸 움직이면 소근육에 자극이 가는데, 이게 뇌 신경까지 전달되거든요. 
그렇다고 학습을 안 시킬 순 없잖아요. 또래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고, 학습지 하는 모습을 보면 불안하거든요.  
유아기는 단순히 지식을 많이 쌓는 게 아니라 아이의 공부 그릇을 키워줄 시기예요. 그래야 학령기 때도 공부를 잘할 수 있죠. 놀이로 배움을 즐겁게 경험하면,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배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공부하다 보면 힘들고, 하기 싫을 때가 있잖아요. 그래도 참는 공부를 지속하는 힘은 자기 조절력에서 나와요. 살면서 생기는 여러 갈등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려면 자기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고요. 이 모든 게 공부 그릇이죠. 많이 놀았다는 건 이런 능력을 갖추기 위해 많이 연습했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어린 시절에 잘 놀아주지 않고, 갑자기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라고 하면 말 안 듣죠. 연습한 적이 없으니까요. 
그럼 취학 전까지는 놀기만 해야 하나요?  
그것도 오해예요. 시대적 흐름이 있는데, 학습을 전혀 안 시킬 수는 없죠. 6~7세부터는 자리에 앉아서 책을 보고, 연필로 끄적일 수 있어야 하거든요. 문제는 학습이 아니에요. 주객이 전도된다는 게 문제죠. 유아기에는 반드시 놀이가 우선시 되어야 해요. 또 놀아줄 때는 학습을 신경 쓰지 말고 아이와 충분히 상호작용하면서 질적으로 좋은 놀이를 해야 하죠. 놀아준다고 해놓고 장난감 색깔을 영어로 맞춰보게 하거나, 수를 세라고 하는 건 놀이가 아니에요. 
놀이치료실을 찾는 아이들은 초등학생이 가장 많다고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취학 전까지는 양육자가 아이의 문제를 발견하기 어려워요. 유아기 아이들은 원래 미숙하니까요. 어린이집 선생님도 대부분 “잘 지내요. 크면서 점점 나아질 거예요”라고 말씀하시거든요. 그런데 학교에 가면 달라져요. 이때부터는 선생님의 도움 없이 스스로 생활하고, 친구와 관계를 맺어야 하죠. 게다가 초등학생이 되면 40분간 한자리에 앉아서 수업을 듣잖아요. 발달상 문제가 있는 경우 다른 아이들과의 차이가 확 드러날 수밖에 없어요. 실제로 5월이면 심리상담센터, 소아·청소년 정신과 등에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검사를 하러 굉장히 많이 와요. 그쯤 1학기 학부모 상담이 있기 때문이죠. 
주로 어떤 문제로 전문 기관을 찾나요?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가 가장 흔해요. 평소 산만하다는 말을 들어온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면서 문제가 크게 드러나 보이는 거죠. 착석이 안 되고, 수업 시간에 갑자기 엉뚱한 말을 하거든요. 쉬는 시간이 아닌데 화장실을 여러 번 다녀오기도 하고요. ADHD가 아니라면 타인과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아요. 친구와 놀면서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 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해서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보통 3월 한 달은 담임 선생님도 적응 기간이라고 생각해서 넘어가는데요. 3개월가량 지켜봐도 나아지지 않으면 학부모에게 전문 기관을 찾아갈 것을 권유하죠. 
학교에 입학해서 문제가 발견되었을 때는 이미 늦은 건가요?  
아니에요. 이제라도 잘 놀아주면 충분히 나아질 수 있어요. 이 시기의 아이들은 보드게임을 많이 하면 좋은데요. 규칙을 지켜 공정하게 게임을 하고, 지더라도 인정하는 경험 등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이어가는 힘을 기를 수 있어요. 아이가 저학년이라면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방법도 추천해요. 친구들 사이에 있을 때 어떤 모습인지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아이가 고학년쯤 되면 양육자가 개입할 여지가 줄어듭니다. 친구와 놀더라도 문을 닫아버리니까요. 그래서 어릴 때의 놀이가 중요한 거예요. 
김수경 놀이치료상담사는 “아이에게 맞춰 놀아주라는 건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라는 게 아니라, 놀이하는 순간 만큼은 아이와 제대로 상호작용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경록 기자

김수경 놀이치료상담사는 “아이에게 맞춰 놀아주라는 건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라는 게 아니라, 놀이하는 순간 만큼은 아이와 제대로 상호작용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경록 기자

오해② 아이에게 다 맞춰라? “아이도 양육자에게 맞출 수 있어야 한다”

김수경 놀이상담심리사를 찾는 양육자들이 공통으로 토로하는 고민이 하나 있다. 아이와 놀아주는 게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아이는 세 돌 무렵부터 양육자와 심리적 분리를 시도하고 자아를 키운다. 이때부터 ‘놀이’에 대한 양육자의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김수경 놀이상담심리사는 “놀이는 반짝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라며 양육자에게 힘든 놀이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말한다. 죄책감을 내려놓고, 힘을 빼도 된다는 뜻이다.

놀이가 중요하다는 건 아는데, 어려워요. 재미도 없고요.  
재미없는 게 당연해요. 양육자가 아무리 정신 연령을 낮춰도, 아이 수준까지 낮아질 수는 없으니까요. 양육자의 성향, 직업에 따라서도 어려운 정도에 차이가 있죠. 예를 들어 목표지향적인 성향이거나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양육자는 블록 쌓기, 색칠하기, 만들기 등 일정한 규칙이 있는 놀이를 선호해요. 공감 능력이나 유연성이 필요한 역할놀이는 힘들어하고요. 그럼 놀이 치료사인 저는 어떨까요? 집에서 아이와 얼마나 잘 놀아줄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너무 궁금해요. 선생님은 어떠세요?  
치료실에서 만난 아이들과 놀이를 하면 흠뻑 빠져들거든요. 완전히 몰입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요. 그런데 집에서는 잘 안 돼요(웃음). 물론 보통의 양육자보다는 훨씬 잘 놀아주는 편이지만, 치료실에서처럼 몰입하기는 힘들죠. 환경이 방해하기 때문이에요. 가스레인지에는 저녁 반찬이 끓고 있고, 밀린 집안일이 자꾸 눈에 보이니까요. 
그럼 어떻게 하죠? 매번 밖으로 나갈 수는 없잖아요.  
타이머를 활용해 보세요. 20분이든, 30분이든 아이와 집중해서 놀 시간을 정하고 타이머를 맞추는 거예요. 단 그 시간만큼은 다른 생각하지 않고 놀이에만 몰입해야 하죠. 아이에게도 “이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 함께 놀 거야”라고 말하고요. 이때 주변 환경을 미리 정리하고 놀이를 시작하면 집중도가 더 높아져요. 집을 깨끗하게 정돈하라는 게 아니에요. 바닥에 흩어진 장난감과 옷가지 등을 한쪽에 밀어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달라지죠. 
마음과 체력도 문제예요. 집이 아무리 깨끗해도 신경 쓸 일이 많거나 피곤하면 아이와 놀아주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럴 땐 놀이를 회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아이에게 솔직하게 말하세요. 지금은 너무 힘들어서 놀아줄 수 없을 것 같다고요. 그래야 아이도 ‘사회적 눈치’를 배울 수 있어요. 우리가 직장에 출근했는데 상사의 기분이 안 좋으면 알아서 긴장하고 행동을 조심하잖아요. 이런 게 사회적 눈치인데요. 아이도 거절을 당해봐야 ‘아무리 놀고 싶어도 다른 사람이 힘들 때는 조금 참고 배려해야겠구나’라는 걸 깨달아요. 아이는 왕이 아니라 가족의 구성원이잖아요. 전문가들이 “아이에게 맞춰주세요, 아동 중심으로 놀아주세요”라는 말을 주로 하기 때문에 오해하시는데요. 이건 아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라는 말이 아니라, 놀이하는 순간만큼은 아이에게 집중해서 제대로 상호작용해야 한다는 의미예요. 아이도 양육자에게 맞출 수 있어야 해요. 엄마가 힘들면 혼자서 놀 줄도 알아야죠. 단, 평소 잘 놀아준다는 전제 하에요. 
그래도 놀아달라고 매달리면요? 더 힘들어질 것 같은데요.  
불안해서 매달리는 거예요. 아이들은 말 속에 숨은 의도를 잘 모르거든요. 또 유아기는 자기중심적인 시기이기 때문에 일의 원인을 늘 자기 탓으로 돌려요. ‘나 때문에 화가 났구나. 영영 안 놀아줄 것 같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최대한 명확하고 쿨하게 말하는 게 좋아요. “엄마가 지금은 피곤해서 좀 쉴게. 대신 긴 시곗바늘이 8에 가면 같이 놀자”라고요. 상황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면 아이도 기다릴 수 있어요. 
맞벌이 양육자는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요. 조금이라도 매일 놀아주는 것과, 주말에 집중해서 놀아주는 것 중 무엇이 더 나은가요?  
아이들은 양육자와 놀고 싶은 욕구를 일주일간 참을 수 없어요. 힘들더라도 하루 20분 정도는 아이와 눈 마주치고 상호작용하는 놀이 시간을 꼭 가지는 게 좋죠. 그런데 퇴근 시간이 늦으면 20분 놀기도 사실 어렵잖아요. 양육자가 너무 바쁘다면 상황을 고려해서 놀이 시간을 정해보세요. 일주일에 2~3일, 20~30분씩만이라도요. 이때도 아이가 예측할 수 있어야 해요. 약속한 날은 반드시 함께 놀아야 하죠. 어떤 날은 잘 놀아주고, 어떤 날은 피곤해서 못 논다고 하면 아이가 혼란스럽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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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놀이치료상담사는 “언어가 서툰 아이들에게 놀이는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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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③놀이는 놀이일 뿐? “놀이는 아이의 의사소통 수단이다”

김수경 놀이상담심리사는 “아이들에게 놀이는 언어와 다름없다”고 말한다. 어른들이 생각과 감정을 말로 표현한다면, 아이들은 놀이로 이야기한다는 의미다. 놀이를 매개로 심리치료가 가능한 건 그래서다. 아이들은 일상의 사소한 경험뿐 아니라 마음속 깊이 자리한 불안, 분노 등의 부정적인 감정까지 놀이로 표현한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아이와 잘 노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이들 마음에 불안감이 생겼고, 타인과의 상호작용 기회 또한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놀이로 어떻게 마음을 알 수 있나요?  
아이들은 언어로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러요. 그래서 경험하고 본 것, 느꼈던 것들을 놀이로 표현하죠. 그러면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스스로 조절하기도 해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병원 놀이 모습이 바뀌었다는 게 하나의 방증이에요. 요즘은 아이들이 청진기, 주사기만 가지고 노는 게 아니라 고글과 마스크를 끼고 PCR 검사하는 시늉을 하거든요. 
그냥 따라 하는 거 아닐까요? 놀이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게 어떻게 가능하죠?  
억압되어 있던 감정을 놀이로 표출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어른들도 힘들었던 경험을 말하고 나면 후련해지잖아요. 미국에서 911테러가 일어났을 때도 아이들의 자유 놀이 시간을 살펴봤더니 앰뷸런스가 오고,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을 구하는 내용의 놀이를 주로 전개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주변 어른들의 반응, 분위기 등을 보면서 마음속에 막연히 피어오른 두려움이 놀이로 나타난 거죠. 
코로나19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에게서 관찰되는 놀이의 양상도 있나요?  
기질적으로 불안도와 긴장도가 높은 아이들의 경우, 코로나19를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요. 그래서 계속 누군가를 구출하는 놀이를 하곤 하죠. 실제로 놀이치료실을 찾은 6세 아이가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놀이를 단순 반복하고, 자기가 블록으로 세팅해 놓은 구조물을 아무도 만지지 못하게 하는 등 강박적으로 행동했는데요. 일상에서도 외출할 때는 꼭 비닐장갑을 끼고, 밖으로 가져갈 수 있는 물건과 집에 두는 물건을 철저히 분리하는 등 불안해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물론 ‘구출’은 아이들이 역할놀이에서 즐겨 하는 설정이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어요. 하지만 그러지 않았던 아이가 갑자기 특정한 놀이를 반복한다면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죠. 
그런 모습이 보일 때, 양육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단 아이가 그 놀이를 실컷 할 수 있도록 따라가 주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자기 감정을 충분히 드러내고 나면 괜찮아질 수 있거든요.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면, 양육자가 놀이를 확장해주는 게 좋죠. 놀이 안에서 제3의 인물을 등장시켜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돕는 거예요. 아이보다 나이가 좀 더 많은 어린이나, 선생님 등의 역할을 만들어서 말하는 거죠. “와 누군가 위험에 처했구나.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던지는 식으로요. 
양육자가 해결할 수 없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심리적 문제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나요?  
100% 단정 지을 수 있는 기준이 아니라서 조심스러운데요. 아이가 특정한 놀이를 단순 반복하고, 양육자가 놀이를 아무리 확장해주려고 해도 매번 지리멸렬하게 진행된다면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폭력, 사고 등 부정적인 경험이 인상적으로 마음에 남았을 때 그에 관련된 놀이만 계속할 수 있거든요. 발달 지연인 아이들도 놀이를 확장하지 못하고 같은 놀이를 반복해요. 이 경우에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죠. 
구체적인 사례가 있을까요?  
양육자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어서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던 아이의 경우, 역할놀이를 할 때마다 엄마가 없는 설정을 만들었어요. “엄마는 어디 가셨어?”라고 물으면 “회사 가서 없어요”라고 말하거나, 갑자기 교통사고가 나서 죽었다는 식이었죠. 평소 부모에게 쌓였던 감정, 무의식 속의 갈등을 놀이로 표현한 거예요. 같은 패턴의 놀이가 단순 반복되고, 양육자의 노력에도 놀이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전문 기관을 찾아보시길 조심스레 권합니다.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김수경 놀이상담심리사는 “놀이는 아이의 마음을 보여주고, 발달을 촉진할 뿐 아니라 문제행동까지 교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와 노는 건 단순히 권장할만한 활동이 아니라, 아이의 삶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이라는 의미다.

놀이는 아이에게 난 창문이에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이의 마음이 보일 겁니다. 

바쁜 당신을 위한 세 줄 요약
·놀이와 학습은 양자택일의 개념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놀면서 다양한 영역을 발달시키고 세상 사는 법을 배우니까요. 이때 잘 놀지 못하면 단체생활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이유죠.
·“아이에게 맞춰서 놀아주세요”라는 말은 아이가 원할 때마다, 원하는대로 놀이를 다 해줘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아이는 왕이 아니라 가족구성원이에요. 양육자가 바쁠 땐 혼자 놀게도 해야 ‘사회적 눈치’가 자랍니다.
·놀이는 언어가 서툰 아이들의 의사소통 수단입니다. 아이들은 경험하고 느낀 것을 놀이로 표현하고, 그 과정에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합니다. 만약 아이가 하나의 놀이를 단순 반복하거나, 확장하지 못하면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소영 객원기자 ssoy419@gmail.com,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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