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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무서운데 '애플' 주식 언제 사지? 달인 리포트 입수했다 [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2022.07.26 05:00

업데이트 2022.08.30 17:45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도 불안정한 거시경제 환경에 타격을 받고 있다. 셔터스톡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도 불안정한 거시경제 환경에 타격을 받고 있다. 셔터스톡

이번 '앤츠랩 재무제표' 메인으로 분석할 종목은 애플(APPLE·AAPL)입니다. 해외 종목은 '앤츠랩글로벌' 코너가 맛집. 하지만 저는 회계 분석으로 접근해보려 해요. 마침 미국 상장회사 사업보고서 분석의 ‘달인’ 박동흠 엔터밸류(EnterValue) 회계사가 쓴 리포트를 입수했거든요. 그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제가 따로 수집한 정보를 곁들여서 앤짱이 여러분께 전해드릴까해요. 애플에 대한 분석은 구독자 han****@naver.com님이 의뢰해 주셨어요.

애플은 세계 시가총액 1위(21일 기준 2조5100억 달러) 기업이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불안정한 거시 상황이 할퀸 데미지가 없진 않았습니다. 지난달부터 다시 오르곤 있지만, 주가는 최근 고점(1월3일) 대비 여전히 15% 하락한 상태죠. 개미들은 삼성전자나 애플처럼 글로벌 초우량 기업 주가가 내려가면 비슷한 고민에 빠집니다. 언제, 뭘 보고 들어가지?

힌트는 역시나 사업보고서에! 특히 미국은 한국보다 투자자 공시 제도가 훨씬 선진화해 있어 재무제표 주석에 담긴 내용이 상당히 고급집니다. 다만 죄다 영어로 돼 있고, 용어도 몰라 개미는 포기할 뿐. 그래서 박 회계사의 보고서를 삼고초려해 구한 거죠! 이걸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앤츠랩 화법으로 풀어볼게요.

10-K는 미국 상장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매년 공시하는 사업보고서다. 셔터스톡

10-K는 미국 상장사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매년 공시하는 사업보고서다. 셔터스톡

애플 주가에 직결되는 영업실적 추세부터 봅시다. 5년 전인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이 회사 매출액은 정체 상태였고, 영업이익률은 감소 추세였죠. 하지만 작년부터 매출액,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모두 훌쩍 뜁니다. 덩달아 주가도 훌쩍 올랐죠. 이유는 2020년 아이폰12 시리즈와 지난해 아이폰13 시리즈 흥행 덕분. 그렇다면 뭐다? 애플 주가 향방은 결국 아이폰이 끌고 간다는 겁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럴만한 것이 전체 매출액을 제품 부문별로 쪼개보면,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52%에 달합니다. 아이폰 흥행 여부가 애플 실적과 주가를 쥐고 흔드는 키라는 거죠. 아이폰은 매년 9~10월에 신제품이 나오는 데요, 애플은 9월 결산 법인(남들 4분기인 10월부터가 1분기 시작)이기 때문에 신제품 발매 직후 바짝 달아오른 실적은 매 1분기에 반영됩니다. 봄에 씨뿌려 가을에 추수하는 게 아니라, 일단 추수부터 하고 한 해 농사 시작하는 격. 실적이 '상고하저' 흐름을 띄다보니 최근 3~4년 간 애플 주가는 9월 전후부터 오름새가 가팔라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경향일 뿐, 올해도 그럴 거라곤 장담 못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역별 매출액 분포를 보면 아메리카 대륙에서 버는 비중이 42%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유럽(24%), 중국(19%), 일본(8%), 기타 지역 순입니다. 모든 지역에서 연평균 성장률 10% 안팎에서 골고루 성장하고 있죠.

중국의 매출 비중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탓에 타격이 좀 있었는데요. 이게 지난달부터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봉쇄가 다소 완화한 덕분이죠. 중국의 6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2750만대로 작년 12월 봉쇄 이후 반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대비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이중 해외 브랜드 출하량이 11.4% 늘었는데, 중국인의 아이폰 사랑은 특별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판매 호조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중국 봉쇄 완화에 올해 9월 공개하는 아이폰14 시리즈 흥행이 맞물린다면 애플 주가엔 더 없이 긍정적인 일. 증권가에선 애플이 아이폰14 시리즈에서 카메라 기능을 크게 높이고, 디자인 면에서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애플은 아이폰 14 시리즈에선 또 어떤 카메라 기능을 선보일까? 셔터스톡

애플은 아이폰 14 시리즈에선 또 어떤 카메라 기능을 선보일까? 셔터스톡

그럼 애플 투자자들은 아이폰만 계속 쳐다보고 있어야 하는 거냐. 그렇게만 볼 순 없지요. 애플은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의 철학대로 '고객을 창조하는 마케팅'으로 유명합니다. 단순히 고객에게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팔기보다, 애플의 제품에 충성할 고객을 직접 창조하는 것이죠.

가령 애플이 아이폰의 이어폰 잭을 없애고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을 쓰게 했을 때, 고음질 이어폰을 쓰던 고객들은 분명 불평했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 하지만 애플은 고객을 결국 에어팟 사용자로 길들이고 스스로 새로운 시장을 만든 거죠. 아이폰 외에도 새롭게 기대할만한 제품군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이유입니다.

증권가가 기대하는 새로운 제품군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디바이스와 애플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적용된 미래 차 애플카 등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기대 수준이고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려면 2~3년은 걸리겠지만, 주가는 늘 미래의 가능성을 먹고 사는 것 아니겠어요? 새 아이템 개발이 늦어지거나 접게 되면 그만큼 주가엔 부정적 요인으로 바뀔 여지는 있죠.

애플은 자동차에서도 세계를 놀라게 할 혁신을 보여줄 수 있을까.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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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인기 비결은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기업이 가치를 높이려면 결국 현금을 잘 창출해야 한다는 건 상식! 애플은 아이폰을 잘 파는 만큼 영업에서 창출하는 현금흐름이 좋은 편인데, 유형자산 투자액은 작아서 잉여현금흐름(FCF) 창출 능력이 아주 뛰어납니다. 삼성전자는 설계와 제작 모두를 혼자서 하지만, 애플은 제조 부문을 대만 폭스콘 등에 맡기니까요.

박 회계사 분석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자기주식을 취득한 금액이 잉여현금보다 많을 정도죠. 잉여현금이란 영업에서 번 현금을 각종 시설투자에 쓰고 남아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인데요. 보통 기업들은 이 잉여현금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돌려주는데, 애플은 잉여현금보다 더 많은 돈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썼으니 주주들이 만족스러울 수밖에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아무리 좋은 회사도 투자는 타이밍! 지금 투자해도 좋은 시기인지가 궁금하게 마련이죠. 기업의 가치는 결국 실제로 버는 만큼 주가가 형성돼 있느냐를 보는 것일텐데요. 애플의 최근 6년 간 영업이익 대비 시가총액은 8~34배로 형성돼 있었는데 작년 말 기준으론 24.4배로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평가입니다. 올해 증권가 예상 영업이익을 지금의 시가총액으로 나눈 비율도 20~21배 정도로 형성돼 있습니다.

아무리 크고 튼튼한 배도 폭풍우가 올 땐 출항을 미루게 마련인데요. 물가 상승에 따른 IT 제품 수요 둔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등 단기적인 부담이 걷히지 않고 있어 적극 매수를 추천하기엔 좀 어려운 상황인 듯. 그래도 워낙 경쟁력이 있는 회사라 거시 환경 변화를 계속해서 지켜보면서 투자 타이밍을 잡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최신 아이폰으로도 넘기 힘든 인플레에 공급망 차질

이 기사는 7월 25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소개해주세요!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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