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민주화 인사 4명 사형 집행…국제사회 거센 비난

중앙일보

입력 2022.07.25 17:56

지난해 2월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권력을 장악한 군부가 반체제인사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25일 미얀마 관영 언론이 전했다.

표 제야 또 전 의원. [AP=연합뉴스]

표 제야 또 전 의원. [AP=연합뉴스]

영국 BBC에 따르면 이번에 사형이 집행된 건 표 제야 또 전 의원과 저명한 시민운동가 초 민 유 등 4명이다. 사형이 집행된 정확한 날짜나 방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들이 지난 1월과 4월에 열린 비공개 재판에서 반테러법 위반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표 제야 또 전 의원은 군부에 의해 쫓겨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 출신으로, NLD가 미얀마에서 돌풍을 일으킨 지난 2012년 4월 보궐선거에서 수지 고문과 함께 국회에 입성했다. 때문에 수지 고문의 측근으로 평가받는다. 정계에 입문하기 전 시민운동가이자 래퍼로 활동한 그가 군사 정권에 대한 비판적 가사로 군부의 분노를 사왔다고 BBC는 전했다.

지난 2012년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가 초 민 유가 양곤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2012년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가 초 민 유가 양곤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미’로 알려진 초 민 유는 지난 1988년 민주화 시위를 이끈 미얀마 88세대의 핵심 인물이다. 시위와 관련한 혐의로 지난 2012년까지 여러 차례 감옥에 수감됐던 그는 군부의 쿠데타 이후에도 반군부 활동을 주도해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양곤의 한 아파트에 무기와 탄약을 숨긴 혐의로 체포됐다.

AFP 통신은 다른 2명은 군부의 정보원으로 추정되는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유엔(UN)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실제 사형이 집행된 건 지난 198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미얀마 군부는 이들에 대한 사형 집행 방침을 밝히며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변호인 접견이 허용되지 않는 등 국제인권법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군부는 “신중치 못하게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라는 입장을 표해왔다.

사형 소식이 전해진 후 국제사회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얀마 군부의 결정을 비난하며 “인간의 생명과 자유‧안전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 행위”라고 말했다. 일레인 피어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국장 대행은 “극도로 불공평하고 정치적 요구에 의한 재판이 있었고, 이는 군부에서 반정부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며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미얀마 반정부 진영의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군부의 잔혹행위를 엄중히 규탄한다. 국제사회가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의 사형 집행 사실이 가족들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3월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반정부 시위 도중 부상자 들고 뛰는 시민들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해 3월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반정부 시위 도중 부상자 들고 뛰는 시민들의 모습. [A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20년 선거에서 NLD가 압승하자 부정선거의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은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해 숨진 사람이 21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한다.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은 114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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