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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읽은 봉준호 2시간 열변…국내 출간도 전에 찜한 그 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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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황금가지

사진 황금가지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SF의 원작 소설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25일 출판사 황금가지에서 펴낸 에드워드 애슈턴의 『미키7』이다.

『미키7』은 복제인간이 계급상 하층민으로 등장하고, 인간에게 착취당하며 사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25일 출판사를 통해 공개된 서면 질의서에서 작가는 “‘순간이동 역설’은 최소 1755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철학적인 질문이고, 저도 그 역설에 오랫동안 심취했다”며 “마음과 신체를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다면, 결과로 만들어진 사람은 실제 당신인지 묻는 질문을 체화한 인물을 구상했다”고 작품의 시작을 밝혔다.

책 계약도 전 봉준호 차기작 결정… "봉 감독과 유머코드 비슷하다"

봉준호 감독은 차기작 '미키7'의 촬영을 8월 시작할 예정으로 알려져있다. '옥자'를 제작했던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비가 이번 제작도 함께하고, 워너브라더스도 지원한다. 로버트 패틴슨, 스티븐 연 등이 캐스팅됐다. 뉴스1

봉준호 감독은 차기작 '미키7'의 촬영을 8월 시작할 예정으로 알려져있다. '옥자'를 제작했던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비가 이번 제작도 함께하고, 워너브라더스도 지원한다. 로버트 패틴슨, 스티븐 연 등이 캐스팅됐다. 뉴스1

『미키7』은 출판 계약도 전에 봉준호 감독을 만났다. 작가는 ”2019년 말 초고를 완성하고, 출판 계약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에이전시가 원고를 브래드 피트의 영화 제작사인 ‘플랜 비’의 제레미 클라이너 부회장에게 보여줬다“며 ”플랜 비는 봉준호 감독에게 원고를 보냈고, 이야기를 마음에 들어한 봉 감독이 다음 작품으로 『미키7』을 택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2월 봉 감독과 두 시간 정도 긴 토론을 했는데, 우리 둘 다 경제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 계급 갈등을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등에 관심이 많았다”며 “비슷한 관점과 감정을 공유하고 있고, 유머감각도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미키의 복제들'… 하나가 죽든가, 모두를 속이든가

‘미키7’은 ‘미키’라는 인물의 7번째 복제인간을 일컫는 이름이다. ‘소모인력(익스펜더블)’로 취급되는 ‘미키의 복제인간들’은 우주 개척 과정에서 위험한 일에 계속해서 투입된다. 미키1이 죽고나면, 미키2를 새로 만든다. 소설은 미키7이 아직 살아있는데 추가로 만들어진 미키8과 1만나면서 복잡하게 전개된다. 둘 중 하나가 죽든가, 모두의 눈을 속이고 둘 다 살아남아야 하는 냉혹한 설정은 봉준호 감독이 계급갈등을 다룬 전작들과 일견 통한다.

양자물리학을 가르치는 과학자이자 교육자이기도 한 작가는 SF의 형식을 빌어, '역사가'로 설정한 주인공을 통해 현대 사회에 대한 논평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작가는 "SF의 강점은 독자들이 감정을 배제하고 오늘날의 문제를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현재를 배경으로, 식민주의의 사악함을 풀어내면 많은 사람들은 '고발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듣지 않으려 하겠지만, 1000년 후 미래, 50광년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면 다르다"고 말했다.

로버트 패틴슨, 스티븐 연… 8월 촬영 시작

『미키7』의 인기에 힘입어 속편도 벌써 예정돼있다. 제목은 ‘애니매터 블루스’로, 『미키7』의 사건 후 1년 뒤를 그린다. 작가는 “『미키7』보다 역사와 철학을 덜어내고, 액션을 약간 더 넣은 이야기”라며 “'크리퍼' 사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들이 새로운 인간 이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더 많이 알게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크리퍼는 『미키7』의 주 무대인 행성 '니플하임'의 토착 생명체로, 『미키7』에서 자세한 특성이 길게 그려지진 않았다. 외신 인터뷰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도 '크리퍼'의 존재에 대해 많이 궁금함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봉준호 감독이 만드는 『미키7』에는 로버트 패틴슨,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등 스타 배우들이 캐스팅됐고, 작품은 브래드 피트와 워너 브라더스의 지원으로 올해 8월부터 촬영 예정이다. 작가는 "저보다 더 제 책을 잘 알고 있다"며 "제 이야기로 어떤 영화를 만들어낼 지 아주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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