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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m 쓰나미 일으킬 핵어뢰 싣는다…美도 우려한 러 핵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CNN은 러시아의 오스카-Ⅱ(Osca-Ⅱ)형 최장 핵잠수함 ‘벨고로드’와 여기에 탑재될 스텔스 핵어뢰 ‘포세이돈’이 해저에서 신냉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오스카형 잠수함 톰스크의 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미국 CNN은 러시아의 오스카-Ⅱ(Osca-Ⅱ)형 최장 핵잠수함 ‘벨고로드’와 여기에 탑재될 스텔스 핵어뢰 ‘포세이돈’이 해저에서 신냉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오스카형 잠수함 톰스크의 모습. [사진 위키피디아]

러시아가 ‘해저 신(新)냉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구 최후의 날(Doomsday·둠스데이)’이란 별명을 가진 세계 최장 핵잠수함 벨고로드에 세계 최대 핵어뢰 ‘포세이돈’을 장착해 미국 등 서방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러시아 세프마시 조선소는 지난 8일 세베로드빈스크항에서 벨고로드함을 러시아군에 인도했다. 러시아 오스카Ⅱ급을 개조한 이 잠수함의 길이는 184m다. 미 해군 오하이오급 잠수함(171m)보다 길다.

벨고로드함이 주목 받은 이유는 가공할 위력의 ‘핵어뢰’ 무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CNN은 "벨고로드함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핵으로 무장한 스텔스 어뢰를 탑재할 목적으로 디자인됐다”고 전했다. 타스통신은 벨고로드함이 현재 러시아군이 개발 중인 포세이돈급 핵어뢰를 탑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어뢰는 해저를 따라 수백㎞를 이동, 해안 방어선을 뚫고 도시를 타격할 수 있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러시아 핵 추진 어뢰 '포세이돈'의 모습. [AP=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러시아 핵 추진 어뢰 '포세이돈'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2015년 처음 존재가 알려진 포세이돈 어뢰는 2018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설에서 직접 언급하며 유명해졌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포세이돈 어뢰에 대해 “조용하고 기동성이 뛰어나며 적들에게 약점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포세이돈 어뢰의 위력은 미국 등 서방도 우려한다. 미 해군연구소(USNI)는 “벨고로드함에 탑재될 포세이돈은 100메가톤(Mt)급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어 ‘둠스데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100Mt급 핵탄두가 폭발하면 500m 높이의 쓰나미와 방사능 파동을 일으켜, 반경 1500㎞이내의 모든 생물체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미 잠수함 전문가 H.I.서튼도 “이 핵 ‘메가 어뢰’는 세계사에서 유일무이한 것”이라며 “러시아와 서방의 해군 계획을 완전히 바꿔버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크리스토퍼 포드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차관보는 지난 2020년 “포세이돈 어뢰가 미 해안 도시를 방사능 쓰나미로 잠식할 목적으로 설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벨고로드함은 핵어뢰 공격 뿐 아니라 정보수집 임무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서튼은 ”벨고로드함은 러시아 해군 병사들이 타지만 운용은 GUGI로 알려진 러시아 심해연구조직 비밀 지휘부가 하게 될 것”이라며 “비밀 특수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소형 잠수함과 잠수정들을 실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잠수함 전문가 H.I.서튼이 지난 3월 미국 해군매체 네이벌뉴스에 러시아 핵어뢰 포세이돈에 대해 소개하며 공개한 이미지.[네이벌 뉴스 캡처]

미국 잠수함 전문가 H.I.서튼이 지난 3월 미국 해군매체 네이벌뉴스에 러시아 핵어뢰 포세이돈에 대해 소개하며 공개한 이미지.[네이벌 뉴스 캡처]

CNN은 벨고로드함이 러시아 해군에 새로운 능력을 추가할 수 있다면 향후 10년 안에 바다를 냉전의 현장으로 되돌리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서튼은 지난 2020년 “미 해군과 (영국) 해군 잠수함이 바닷속에서 러시아 잠수함을 몰래 쫓는 고양이와 쥐 게임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북극, 북대서양, 북태평양에 새로운 냉전이 닥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포세이돈 어뢰의 실전배치 가능성에 대해선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다. 미 과학자연맹(FAS)의 핵정보프로젝트 책임자인 한스 크리스텐슨은 “(포세이돈) 어뢰와 발사대 모두 여전히 개발 중인 기술로 2020년대 후반에나 배치가 가능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첨단 무기에 대한 신뢰 문제가 커졌다는 점을 보면 (포세이돈) 핵어뢰에서도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미국안보센터(CNAS) 분석가인 토머스 슈가르트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육군 등이 보여준 부실한 작전 능력이 러시아 해군과 핵부대에도 벌어질 거라 과소평가 하는 건 상당히 위험하다”며 “이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철수 과정에서 혼란스러웠다고 핵잠수함 탄도미사일 공격을 하지 못할 거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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