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에…송도·시흥 등 30% 낮춘 급매 속출

인천 송도신도시, 경기 시흥시 등의 아파트 ‘급매물’ 가격이 지난해 말 대비 최대 30%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33평형)도 2년 전 시세 수준인 20억원 아래로 급매물이 나온다.

24일 중앙일보가 포털사이트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수도권 5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전용면적 84㎡·매물 3건 이상) 1865곳의 지난해 말(11월 29일)과 이달(7월 18일)의 매도 호가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금리 인상 여파로 아파트 ‘거래 절벽’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절세·이사 등의 이유로 집을 이른 시일 내에 처분해야 집주인들이 가격을 크게 낮춰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저 호가가 20% 이상 떨어진 곳은 78곳으로 전체의 4.2% 수준이었다. 경기 시흥시 장현동 청구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지난해 말 최저 호가가 8억원이었으나 이달엔 5억3000만원으로 2억7000만원(33.8%) 떨어졌다.

인천 송도동 송도오션파크호반베르디움 전용 84㎡ 역시 최저 호가가 10억8000만원에서 7억5000만원으로 낮아졌다. 경기 화성시 병점역동문굿모닝힐(5억2000만→ 3억8000만원), 수원시 장안구 주공뉴타운2단지(7억→ 5억2000만원) 등도 하락률이 높았다.

서울에선 호가 하락률이 20% 넘는 단지는 거의 없었지만, 송파구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쏟아졌다. 잠실동 레이크팰리스(24억8000만→ 21억5000만원),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20억6000만→ 17억5000만원), 잠실동 잠실엘스(25억6000만→ 22억5000만원) 등은 3억원 가까이 가격이 조정됐다. 헬리오시티 상가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세금 혜택을 보려는 1가구 2주택자들의 매물과 집 규모를 줄여 생활비에 보태겠다는 1주택자들의 매물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래는 뜸하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금리 인상으로 매수세가 약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급매물도 사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서초구 등 조사 대상의 7.3%(137곳)는 최저 호가가 지난해 말보다 상승했다.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84㎡는 지난해 말 최저 호가가 33억8000만원이었는데, 이달 37억원으로 3억2000만원 올라갔다. 최고가 역시 40억원에서 45억원이 됐다. 1기 신도시 재건축 기대감이 큰 성남 분당신도시, 고양 일산신도시, 파주시 등도 매도 호가가 상승한 지역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