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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장진호 전투의 주역…文 90도 인사받은 '美해병'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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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25 전쟁의 격전지였던 장진호 전투에서 활약했던 스티븐 옴스테드 미 해병대 예비역 중장이 별세했다. 92세.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박물관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 앞에 선 스티브 옴스테드 미 해병대 예비역 중장. 중앙포토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박물관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 앞에 선 스티브 옴스테드 미 해병대 예비역 중장. 중앙포토

24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애넌데일 자택에서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을 거뒀다. 뉴욕주 올버니 출신인 옴스테드 장군은 미국 해병 1사단 소속 병사로 6ㆍ25 전쟁에 참전, 인천상륙작전과 장진호 전투에서 맹렬히 싸웠다. 장교로 진급한 뒤 1989년 3성 장군으로 예편하면서 41년간 군 생활을 마쳤다.

이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냈으며 장진호 전투 기념비 건립 추진 단체의 고문을 맡았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12월 미국 해병 제1사단이 함경남도 장진군과함주군 일대에서 중공군 제9병단과 맞붙은 전투다. 병단은 군단 위 야전군급 편제다.

미 해병대는 10배나 많은 중공군을 상대로 성공적으로 퇴각했다. 중국은 이 전투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지만, 엄청난 피해를 보았고 미 해병대 섬멸이라는 당초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옴스테드 장군은 지난 2017년 6월 29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박물관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났다. 그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 건립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2017년 6월 29일 스티든 옴스테드 예비역 중앙이 문재인 전 대통령 양복 옷깃에 '고토리의 별'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중앙포토

2017년 6월 29일 스티든 옴스테드 예비역 중앙이 문재인 전 대통령 양복 옷깃에 '고토리의 별'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중앙포토

당시 문 전 대통령은 고개를 90도 가까이 숙여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의 양복 옷깃에 장진호 전투의 상징인 ‘고토리의 별’ 배지를 달아줬다.

당시 옴스테즈 장군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내게 인사를 한 게 아니다. 그는 이 기념비로 대표되는 참전용사들에게 인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40여년간 군인이었다. 우리는 한국 국민, 더 정확하게는 한국군과 대단한 관계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미군의 도움으로 흥남 철수 때 월남한 실향민의 아들로 미군 참전용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고 밝혔다. 10만명의 피난민을 구한 흥남 철수는 미 해병대가 장진호 전투에서 무사히 빠져나가면서 가능했던 작전이다.

옴스테드 장군의 장례식은 27일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미 해병대 기념 예배당에서 열리며, 콴티코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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