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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고백한 미자 "3년간 극단선택 시도, 박나래 고마워"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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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미자가 방송 활동 당시 동료들의 왕따로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며 모든 것이 무서웠던 시기 방송인 박나래의 도움으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채널A 캡처]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미자가 방송 활동 당시 동료들의 왕따로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며 모든 것이 무서웠던 시기 방송인 박나래의 도움으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채널A 캡처]

코미디언 출신 유튜버 미자가 방송 활동 당시 동료들의 왕따로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며 모든 것이 무서웠던 시기 방송인 박나래의 도움으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미자는 지난 22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갈등을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다. 누군가 저 때문에 조금이나마 기분 나빠하면 며칠을 잠을 못 자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부터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라며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제 의견을 말한 적 없는 것 같다. 식사 때 먹고 싶은 메뉴를 말한 적 없고, 거절하기가 어려워 별로 가고 싶지 않은 상대들과 일주일간 해외여행을 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방송에 함께 출연한 미자의 모친이자 배우 전성애씨는 "내가 생각하기에는 딸이 개그우먼 생활을 시작하면서 너무 힘든 시기를 겪었다"며 "2009년 방송사 공채로 개그우먼이 된 이후 너무 심하게 왕따를 당했다. 이걸 어떻게 감당하나 싶을 정도의 에피소드들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홍익대 동양화과에서 미술을 전공한 미자는 졸업 후 진로를 변경해 2009년 MBC 공채 코미디언에 합격했다. 전씨는 "딸이 공채로 합격했지만 그동안 개그를 쭉 해오던 사람들과는 다른 탓에 어려움을 겪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자는 "더는 견딜 수가 없어 그만두고 집에 왔다"며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그때부터 우울증이 시작돼 3년간 그 누구와도 연락하거나 만나지 않고, 거실에도 나오지 않았다"며 "극단적 시도를 여러 차례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미자가 방송 활동 당시 동료들의 왕따로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며 모든 것이 무서웠던 시기 방송인 박나래의 도움으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채널A 캡처]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미자가 방송 활동 당시 동료들의 왕따로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며 모든 것이 무서웠던 시기 방송인 박나래의 도움으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채널A 캡처]

'개그우먼 생활 중 무엇이 가장 힘들었냐'는 오은영 박사의 질문에 미자는 "대인관계가 가장 힘들었다"고 답했다. 미자는 "아버지가 KBS 성우 출신인데 '아버지 빽으로 들어왔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우리 아버지는 내 일에 관심 없고, 그럴 힘도 없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저는 안 했다"고 말했다.

미자는 "나만 견디면, 시간이 지나면 알려지겠지 싶었다"며 "그런 말을 할 때 미안하다고 하면 넘어가질 줄 알았는데 점점 커지더라.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제가 나쁜 사람이 되더라"고 했다.

이어 "눈을 감은 채로 무언가를 집어 던지고 깨부수는 상상을 많이 했다"며 "너무 괴롭고 죽을 것 같아서 그런 상상으로 나를 괴롭혔던 사람을 500번씩 죽였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면 한마디를 못했다"고 덧붙였다.

오 박사는 "정신과 의사가 보기에 미자씨가 겪었던 2~3년은 꽤 심한 우울증 상태인 것 같다"며 "우울증 대표 증상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자꾸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우주의 먼지처럼 느껴지고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 같고 나 자신과 주변, 나의 미래는 다 비관적이고 좋아지지 않을 것 같은 이런 다양한 증상들을 경험한다. 상당히 힘든, 꽤 증상이 분명한 우울 상태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화나고 분노하는게 당연하다"며 "미자씨의 오랜 기저에는 화와 분노가 있는 것이다. 화를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에 갖고 있을 때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상담을 지켜보던 박나래는 "10년 전, 그런 일이 있고 난 뒤 언니를 만났다"며 "언니랑 친해지기 위해 제 나름대로 굉장히 노력했다"고 운을 뗐다.

박나래는 "언니가 연락을 잘 안 해서 '언니 왜 연락을 안 해' 물어봤더니 '그냥 미안해서'라고 하더라. '내 시간을 뺏는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나래는 "'내가 언니가 좋아서 만나자는 건데 언니는 왜 자꾸 사과만 해. 언니 사과하지 마'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어 "언니가 먼저 연락은 안 하지만 제가 보자고 하면 단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다"며 "그래서 언니가 사람 만나는 걸 극도로 힘들어하는 줄 몰랐다. 언니 이야기를 들으니 이렇게 힘들어하는 사람을 내가 끄집어낸 것은 아닌가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미자는 "나래는 저한테 은인"이라며 "3년간 아예 사람과의 인연을 다 끊고 죽음밖에 없었다. 정말 힘들 때 세상 밖으로 나가 공연을 할 기회가 생겼다"고 했다.

미자는 "너무 무서워 구석에서 떨고 있는 제게 나래가 계속 말을 걸어줬다"며 "혼자 있지 말라고, 사람들 오면 저를 인사시켜주곤 했다"고 말했다.

또 "저를 싫어하는 몇몇이 나래한테 저를 안 좋게 얘기했더니 나래가 '나는 내가 본 것만 믿는다. 나한테 미자 언니 안 좋게 얘기하지 마'라고 얘기했다는 걸 전해 들었다"며 "그런 이야기를 처음 들어봤다. 제 편에서 이야기를 해준 게 너무 고마웠다"며 눈물을 흘렸다.

미자는 "제 가족들은 나래를 은인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게 나래 덕이 크다. 세상과 연결해주려고 계속 노력해줬다"고 말했다.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미자가 방송 활동 당시 동료들의 왕따로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며 모든 것이 무서웠던 시기 방송인 박나래의 도움으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채널A 캡처]

개그우먼 출신 유튜버 미자가 방송 활동 당시 동료들의 왕따로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며 모든 것이 무서웠던 시기 방송인 박나래의 도움으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채널A 캡처]

오 박사는 "나래씨가 인간 미자를 믿어주고 존중하고 따듯한 사랑으로 잘 대해주고 애정을 담뿍 담은 인간의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신 것 정말 잘하신 것"이라며 "사람으로 상처받고 마음에 꽉 담아 생겼던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데 나래라는 한 인간이 가진 따뜻함과 애정이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한편 미자는 2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랜 시간 담아뒀던 아픔, 누구에게도 나누지 못했던 일들을 이제야 이야기했다"며 "하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개그 선배, 동기들, 좋은 사람들 정말 많다. 저를 힘들게 한 것은 일부였다"고 밝혔다.

미자는 "상담받을 때 제가 당한 수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오래전 일로 상대가 어려움을 겪을까 싶어 내보내지 말아 달라고 (제작진에) 부탁드렸다"며 "주변 선배나 동기들이 오해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상담가 오은영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사랑하는 나래 가장 힘들 때 손 내밀어줘서 고맙다.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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