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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세라비·오진영의 고발 보이스(VOICE)

김건희 논란…'여사'에 대한 공적 평가냐 vs '여성'에 대한 혐오냐

중앙일보

입력

정희윤 기자 중앙일보 기자
김태호 기자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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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라비 작가의 '팬클럽 사적 소통, 럭셔리 치장…'셀럽 영부인' 보기 민망하다'(지난달 27일) 칼럼과 오진영 작가의 '尹지지자조차 "치맛바람에 폭망"…김건희 향한 여혐 심하다'(지난달 28일) 칼럼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세상의 다양한 정치적 목소리를 담는 중앙일보 'VOICE'가 '나는 고발한다' 칼럼으로 논쟁을 펼친 두 작가를 불러 제2차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두 작가는 때론 대립하고 때론 의견의 일치를 봤습니다. 두 작가의 치열한 논쟁이 오간 영상을 소개합니다.

오진영 작가(왼쪽)와 오세라비 작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오진영 작가(왼쪽)와 오세라비 작가. 그래픽=박경민 기자

김건희 여사 둘러싼 논란, ‘여성혐오’인가
오세라비(이하 오세): 오진영 작가가 칼럼에서 ‘같은 여성으로서’라고 쓴 부분을 동의하기 어려웠어요.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라는 공적 인물을 평가하는 겁니다. 여성이라 (공격)한다는 주장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오진영(이하 오진): 이 지점이 저와 생각이 가장 많이 다른 부분 같아요. 이 글을 쓴 배경은 ‘김건희 여사 옹호’가 아닙니다. 김 여사가 인격을 살인하는 여성 혐오적 공격을 받는데, 소위 여성 인권 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는지 싶어 분개한 거예요. 최소한 이런 분들은 누군가 김 여사를 향해 ‘과거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든가 ‘쥴리, 헤픈 여자’라는 식으로 공격하는 게 부당하다는 점을 알고 비판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세라비 작가님도 그런 여성 운동가들의 위선적인 면을 지적해오셨잖아요.
오세: 지난해 7월쯤 ‘쥴리 벽화’로 한창 시끄러울 땐 저도 여성혐오라고 생각했고, 누구보다 먼저 이 말을 공론화했던 사람이에요. 이제 김 여사는 영부인이 됐어요. 국민은 이제 그 맥락 위에서 엄격하게 봅니다. 그렇기에 국민이 좀 과하게 쓴소리를 하더라도 김 여사 본인은 물론 대통령실이 새겨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오진: 저도 선거 전과 후가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전에는 (반대자들이) 어떻게 해서든 떨어뜨리는 게 목적이라 ‘(김 여사는) 탬버린을 흔들던 여자’라는 식의 여성혐오가 주를 이뤘죠. 지금은 윤석열 정부 지지자들의 공격 수위가 더 높아졌어요. ‘당신(김 여사)이 잘해서 남편 대통령 만든 것처럼 비싼 장식품을 걸치고 카메라 세례받으며 사람들 시선을 즐기다니? 미쳤나? 이러다 내가 애써 만든 이 정권을 위협하겠네’라는 생각이 깔려있죠.
셀럽 원하는 김건희 여사의 패션
오세: 오늘(촬영은 8일)이 윤석열 정부가 딱 두 달 된 날이에요. 그런데 오진영 작가 말씀처럼 모든 뉴스가 김 여사를 주목합니다. 나토(NATO) 정상회의도 남은 게 뭔가요? 김 여사의 ‘발찌 35만 원’ ‘명품 펜던트·브로치' 뭐 이런 거죠. 김 여사 패션만 남았어요. 이건 김 여사가 되새겨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초기 국정 동력을 굉장히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앞으로도 김 여사가 해외 순방을 나갈 때마다 이렇게 할 건가 묻고 싶네요.
오진: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패션의 경우 ‘혹시 특활비로 산 게 아니냐’ ‘사비라면 그 돈이 어디서 나왔느냐, 대통령 월급으로 감당이 되느냐’ 같은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사실 문재인 정부의 취약점이라고 보는데, 지금 김건희 여사 패션이 하도 요란하니 그마저도 덮어버립니다. 아무리 내 돈으로 샀다 해도 사람들은 ‘꼴 보기 싫은 감정’이라는 걸 (김 여사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2부속실’ 필요할까 
오진: 대선 당신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행보를 안 하겠다, 그러니 제2부속실도 필요 없다’고 공언했는데 오히려 과거 영부인들보다 훨씬 더 눈에 띄는 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외부 활동은 활동대로 하면서 공식적인 부속실 시스템은 안 갖추니 불만이 계속해서 들끓는 거 아닌가 싶네요. 솔직히 저는 김 여사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약속을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한 표라도 아쉬우니 얘기한 건데, 지금 그 말이 얼마나 발목을 잡습니까. 차라리 ‘너무 죄송하지만 최소한의 역할은 해야 하지 않느냐, 그때 그렇게 국민들께 약속한 건 생각이 짧았다’라는 (사과의) 단계를 거쳤으면 좋겠어요.
오세: 동의합니다. ‘제 2부속실’이라는 명칭으로 만들기는 겸연쩍으면 얼마든지 다른 명칭으로 해도 됩니다. 용산 집무실 5층에 여사 접견실을 만든다고 하니 거기서 공적인 운영 지원을 받으면 됩니다. 지난번 봉하마을 갈 때 본인이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 전무이자 십년지기를 데려가고, 나토(NATO) 정상회의 때도 가까운 지인을 1호기를 탑승시켜서 논란이 됐잖아요. 제 2부속실 같은 기구를 만들어서 철저하게 공적 관리를 받고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해요. 지금 용산 시스템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요. 사실 윤 대통령 심리도 궁금해요. 왜 저렇게 김 여사를 그냥 내버려 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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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인과 팬클럽
오세 : 김 여사는 팬클럽을 통해 그간 받았던 공격에 대한 보상을 얻는 거 같아요. 팬클럽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가 강하고 거칠게 (김 여사) 옹호를 해요.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 다이아몬드를 손톱으로 긁어도 흠이 나더냐, 팬덤은 계속된다’ 이런 말들이요. 팬덤이 너무 강해지면 컬트 정치가 되는 거예요. 광적으로 숭배하고. 그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죠. 역대 영부인에게 팬클럽이 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어요. 팬클럽은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될 거예요.
오진 : 왜 김 여사한테 (팬클럽이) 생겼을까요? 그 전 영부인들은 이렇게까지 공격을 안 받았습니다. 김 여사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윤 대통령 보기에 ‘왜 또 내 마누라만 못 잡아먹어서 이 난리인가’ 야속하겠죠. 그래도 (팬클럽은) 일단 조용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강 변호사도 ‘이렇게 하면 대통령 부부에게 도움이 안 된다’라는 걸 깨닫고 (팬클럽을 해체하는) 결단이 필요하고요.
지지율 하락과 김건희 여사
오세 : 대통령의 부정 평가에는 김건희 여사 탓도 있어요. 김 여사 팬클럽 문제나 행보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높아질 때 (윤 대통령이) ‘대통령 처음 해봐서, 여러분들이 (어떻게 하면 될지) 좀 알려주시죠’라는 식으로 답변한 건 정말 잘못한 거죠. 누구나 5년 단임제 대통령 처음 해보잖아요. 그걸 슬며시 국민에게 떠넘기면 안 됩니다. 대통령의 자리는 무한 책임지는 자리니까요.
오진 : (대통령의 발언은) ‘심각성을 모르고 있구나’ 라는 느낌을 주죠. 그런데 지지율 떨어진 이유가 김 여사 탓이라는 건 소수 의견이었거든요. 그리고 국민도 아내가 설치는 건 싫어도 그것 때문에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문제는 김 여사가 일종의 연예인 같은 존재가 되어 뭘 해도 국민 관심이 쏠린다는 겁니다. 국민이 (김 여사를) 냉정하게 정치적, 경제적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고요. 
오세 : 김 여사 본인이 마치 로열패밀리인 것처럼 행동하는 게 국민 눈에 계속 걸리는 거예요. 본인이 대국민 사과문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조심, 또 조심하겠다’라고 했으면 약속을 지켜야 해요. 국민은 결코 영부인의 럭셔리 패션, 다시 말해 셀럽 영부인을 원하지 않아요. 김 여사가 본인을 드러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어요. 사회의 밑바닥을 살핀다던가요.
오진 : 그래도 여전히 대통령 부인이라는 공식적 검증 말고도 사적인 모멸이 섞여 있다고 봐요.
오세 :진영 논리 등 정치적 부분이 많다는 데에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