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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난 민주당서 개무시 당했다…이재명, 전화로 공천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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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매주 월요일 (오후)4시에 고위 전략회의가 있는데, 전 거기서 그냥 개무시를 당했다”며 “눈도 안 마주치고 제 이야기를 아무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 도중 땀을 닦고 있다. 뉴스1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 도중 땀을 닦고 있다. 뉴스1

박 전 위원장은 21일 보도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비공개 회의를 다 없애고 싶었다. 그냥 대놓고 무시당하기 싫어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고위 전략회의에 가기 2시간 전부터 우울했다며, 자신의 말을 귀 기울이지 않는 의원에게 “제 말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으니 “뭐라고 하셨죠?”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반복된 무시에 박 전 위원장은 “저 좀 패싱(passing)하지 마세요”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쇄신과 변화’를 이유로 박 전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앉혔지만 그는 민주당의 밑바닥만 봤다고 토로했다. 박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을 맡고 나서도 하루에도 5~6번씩 많은 의원들께서 좋은 의도로 전화를 주셨지만 3시간 동안 전화기를 붙들고 있던 결과는 `가만히 있어` `하지 마`였다”며 “혁신하기 위해 왔지만 결론은 혁신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당 대표 선거 출마선언까지 했지만 당원으로 가입한 지 6개월이 되지 않아 피선거권이 없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박 전 위원장은 당초 출마 목적이 ‘당선’은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민주당의 문제가 무엇인지 이제 국민 앞에 낱낱이 보여 드리고자 했다”며 “민주당의 갈 길을 정립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 이 쇄신을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더 말하기 위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지난달 1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박지현 당시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지난달 1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박지현 당시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김성룡 기자

자신을 비대위원장에 앉힌 이재명 민주당 의원에 대해선 “이 의원도 자기가 부릴 수 있을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저를 비대위원장에 앉힌 건데 본인의 뜻대로 하지 않으니까 거기에 많이 불만을 표출하신 것이 아닌가”라며 “대의를 위한 사람인 줄 알았으나 지금은 자기의 안위를 더 중요시하는 것 같다. 기회주의자”같다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이 의원이 자신을 공천해달라고 압박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이 본인을 이제 (인천 계양을 지역으로) `콜`(call)해 달라고 직접 전화해 압박을 한 부분도 있다”며 “호출(공천)을 안 하면 당장 손들고 나올 기세로 말해 공천 결정을 했지만, 그 후 옳지 않다는 판단에 지금까지도 후회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비판도 있다”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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