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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한·미 연합훈련 정상화…'사드' 언급 없이 3축 강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한국형 3축 체계’ 강화와 대규모 한ㆍ미 연합 실기동 훈련 재개를 예고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22일 오전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에게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업무보고를 했다.

22일 국방부 대통령 업무보고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이 장관은 이날 보고에서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을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정보 자산 및 탐지ㆍ요격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선제타격 능력인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 전력 등 3축 체계와 관련한 각종 자산도 조기에 전력화할 방침이다.

군 당국은 킬체인 능력 강화와 관련, 내년부터 2028년까지 3조9400억원을 투입해 F-35A 스텔스 전투기 20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이미 전력화한 40대에 더해 60대 체제를 갖추게 된다. 타격 목표와 사전징후 등을 정확히 포착하기 위한 독자 정찰위성 5기는 2024년에 발사한다.

이번 업무보고에서 대선 당시 추가 도입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됐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와 관련해선 언급이 없었다. 대신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중거리 요격미사일 ‘천궁-Ⅱ’(M-SAM Ⅱ)의 개량과 장거리 요격미사일 L-SAM의 조기 전력화가 들어갔다. 다만 요격 고도가 100㎞ 수준으로 사드급인 L-SAM Ⅱ 개발은 명시하지 않아 “현 정부 내 사드 추가 도입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군 당국이 지난 2월 28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이미 실전 배치됐거나 전력화 예정인 핵심무기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이 일정 고도에서 가상의 표적 요격에 성공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화면. [연합뉴스]

군 당국이 지난 2월 28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이미 실전 배치됐거나 전력화 예정인 핵심무기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은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이 일정 고도에서 가상의 표적 요격에 성공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화면. [연합뉴스]

이와 함께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 대비한 한국판 ‘아이언돔’인 LAMD의 조기 전력화도 보고됐다. 과거 북한은 “서울 불바다” 발언 등으로 위협하며 방사포(다연장로켓) 등 장사정포 위력을 과시했다.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 등에 탑재하기 위한 소형화된 전술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현무-Ⅳ(사거리 800㎞)와 같은 정밀 타격이 가능한 고위력 미사일 보유 수량을 늘리고, 유사시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부대’ 등 특수전 부대 역량도 강화한다.

"연대급 이상 연합훈련 시작" 

이 장관은 한ㆍ미 연합훈련과 관련해선 “야외 기동훈련을 정상화해 그간 중단돼온 연대급 이상 야외 훈련을 시작하겠다”며 “8월 중 예정된 한ㆍ미 연합연습 기간에 다양한 야외 연합 기동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 후반기 연합훈련(8월 22~9월 1일)부터 ‘을지 프리덤 쉴드’(Ulchi Freedom ShieldㆍUFS)라는 새 훈련명을 쓰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만 진행해온 ‘연합지휘소훈련’(CCPT, 2019~2021년)을 폐기하고, 과거 ‘을지 포커스 렌즈’(UFL, 1976~2007년),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2008~2018년)’을 계승한다는 차원에서다.

지난 2017년 8월 열린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연습의 일환으로 육군 55사단 기동대대가 공중강습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7년 8월 열린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연습의 일환으로 육군 55사단 기동대대가 공중강습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선 “조건 충족 시 전환”에 방점을 둬, 문 정부에서의 “임기 내 전환” 등 시기를 우선시해온 기조가 바뀌었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모의고사에 해당하는 3단계 평가 중 2단계인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ㆍ미 군 당국은 지난해 연말 FOC를 올여름에 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병사 봉급 200만원’은 2025년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병장 기준 월급을 150만원으로 올리고, 자산 형성 프로그램을 통해 월 55만원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라고 이 장관은 설명했다.

또 병영생활관을 미군처럼 2~4인실로 개선한다는 구상도 나왔다. 단, 구체적인 시기를 특정하진 않고 “내년까지 연차별 계획을 수립하겠다”고만 발표했다.

"대적관 교육 강화하겠다"

이 장관은 “적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대적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도 말했다. 올 연말에 나올 『국방백서 2022』(격년제 발간)에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문구가 들어갈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문 정부 시절 두 차례 발간한 국방백서에선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만 기술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처 업무보고를 한 뒤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처 업무보고를 한 뒤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편 국방부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무기 개발과 각급 부대 첨단화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육군(지상전투)ㆍ해군(기뢰제거)ㆍ공군(편대기)ㆍ해병대(상륙작전)에 유ㆍ무인 복합 시범부대를 두고 능력들을 검증할 계획이다. 또 민간 전문가를 센터장으로 하는 ‘국방 AI센터’를 2024년까지 창설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업무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북핵 위협 대응을 위해 미사일 방어 체계를 촘촘하고 효율적으로 구성하는데 만전을 기해달라”며 “한ㆍ미 동맹 강화에 발맞춰 실기동 훈련을 정상화하는 등 연합훈련과 연습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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