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강병철의 셀럽앤카]㊵ 링컨을 사랑한 車의 의미 있는 변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의 링컨 자동차는 창업자 헨리 리랜드가 자신이 존경하는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에서 따와 지었다. [사진 백악관 홈페이지]

미국의 링컨 자동차는 창업자 헨리 리랜드가 자신이 존경하는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에서 따와 지었다. [사진 백악관 홈페이지]

자동차 회사명 중에는 창업자가 자신의 이름에서 따와 붙인 곳이 많다. 미국의 포드, 독일의 벤츠, 일본의 도요타·혼다 등이다. 그런데 창업자와 상관없는 타인의 이름에서 따온 경우가 있다. 미국의 링컨이 대표적이다.

링컨·캐딜락 창업주는 동일인

링컨은 헨리 리랜드(1843~1932)가 1917년 만든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다. 리랜드는 자동차 역사에서 익숙한 이름이다. 그는 앞서 1902년 미국의 또 다른 최고급 자동차 캐딜락을 만든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는 1909년 캐딜락을 제너럴모터스(GM)에 매각한 뒤 한동안 경영에도 참여했다.

미국의 링컨 자동차는 1922년 포드에 인수됐다. 링컨은 컨티넨털과 타운카 등을 앞세우며 미국산 최고급 차량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사진 링컨]

미국의 링컨 자동차는 1922년 포드에 인수됐다. 링컨은 컨티넨털과 타운카 등을 앞세우며 미국산 최고급 차량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사진 링컨]

그가 1917년 GM을 떠난 뒤 새로 만든 브랜드가 링컨이다. 리랜드는 새로운 회사명을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65)에서 따와 지었다. 그런데 제1차 세계 대전(1914~18)이 발목을 잡았다. 최고급 차량을 생산했으나 곧바로 경기 침체를 만나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포드에 매각된 지 100주년

그래서 1922년 포드에 링컨을 매각하게 됐다. 두 차례나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를 탄생시켰으나, 모두 매각하는 아픔을 겪었다. 링컨을 품에 안은 포드는 애지중지 브랜드를 키웠다. 링컨은 컨티넨털과 타운카 등 차종을 앞세우며 캐딜락과 함께 미국산 최고급 차량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올해는 링컨이 포드에 인수된지 100주년 되는 해다. 이달 초 링컨코리아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링컨 센테니얼 라운지’를 운영했다. [사진 링컨코리아]

올해는 링컨이 포드에 인수된지 100주년 되는 해다. 이달 초 링컨코리아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링컨 센테니얼 라운지’를 운영했다. [사진 링컨코리아]

4년 혹은 8년마다 바뀌는 대통령의 공식 의전 차량을 두고 미국 자동차 업계는 대선 못지않은 경쟁을 벌인다. 퍼스트카(First Car)로 불리는 대통령 의전 차량에 링컨이 선정되느냐 캐딜락이 선정되느냐에 따라 한 곳은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 다른 한 곳은 패배의 아픔을 겪는다. 의전 차량에 선정됐으나 비운으로 끝난 경우도 있다. 존 F 케네디(1917~1963)가 바로 암살당했을 때 타고 있던 차량이 링컨 컨티넨털이었기 때문이다.

존 F 케네디가 타던 링컨 컨티넨털은 포드 본사가 있는 디어본의 헨리 포드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디어본=강병철 기자

존 F 케네디가 타던 링컨 컨티넨털은 포드 본사가 있는 디어본의 헨리 포드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디어본=강병철 기자

이후 호사가들은 에이브러햄 링컨과 케네디 대통령의 불운을 이름에서 서로 연관 지어 말하는 경우가 있었다. 해당 차량은 포드 본사가 있는 디어본의 ‘헨리 포드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런 아픔에도 링컨은 최고급 세단과 리무진 부문에서 미국산 최고급의 자존심을 지켜나갔다.

SUV 전문 브랜드로 변신하는 링컨

세월이 흘러 실용성이 강조됐다. 세단·리무진처럼 품위가 있으면서 넉넉한 공간과 튼튼한 차체에 대한 수요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커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링컨은 최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잇달아 내놨다.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국가에서 아예 최고급 SUV 전용 브랜드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20일 시승한 링컨 노틸러스는 최고급 SUV 전문 브랜드를 향한 링컨의 새로운 변화를 상징한다. 강병철 기자

20일 시승한 링컨 노틸러스는 최고급 SUV 전문 브랜드를 향한 링컨의 새로운 변화를 상징한다. 강병철 기자

노틸러스는 링컨의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차량이다. 노틸러스는 분주하고 복잡한 외부의 일상과 차단된 새로운 차원의 여정을 강조하는 모델이다. 우아하게 점등하는 도어 핸들 라이트와 웰컴 매트 조명은 운전자를 언제나 따뜻하게 맞는다. 구부러진 도로를 밤중에 달릴 때 운전자의 시야를 넓혀주는 오토 하이빔도 눈에 띄는 편의 장치다.

링컨 변화의 상징물 ‘노틸러스’

13.2인치 가로형 터치스크린을 통해 여러 인포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의 대부분을 운전자의 필요에 따라 활성화와 비활성화를 터치스크린으로 택할 수 있어 편리했다. 무엇보다도 트윈 터보 2.7L 엔진은 운전자가 원하는 순간에 정확하고 강력한 주행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사족 하나, 영어 노틸러스(Nautilus)는 앵무조개를 뜻한다. 고생대부터 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생존해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린다. 특이한 모습 때문에 한번 보면 사람의 기억에서 잘 사라지지 않는 생물을 대표한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