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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부터 지하철, 주택 기금까지… 中이 비트코인 대신 만든 ‘이것’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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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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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기존 금융업의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중국은 핀테크의 여러 분야 중 특히 모바일 결제 인프라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카드 결제를 뛰어넘어 현금에서 디지털 결제로 직행했다. 모바일 QR코드부터 지금의 디지털 위안화(數字人民幣)까지가 작금의 결제 행태다.

중국은 2020년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 화폐 거래 규제를 강화했다. 뒤이어 암호 화폐 채굴을 금지했고, 디지털 위안화의 보급을 위해 나섰다. 디지털 위안화는 스마트폰의 전자지갑에 저장되며 실물로 발행되는 위안화 현금과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실질적 가치를 지니지 않은 비트코인 같은 가상 자산 (암호 화폐) 과는 다른 개념이다.

온·오프라인 지급 결제를 통합하고 현금과 신용카드 등 기존 결제 수단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업계는 중국이 세계 최초로 ‘현금 없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위안화는 법정화폐로 간주되며 중국 중앙은행에서 발행한다. [사진 VCG]

디지털 위안화는 법정화폐로 간주되며 중국 중앙은행에서 발행한다. [사진 VCG]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연구개발(R&D) 시범 사업은 지난 2017년부터 추진됐다. 현재 중국 전역의 20개 이상의 도시에서 통용된다. 상하이(上海), 선전(深圳), 쑤저우(蘇州), 슝안(雄安)신구, 청두(成都), 칭다오(青島), 다롄(大連) 등 지역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 장소에서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개시했다. 지난 4월 중국인민은행은 톈진(天津), 충칭(重慶), 광저우(廣州), 푸젠(福建), 푸저우(福州), 샤먼(廈門), 저장(浙江)성 등을 시범 지역에 추가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올해 1~5월 말 기준 중국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결제된 금액은 무려 830억 위안(약 16조 1천459억9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쩌우란(鄒瀾) 중국인민은행 금융시장사 사장은 “해당 기간 총 2억 6천400만 건의 디지털 위안화 거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5월 31일 기준 457만 개에 육박하는 상점에서 디지털 위안화 결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중앙은행이 디지털 위안화 시범사업 범위를 더욱 확대해 국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인민은행은 현재 디지털 위안화가 도소매·요식업·문화 관광·행정비 납부 등 부분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결제되고 있으며, 사용 대상 및 규모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등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디지털 위안화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여러 업계에서 디지털 위안화 상품을 잇달아 출시 중이다.  

중국의 국영 금융 매체인 시큐리티 타임스(Securities Times)에 따르면 지난달 한 남성이 디지털 위안화를 이용해 자동차 대출과 보험에 가입했다. 디지털 지갑을 보유한 소비자는 중국 우정저축은행과 제휴한 자동차 판매 플랫폼에서 대출을 받아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데, 우정저축은행의 온라인 심사에 통과하면 대출금은 디지털 위안화 형태로 개인 지갑에 지급된다. 이어 실시간으로 제휴업체 공식 지갑으로 이체돼 차량 구매가 완료된다.

쑤저우(蘇州)은행은 중국 최초로 제조업 디지털 위안화 대출을 제공했다. 중국건설은행(中國建設銀行)은 최근 금융 서비스에서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시범지역의 모바일 앱 사용자들이 디지털 위안화로 자산관리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디지털 위안화를 활용한 신용대출이 금융 업무의 편리성을 높이고 중소기업 융자 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은행 계좌를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자동차 대출 과정과 비교했을 때 디지털 위안화 대출은 지갑 개설→신청-수탁→결제→상환 등 전 과정이 휴대전화에서 온라인 셀프로 이뤄지기 때문에 훨씬 간편하다는 평가다.

직원이 '메트로 다두후이' 앱에서 디지털 위안화로 탑승권을 결제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상하이 선퉁지하철그룹]

직원이 '메트로 다두후이' 앱에서 디지털 위안화로 탑승권을 결제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상하이 선퉁지하철그룹]

상하이에선 디지털 위안화로 지하철을 이용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중국 교통은행과 상하이 선퉁(申通)지하철그룹은 지하철을 이용할 때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통했다. 지하철 승객이 ‘메트로 다두후이(Metro 大都會)’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탑승하는 방식이다.

위안화 지갑뿐만 아니라 공상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건설은행 등의 디지털 위안화 지갑도 지원한다. 중국인민은행 상하이 본부 측은 철도 교통이 소액 결제와 높은 사용 빈도의 특징을 갖는 만큼 상하이 전체 지하철망에서 실시하는 이번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시범 사업으로 대중이 디지털 경제 발전의 성과와 보너스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2021년 5월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에서 열린 제1회 중국 국제 소비자 제품 박람회에서 디지털 위안화 모바일 결제 단말기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2021년 5월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에서 열린 제1회 중국 국제 소비자 제품 박람회에서 디지털 위안화 모바일 결제 단말기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중국 일부 대도시에서는 디지털 위안화 훙바오(紅包·돈봉투 쿠폰) 지급에 나섰다. 베이징·광저우 소비자들은 인터넷 플랫폼인 메이퇀(美團) 앱을 통해 약 40위안 (약 7천 500원)에 달하는 디지털 위안화 훙바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디지털 위안화 사용 활성화와 소비 진작을 위한 마케팅 방식이다.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618 쇼핑 페스티벌’에서도 디지털 위안화 사용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 기간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결제된 금액은 약 4억 위안(777억5천600만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디지털 위안화 시범 도시 중 하나인 광둥(廣東)성 선전(深圳) 주민들은 디지털 위안화로 주택 기금을 지급할 수 있다. 디지털 위안화 시범사업의 선구지역이기도 한 허베이(河北)성 슝안(雄安)신구는 일부 마을 의료진의 디지털 위안화 월렛에 보조금을 지급했다.

메이퇀과 같은 인터넷 플랫폼의 지원 덕분에 디지털 위안화는 2019년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1월 전면적으로 출시된 해당 플랫폼의 디지털 위안화 결제 서비스는 6월 20일 기준 약 600만 명의 사용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한 면세점에서 쇼핑객들이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다. [사진 china daily]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한 면세점에서 쇼핑객들이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다. [사진 china daily]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디지털 위안화는 800만 개 이상의 응용 시나리오를 확보했으며, 2억 6천만 개 이상의 개인 디지털 위안 월렛이 생성됐다. 인민은행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자가 유통, 요식업, 관광, 관리비 등 다양한 업종에서 디지털 위안화 월렛을 통해 대금을 결제받고 있다고 올해 초 성명을 통해 밝혔다.

한편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 사용 확대와 관련해 결제 보안과 리스크 통제 개선을 강조하며 사생활 보호와 범죄 예방 사이의 균형을 강조해 왔다. 이어 인민은행은 얼마 전 공식 위챗 계정에 올린 통지문을 통해 "실제 디지털 위안화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화폐로 투기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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